동아일보|오피니언 “다른 방법이 있습니까?”[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238〉 왕은철 문학평론가·전북대 석좌교수 입력 2022-04-13 03:00업데이트 2022-04-13 03:04 글자크기 설정 레이어 열기 뉴스듣기 프린트 문학은 이따금 우울한 세상을 비춤으로써 독자가 현실을 직시하게 만드는 일종의 거울이다. 김혜진 작가의 ‘중앙역’은 그러한 거울이다. 이 나라 어디를 가든 볼 수 있는 노숙자들 얘기다. 가장 우울한 장면 중 하나. 한밤중에 응급차가 광장에 도착한다. 누군가가 쓰러져 있다. 차마 눈 뜨고 보기 힘든 노숙자 노인이다. 당장 병원에 가지 않으면 위급한 상황이다. 구급차가 노인을 싣고 가자 병원 응급실에서는 받아주지 않는다. 보호자가 없고 서류도 없고 수급확인서도 없어서 그렇다. 결국 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