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감했던 소녀[이은화의 미술시간]〈192〉 이은화 미술평론가 입력 2021-12-09 03:00수정 2021-12-09 03:00 공유하기뉴스듣기프린트 글씨작게글씨크게 존 윌리엄 워터하우스, ‘성 에울랄리아’(1885년경). 눈 내리는 광장에 알몸의 젊은 여자가 죽어 있다. 오른쪽엔 십자가가 세워져 있고, 창을 든 병사가 그 앞을 엄호하고 있다. 배경에는 마을 사람들이 보이고, 땅에 내려앉은 비둘기 떼가 죽은 여자 주변을 맴돌고 있다. 도대체 이 여성에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스페인이 로마제국 통치하에 있던 304년, 바르셀로나 인근에 에울랄리아라는 이름의 열세 살 소녀가 살고 있었다. 귀족 집안 출신에 독실한 가톨릭 신자였고, 무척 똑똑하고 당찬 아이였다. 당시 로마 황제는 자신을 숭배하지 않는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