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 1. 박속같이 고운 얼굴에 이 세상(世上)에 존재(存在)하는 모든 슬픔과 이 세상(世上)에 존재(存在) 하는 모든 기쁨을 숨긴 젊은 여인은 검정 머리카락 위에 하얀 윤기를 드라이로 말리면서 창 밖 봄바람의 유혹을 즐기고 있다. 거울 속에서 찬란하게 빛나는 여인의 초록 나신(裸身)은 운명의 갈등으로 .. 카테고리 없음 2007.02.13
희망(希望) 1. 저작거리에서 회색 우주복을 입은 홀아비가 얕은 가슴을 고상한 인격(人格)으로 숨긴 과부에게 희망(希望)은 존재(存在)하지 않는다고 속삭였다. 전철 안에서 소승(小乘)과 소아(小我)를 흠모(欽慕)하는 노파가 묵직한 대나무 바늘로 다이아몬드같이 빛나는 숄을 뜨고 있다. 나는 시인(詩人)이 되어 .. 카테고리 없음 2007.02.13
어머니 초록 대지(大地)가 내게 달려오고 있다. 회색 연회복으로 곱게 단장한 어머니가 아지랑이를 타고 하늘로 올라 가고있다. 땅속에 숨은 악(惡)의 역사(歷事)가 고개를 쳐들 때 대지(大地)를 휩쓴 차가운 겨울 바람은 어머니의 눈물 흔적을 내동댕이쳤다. 나는 칠흑같은 암흑 위에 어머니의 미소를 그린다... 카테고리 없음 2007.02.13
눈물 젊은 여인의 검정 코트에 초록 수세미가 매달려 살고 있다. 여인의 얼굴 측면에 ‘루 살로메[Lou Salome]’가 숨어 살고 있다. 매일 이별(離別)하는 집시여인은 과거(過去)와 현재(現在)를 오가면서 시인(詩人)과 사상가(思想家)를 유혹한다. 내가 던진 알루미늄에 걸터앉은 처자(處子)가 소리가 죽은 공간(.. 카테고리 없음 2007.02.13
고독(孤獨) 삼각형 밑에서 바라본 세상(世上)의 끝은 하나의 미세(微細)한 점이였다. 하늘로 오르는 가로수 머리에 서울로 달리는 자동차 유리창에 사랑을 빼앗긴 여인의 갈색 눈물위에 회색 하늘이 내려앉고 있다. 나는 사랑과 문명의 역사(歷史)속으로 걸어 들어갔다. ‘예리코[Jericho]’에는 흙색 바람이 몰아치.. 카테고리 없음 2007.02.13
마음 나는 1978년도 포항 송도 바닷가에 섰다. 바다 끝에 나타난 귀인(貴人)은 망상(妄想)이라고 부르기에는 너무 따뜻한 허상(虛想)이었다. 그가 물 위를 걸어 내게 다가오고 있다. 가슴이 연탄같이 검게 탄 노인이 겨울 바다로 뛰어들었다. 노인은 하늘을 보고 섧게 노래를 부른다. 바다 속에서 새벽이 밝아.. 카테고리 없음 2007.02.13
중년(中年) 고조(高祖)부터 부모(父母)님까지 사 대를 모신 산이 팔려서 산소를 종중(宗中) 묘지로 이장(移葬)한다는 통지를 받고 나와 집사람은 고향(故鄕)인, 적성으로 향하고 있었다. 바람이 운반해준 이슬비가 차 안에 흐르던 삶과 죽음에 대한 무거운 침묵(沈默)을 날려 보냈다. " 상역이 엄마는 몇 차례나 적.. 카테고리 없음 2007.02.07
희망(希望) 나이 오십에 나를 가장 당혹스럽게 하는 질문은 `왜 당신은 글을 쓰느냐?`라는 것이다. 이에 대한 나의 솔직한 대답은 세상에 대한 애증(愛憎)과 희망(希望)에 대한 필사적인 미련(未練) 때문이다. 몇 일전 텔레비전에서 카드 빛에 쪼들린 젊은 아낙이 고층 아파트에서 살려 달라고 애걸하는 두 아이를 .. 카테고리 없음 2007.0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