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철학 1033

[백영옥의 말과 글] [163] 질투와 시기

[백영옥의 말과 글] [163] 질투와 시기 조선일보 백영옥 소설가 입력 2020.08.22 03:14 백영옥 소설가 사람은 이웃의 기쁨과 슬픔 중 어느 것에 더 잘 동화될까. 슬픔이다. 슬픔은 나누면 반이 된다는 말을 할 수 있는 건, 타인의 슬픔은 아무리 나눠도 마음이 무거울 뿐 진짜 내 것은 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에 비해 이웃의 기쁨을 진심으로 나누는 경우는 좀 더 힘들다. 가족이나 정말 친한 친구가 아니고서는 대개 그렇다.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오랜 속담은 이런 인간 심리를 잘 드러낸다. 독일어에도 비슷한 단어가 있다. 샤덴프로이데가 그것인데, 고통을 뜻하는 Schaden과 기쁨을 뜻하는 Freude의 합성어이다. 사람에게는 타인의 고통을 은밀히 즐기는 심리가 있다. 러시아 민화에..

종교-철학 2020.08.22

국민 품에 안긴 '세한도'… "기증 독려한 진짜 주역은 어머니"

국민 품에 안긴 '세한도'… "기증 독려한 진짜 주역은 어머니" 조선일보 허윤희 기자 입력 2020.08.21 05:00 조건 없이 내놓은 추사의 걸작… 기증자 손창근씨 아들 손성규 교수 인터뷰 '개성 사람 앉았던 자리엔 풀도 안 난다'는 말이 있다. 개성 사람은 셈이 너무 정확해서 꿔준 돈 꼬박꼬박 챙겨 받고, 꾼 돈 떼먹는 일도 절대 안 하는 성품이란 뜻이다. 아들 눈에 비친 손창근(91)씨가 바로 그런 사람이다. 대를 이어 간직해온 추사(秋史) 김정희(1786~1856)의 최고 걸작 '세한도(歲寒圖·국보 제180호)'를 손씨가 아무 조건 없이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했다는 소식〈본지 20일 자 A2면〉이 전해진 날, 차남인 손성규(61) 연세대 경영대학 교수를 만났다. 3남매 중 막내인 그는 "늘 검소..

종교-철학 2020.08.21

한국 생활 60년 비결요? 눈치와 분수 알기 그리고 '함께'

한국 생활 60년 비결요? 눈치와 분수 알기 그리고 '함께' 조선일보 김한수 종교전문기자 입력 2020.08.13 05:00 회고록 '선교사의 여행' 펴낸 메리놀회 함제도 신부 미국 천주교 메리놀회(會) 함제도(미국명 제라드 해먼드·87) 신부가 사제 서품과 한국 생활 60년을 맞아 회고록 '선교사의 여행'을 펴냈다. 작년 여름부터 9차례에 걸쳐 가톨릭동북아평화연구소(소장 강주석 신부) 연구팀과 인터뷰를 통해 구술(口述)한 내용을 엮었다. 1933년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아일랜드계 이민자 후손으로 태어난 함 신부는 1960년 사제품을 받자마자 한국으로 왔다. 그는 파견 당시 '1·2·3지망'을 모두 '한국'으로 적어냈다고 한다. 회고록에는 지금은 대다수 한국인도 잘 기억하지 못하는 어렵던 시절의 한국 풍경..

종교-철학 2020.08.13

"참된 평화는 탐욕 벗어야 온다… 한용운 선생이 먼저 그 길 개척"

"참된 평화는 탐욕 벗어야 온다… 한용운 선생이 먼저 그 길 개척" 조선일보 김한수 종교전문기자 입력 2020.08.07 05:00 [만해축전] 만해평화대상 수상자 포티락 스님 2020 만해평화대상 수상자인 태국 아속(Asoke·'환희'란 뜻의 태국어) 공동체 설립자 포티락(86) 스님은 "평화는 진정한 지혜로써 탐욕과 분노, 어리석음에서 해방될 때 비로소 실현될 수 있다"며 "만해대상과 아속 공동체는 인류를 위해 좋은 일, 가치 있는 일, 고귀하며 헌신적인 삶이라는 공통의 사명감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포티락 스님은 청년 시절 태국 연예계 스타의 명예와 부를 버리고 출가해 만 30세였던 1974년 '무욕'과 '청빈' 그리고 '자급자족'을 하는 아속 공동체를 창립해 40여년째 이끌고 있다. 승속(僧俗..

종교-철학 2020.08.07

[ESSAY] 당신 마음속 어둠과도 친해지십시오

[ESSAY] 당신 마음속 어둠과도 친해지십시오 조선일보 함영준 마음건강 길(mindgil.com) 대표 입력 2020.06.24 03:13 함영준 마음건강 길(mindgil.com) 대표 '일미스님' 김환수 예일대 종교학과 교수는 요즘 미국 대학생들이 의외로 죄책감에 크게 시달리고 있다고 전했다. 1대1 상담을 해보면, 대부분 자신이 나쁜 사람이거나 인생을 잘못 사는 것 같다고 고민한다는 것이다. 세계에서 제일 부강한 나라 엘리트 학생들의 이런 모습을 보면 행복은 물질적 부나 교육의 성취도와 정비례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나도 마음이 참으로 힘든 시절이 있었다. 스트레스와 부정적 생각이 폭탄처럼 쌓이고 결국 불면증, 번 아웃(Burn-out), 공황 발작, 우울증으로 이어졌다. 다행히 6개월 정..

종교-철학 2020.08.04

당신이 받은 은혜는 기억하라

당신이 받은 은혜는 기억하라 당신의 받은 은혜는 기억하라 2001년, 한 사업가가 무려 300억 원이라는 거금을, 카이스트 대학에 기부하여 큰 화제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2014년 같은 사업가가 카이스트에 또다시 215억의 재산을 기부하여 많은 사람들을 다시 한번 놀라게 했습니다. 기업이나 법인이 아닌 개인이 실행한 기부로 역대 최고의 기부액을 기록한 이 사업가는 '미래산업'의 정문술 회장입니다. 정문술 회장이 카이스트에 기부하면서 내건 조건은 한 가지 있었습니다. 이 기부금의 집행을 카이스트의 이광형 교수에게 맡긴다는 것이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어떻게 이런 큰돈을 한 사람에게 믿고 맡길 수 있는지 궁금해했습니다. 정문술 회장은 대답해 주었습니다. "연구 발전이 안 되어서 우리 사업이 부진하여 회사가 ..

종교-철학 2020.08.01

[양해원의 말글 탐험] [121] 누가 정말 천박한가

[양해원의 말글 탐험] [121] 누가 정말 천박한가 조선일보 양해원 글지기 대표 입력 2020.07.31 03:14 양해원 글지기 대표 호수(號數)는 까먹었지, 마흔여섯 채 다 똑같지…. 이사한 날 방과 후 집을 못 찾았다. 맥없이 아파트 뒤로 가 보니 베란다에 빨래 너는 사람이 있었다. "엄마~." 한강변 그 동네에서 보석 같은 소년기를 보냈다. 크고 작은 웅덩이에 풀도 변변히 자라지 않아 황량했던 둔치, 그나마 괜찮은 놀이터였다. 그런 아쉬움 말고는 중년이 돼 둘러보는 강변이 뿌듯하다. 녹음(綠陰) 속 숱한 공원, 쉼터만으로도 기적 아닌가. 달리 보는 사람도 물론 있겠지만. "한강을 배를 타고 지나다 보면 무슨 아파트는 한 평에 얼마라는 설명을 쭉 해야 한다." "한강변에 아파트만 들어서 가지고… ..

종교-철학 2020.07.31

다음 生 있다고 여기면… 우린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다

다음 生 있다고 여기면… 우린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다 조선일보 박해현 문학전문기자 입력 2020.07.29 05:00 신작 장편 '기억'으로 서점가 휩쓴 베스트셀러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 생물학, 뇌과학, 우주과학을 넘나들며 독창적 문학 세계를 구축해온 프랑스 소설가 베르나르 베르베르(59)의 장편 '기억'이 지난 5월 국내 출간된 이후 베스트셀러 상위권을 지키고 있다. 시사주간지 과학 기자로 활동한 경험을 토대로 작품을 쓰는 그의 첫 소설 '개미'는 500만부 넘게 팔렸고, 소설 10여 권을 합치면 총 2000만부 넘게 판매됐다. 베르베르는 "내 문학의 한 축이 좌뇌의 과학이라면, 또 다른 축은 우뇌에서 오는 영성(靈性)"이라며 도교를 비롯한 동양철학에도 심취해왔다. 소설 '기억'은 역사 교사인 주..

종교-철학 2020.07.29

[주경철의 히스토리아 노바] [20] 황제에 쫓겨난 교황, 유스티니아누스 법전 발견으로 극적인 역전승을 하다

[주경철의 히스토리아 노바] [20] 황제에 쫓겨난 교황, 유스티니아누스 법전 발견으로 극적인 역전승을 하다 조선일보 주경철 서울대 서양사학과 교수 입력 2020.07.28 03:12 교회발 혁명이근대 국가를 혁신하다 주세페 몰테니 작 '고해성사'(1838년, 이탈리아 스칼라 광장 갤러리 소장). 고해성사 강화 규정은 1215년 제4차 라테라노 공의회에서 확립되었다. 신자들은 매년 스스로 죄의 상태를 밝히고 교회 시민권을 갱신해야 했고, 이후 서구는 참회 문화가 중요한 특징이 되었다. /위키피디아 누가 세계 최상위 권위를 가지는가? 황제인가, 교황인가? 황제 측 주장에 따르면 이 세상에 황제는 단 한 사람이고 다른 누구에 의해서도 심판될 수 없지만, 로마 주교는 여러 주교 중 한 명일 뿐이니 황제가 최상..

종교-철학 2020.07.28

8m 산수화, 미인도… 죽기 전 봐야할 명품 납시었네

8m 산수화, 미인도… 죽기 전 봐야할 명품 납시었네 조선일보 허윤희 기자 입력 2020.07.27 05:00 | 수정 2020.07.27 05:29 중앙박물관 '새 보물'展… 놓치면 안 될 걸작 7選 눈길 닿는 곳마다 명품이다. 21일 개막한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 '새 보물 납시었네, 신국보보물전'이 코로나로 침체한 문화계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사상 최대 규모로 국보와 보물이 출품돼 초반부터 반응이 뜨겁다. 2017~2019년 새로 국보·보물로 지정된 157건 중 이동 가능한 83건 196점이 나왔다. 9월 27일까지 열리는 이 명품의 향연에서 놓치면 안 될 걸작 7선(選)을 꼽았다. 이인문 ‘강산무진도’ - 8.5m 대작 중 일부. 깎아지른 듯한 기암절벽 사이에 터를 잡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보인다..

종교-철학 2020.07.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