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 작성자: 최만섭 2007-10-26 16:30:09 제목 : 꿈 꿈을 빼앗겼다고 생각하는 젊은이가 선생님도 시인이냐고 내게 불쑥 물었을 때 나는 이별에 익숙하지 못해 가슴속에 숨겨 놓았던 입술이 하얀 여인의 역사를 그에게 늘어놓아야 했다. 조영남이 가수는 직업이고 화투를 그리는 것은 그의 꿈이라.. 시 2016.02.08
낙엽 작성자: 최만섭 2007-11-01 12:01:16 제목 : 낙엽 아파트 경비 아저씨가 긴 막대로 은행나무 가지를 마구 후려치자 노란 가을은 무력하게 떨어져 낙엽이 되었다. 하루하루를 성실하게 살아가는 한 노인의 부지런함과 조급함 사이에서 우리의 가치는 여지없이 무너진다. 내가 아는 할머니는 승.. 시 2016.02.08
그게 아닌데 작성자: 최만섭 2007-11-22 09:21:55 제목 : 그게 아닌데 지난 몇 년 동안 직장을 못 구한 아들애를 바라보면 가슴이 아리다. “마음고생이 크지? 발심을 잃지 말고 열심히 노력해라! 너의 꿈을 이루게 해달라고 기도할게.”라고 문자 메시지를 보내면, “걱정하지 마세요. 지낼 만해요”라고 답.. 시 2016.02.08
숙성(熟成)에 대하여 제목 : 숙성(熟成)에 대하여 작시 : 최만섭 주어진 삶에 감사하면서 세상에 대하여 진솔하고 진지한 태도를 견지하는 사람들의 언어를 찾아서 2,000년 전 역사 속으로 걸어 들어가던 날, 붉은 한복으로 치장한 절세가인이 단풍나무 가지에 앉아 초겨울 바람을 기다리고 있다. 나는 그녀가 .. 시 2015.12.17
노란 새 제목 : 노란 새 이른 새벽하늘을 날면서 모습을 감추고 청량한 웃음소리만 들려주던 새 한 마리가 가을바람을 타고 내 어깨 위에 살포시 내려앉았다. 나는 새를 따라서 어린 시절로 걸어 들어갔다. 병들어 지친 몸으로 고향 산에 올라 그 시절 흙색 둥지에 살던 노란 새를 찾았지만 황폐한 .. 시 2015.10.15
이별 제목 : 이별 나무는 세상을 향해 초록 가슴을 활짝 열었습니다. 나무는 이별의 상처를 갓 돋아난 잎 새에 숨깁니다. 그의 본성(本性)이 이별을 허락하지 않아, 나는 그의 슬픔을 읽지 못합니다. 이별이란 만났다가 헤어지는 행위가 아니라 마음이 황폐해 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2007년 4월.. 시 2015.10.05
죽음 제목 : 죽음 직장 동료가 폐암으로 이 세상을 하직하였습니다. 영정사진을 탈출한 그의 영혼이 가슴 속으로 달려옵니다. 눈물이 쏟아집니다. 나는 산자의 뜨거운 눈물로 죽은 자의 오욕(五慾)을 흘려 보내려 합니다. 죽음 때문에 인생을 회의한다면 그것은 인간의 도리가 아닙니다. 성인.. 시 2015.10.05
노인(老人) 제목 : 노인 노인은 오늘도 밥상을 홀로 받습니다. 아무도 그를 식탁으로 부르지 않습니다. 노인은 오늘도 텔레비전을 홀로 봅니다. 아무도 그를 거실로 부르지 않습니다. 국밥을 먹는 노인은 가족이라는 단어를 잊어갑니다. 리모컨을 켰다 끄는 노인은 인간이라는 단어를 잃어갑니다. 시 2015.10.04
인생 쪽지쓰기 스크랩 제목 : 인생 고독한 여인은 추억의 오솔길에 서서 푸른 하늘에 떠도는 구름을 인생 이라고 부릅니다. 자유로운 여인은 초록 산에 올라서 푸른 하늘을 나는 새를 인생이라고 부릅니다. 어진 여인은 수레에 앉아서 가슴 속에 올라오는 경건한 단어를 인생라고 부릅니다. 시 2015.10.04
목련(I) 제목 : 목련(I) 나는 서울로 향하고 목련은 나를 향해 달려옵니다. 설레는 만남은 순간이 되어 영겁(永劫) 속에 사라지고 달콤했던 그 자취는 추억이 되어 대지위에 쌓여갑니다. 이별의 역사 앞에서 시인은 눈물을 흘리고 성인은 미소를 짓습니다. 목련의 아름다운 이별은 행복을 마구 생.. 시 2015.1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