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

최만섭 2016. 2. 8. 16:30



  


작성자: 최만섭     2007-11-01 12:01:16       


                                 제목 : 낙엽


아파트 경비 아저씨가 긴 막대로 은행나무 가지를 마구

후려치자 노란 가을은 무력하게 떨어져 낙엽이 되었다.

하루하루를 성실하게 살아가는 한 노인의 부지런함과

조급함 사이에서 우리의 가치는 여지없이 무너진다.


내가 아는 할머니는 승용차에 깔린 따끈따끈한

단풍에 얼어붙은 마음을 녹이면서 마지막 여행을 떠났다.


죽음을 조금씩 준비하며 살아온 늙은이가

끝이 보이지 않는 고독이나 분노 앞에 서면

수레에 몸을 의탁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우리는 낙엽이 스스로 안착할 곳을 결정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우리는 낙엽이 아름다운 가을로 그 생을 마감하기를

                                              기원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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