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철학 1033

"문명의 속성은 야만… 이에 맞서는 생명 그리려 했다"

"문명의 속성은 야만… 이에 맞서는 생명 그리려 했다" 조선일보 박해현 문학전문기자 입력 2020.06.17 05:00 장편 '달 너머로…' 펴낸 김훈, 환상 문학 첫 시도로 주목 소설가 김훈(72)이 환상 문학을 처음 시도했다. 3년 만에 발표한 신작 장편 '달 너머로 달리는 말'(파람북)을 통해서다.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을 다룬 역사소설로 이름 높은 작가가 처음으로 가상의 고대 국가 전쟁을 신화적 상상력으로 형상화한 것. 16일 서울 마포의 한 북카페에서 만난 작가는 "어느 특정한 역사적 시공간을 설정하지 않았지만, 인간 집단 사이에 존재하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적대감의 뿌리, 이 세상의 기초를 이루는 그 야만적 폭력과 그것에 부딪쳐 무화되는 삶의 모습, 그런 야만화 과정에서 문화와 문명이 어떻게 ..

종교-철학 2020.06.17

[빛과 소금] ‘무쉬이미’가 보고 싶다

오피니언 > 칼럼 > 전체 [빛과 소금] ‘무쉬이미’가 보고 싶다 신상목 미션영상부장 입력 : 2020-06-13 04:02 1980년대 초반이었다. 다니던 교회는 꽤 일찍부터 아프리카 선교를 했다. 어느 주일 케냐에서 온 목사님이 설교했다. 책이나 TV에서만 보던 아프리카 흑인을 눈앞에서 처음 목격했다. 그 목사님 이름이 아직도 생각난다. 무쉬이미 목사. 친구들과 나는 무쉬이미 목사님의 설교를 듣기보다 그분 외모를 살피느라 바빴다. 무쉬이미 목사님은 예배 후 교인들과 일일이 악수하며 인사했다. 아프리카인 목사님과의 악수. 손에 느껴지는 질감은 낯설었지만 푸근하고 정이 넘쳤다. 한국 촌놈은 그렇게 아프리카를 만났다. 하지만 그 후 보고 들은 아프리카는 푸근하지 않았다. 1달러가 없어 굶주리는 사람들, 뼈..

종교-철학 2020.06.15

흑인 폭동 시 ‘백인 공격’은 처음, ‘백인이 책임지라’는 메시지

흑인 폭동 시 ‘백인 공격’은 처음, ‘백인이 책임지라’는 메시지 흑인 폭동 역사에 비춰본 새로운 현상 분석 장태한 UC 리버사이드 교수 김영옥 재미동포연구소장 입력2020-06-13 08:00:01흑인 폭동 시 ‘백인 공격’은 처음, ‘백인이 책임지라’는 메시지 6월 2일(현지)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 시위대가 경찰관에게 살해된 조지 플로이드의 대형사진을 들고 행진하고 있다. [뉴시스] 불행하게도 내 예상이 맞았다. 28년 전 그날을 다시 보는 것 같았다. 1992년 4월 29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는 무법천지로 변하며 화염에 휩싸였다. 2280개 한인 상점이 약탈 또는 방화됐고, 일부 상점은 까맣게 전소됐다. 미주 한인들은 그날을 잊지 못하고 ‘4·29’라 부른다. 흑인 청..

종교-철학 2020.06.14

[김형석의 100세일기] 말 17마리를 자식에게 물려줄때… 수학이 모르는 지혜

[김형석의 100세일기] 말 17마리를 자식에게 물려줄때… 수학이 모르는 지혜 조선일보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 입력 2020.06.13 03:00 [아무튼, 주말] 일러스트= 김영석 '한국 문예학술 저작권 협회'라는 기관이 있다. 누군가의 글을 옮겨 사용하고 싶은데 저자와 직접 연락하기 어렵기 때문에 대행해 주는 기관이다. 나도 저자로서 그 회원의 한 사람이다. 나는 비교적 많은 글이 전재되는 편이다. 그중에서 지난 몇 해 동안 예상외로 널리 인용되는 글이 하나 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우화(寓話)이면서 내가 간추려 '수학이 모르는 지혜'로 알려진 글이다. 아마 유례가 없을 정도로 많은 독자를 차지한 글인 것 같다. 아라비아에 한 상인이 있었다. 늙어 임종이 가까워졌다는 것을 감지한 상인은 아들 셋을 불..

종교-철학 2020.06.13

[윤평중 칼럼] 한국 진보, 양심의 절대화가 惡을 부른다

[윤평중 칼럼] 한국 진보, 양심의 절대화가 惡을 부른다 조선일보 윤평중 한신대 교수·정치철학 입력 2020.06.12 03:20 양심은 결코 혼자만의 주관적 확신 아냐 앎과 학습의 수련과정 거쳐 그 정당성 교차 검증해야 권력의 자의적 양심은 국가적 재앙을 낳는다 윤평중 한신대 교수·정치철학 양심을 강조할 때 우리는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다'고 말한다. 내면의 목소리로 자기 행위의 옳고 그름과 선악을 판단한다. 하지만 우리는 양심의 이면도 함께 살펴야 한다. '양심과 악은 주관적 자기 확신이라는 점에서 같은 뿌리를 갖는다'는 철학자 헤겔의 통찰이 충격적이다. 자신의 신념만을 절대시하면 주관화된 선이 악으로 변질된다. 양심이 선을 낳는가 여부는 구체적 현실 속에서만 판정 가능하기 때문이다. 정의..

종교-철학 2020.06.12

인생 자체가 연극인 여자… "지선생, 나 상 탔어요"

인생 자체가 연극인 여자…"지선생, 나 상 탔어요" 조선일보 이태훈 기자 입력 2020.06.11 05:00 제30회 이해랑연극상 서이숙 배우 서이숙이 가장 경계하는 것은 '열연(熱演)'이다. 무대는 관객에게 문제를 제기하고 이야기를 전달하는 장소. 배우가 자기감정을 폭발시키면 관객은 눈물의 의미를 찾기보다 배우에게 관심을 쏟게 된다. "무당이 접신(接神)하면 자기 힘으로 움직이는 게 아니잖아요. 배우도 무대에서 그런 순간을 만나요. 그 흐름에 나를 맡기면서도 동시에 감정 과잉을 스스로 경계하죠. 이성과 감성 사이의 줄타기랄까." 가장 격렬한 감정의 전류가 흐르는 무대에서도 스스로를 객관화해 바라본다. 열정보다 냉정의 배우 서이숙. 전화로 제30회 이해랑연극상 수상 소식을 알렸을 때도, 그는 이전 수상자..

종교-철학 2020.06.11

빌보드 33위·오피셜 17위… 美·英 차트 진격한 블랙핑크

빌보드 33위·오피셜 17위… 美·英 차트 진격한 블랙핑크 조선일보 이혜운 기자 입력 2020.06.10 05:00 블랙핑크의 신곡 '사워 캔디' 국내 걸그룹 최고 기록 세워 블랙핑크가 전 세계 양대 차트인 미국 빌보드와 영국 오피셜에서 국내 걸그룹 최고 기록을 세웠다. 빌보드는 8일(현지 시각) 블랙핑크와 레이디 가가가 부른 '사워 캔디'가 싱글차트 '핫100'의 33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K팝 걸그룹이 이룬 빌보드 최고 순위다. 이 곡은 앞서 지난 5일 영국 오피셜차트 17위로 처음 진입하기도 했다. 이 역시 K팝 걸그룹 중 최고 성적이다. 지난해 국내 걸 그룹 최초로 미국 최대 음악 축제인 ‘코첼라 페스티벌’ 무대에 올라 화제가 된 블랙핑크. 블랙핑크는 최근 레이디 가가와 함께 부른 ‘사워 캔디’..

종교-철학 2020.06.10

음악의 어둠에 갇힌 슈만의 고통 이제야 이해된다

음악의 어둠에 갇힌 슈만의 고통 이제야 이해된다 조선일보 통영=김경은 기자 입력 2020.06.09 05:00 백건우 그날 아침 백건우는 시장통 골목 밥집에서 시래깃국과 해초 무침으로 배를 채웠다. 그러곤 시외버스 터미널 옆 마트에 가서 셔츠를 사 입었다. 3만원짜리였다. 65년째 전 세계를 돌며 부지런히 활동한 그이지만 자신에겐 도통 돈을 쓰지 않는다. 한여름마냥 눈부신 빛이 쏟아진 그날도 일흔넷의 정상급 피아니스트는 허름한 구두에 반들반들한 손가방만 들고 있었다. 그리고 혼자였다. 경남 통영에서 3만원을 주고 산 셔츠를 입고 바닷가 바위에 걸터앉은 백건우. 이른 아침이나 해 질 녘이면 통영 주민들은 항구 주변을 산책하며 스마트폰으로 들꽃이나 돌멩이를 찍는 그를 쉽게 볼 수 있었다. /빈체로 두 살 연..

종교-철학 2020.06.09

"주춤주춤, 슛! 꼬~올~"… 78세 캐스터의 컴백

"주춤주춤, 슛! 꼬~올~"… 78세 캐스터의 컴백 조선일보 박돈규 기자 입력 2020.06.06 03:00 | 수정 2020.06.06 08:42 [아무튼, 주말] [박돈규 기자의 2사 만루] 현역 최고령 캐스터 송재익 현역 최고령 캐스터 송재익. ‘축구계의 송해’로도 불린다. 그는 “토크쇼를 진행하고 싶어 아나운서가 됐는데 무슨 이유인지 스포츠 중계만 50년 했다”며 “내 인물이 혐오감을 줄 정도는 아닌데 그렇다고 잘났다는 건 아니다”고 했다. /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월드컵 본선을 6회 연속 뛴 축구 선수가 있을까. 리오넬 메시가 아무리 공을 잘 차도 받쳐주는 동료가 없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또 전성기는 길지 않다. 부상이 없어야 하고 운도 따라야 한다. 그런데 이 남자는 1986년 멕시코 월드컵..

종교-철학 2020.06.06

[아무튼, 주말] "어머니 기도 녹음한 릴 테이프… 당신의 추억을 수리합니다"

[아무튼, 주말] "어머니 기도 녹음한 릴 테이프… 당신의 추억을 수리합니다" 조선일보 김성윤 기자 입력 2020.06.06 03:00 세운상가 수리수리협동조합 이승근 이사장 세운상가 수리수리협동조합 사무실은 온갖 전자기기와 부품, 수리도구로 혼란스러워 보이지만 그 나름의 질서에 따라 묘하게 정돈된 공간이었다. 그 한복판에서 이승근 수리수리협동조합 이사장은 손님의 추억과 사연이 담긴 기계를 수리한다. / 김종연 영상미디어 기자 세운상가 2층 '수리수리협동조합' 사무실은 '마란츠' '피셔' '티악(TEAC)' 'RFT' '인켈' 등 가물가물 희미해진 브랜드의 앰프와 턴테이블, 카세트 테이프 플레이어, 스피커, CD플레이어로 가득했다. 진공관, IC회로, DC모터, 스피커 유닛, 방열판, '도란스'(변압기)..

종교-철학 2020.06.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