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ㆍ작성자 최만섭 ㆍ작성일 2007-11-23 16:40 ㆍIP: 단상(斷想) 1.자식 포기 각서를 쓰고 연로한 부모를 추운 거리로 내모는 중년들의 이야기, 이른바 현대판 고려장에 대한 신문 기사를 읽고 나는 가슴에서 치오르는 분노와 슬픔을 억누를 수 없었다. 그 그림은 불효자의 가슴에 그려진 어머니..
ㆍ작성자 최만섭 ㆍ작성일 2007-11-23 16:49 ㆍIP: 괴리(乖離) 1. “당신이 의식적으로 김 선생님을 피했다면서요?” 흑백 필름을 되감듯이 집사람이 재빠르게 흘리는 소리는 나를 당혹하게 만들었다. 그것은 생소한 상황에 직면하여 과거의 불행했던 사건이 현실로 재현되는 듯한 착각에 빠질..
ㆍ작성자 최만섭 ㆍ작성일 2007-11-23 16:56 ㆍIP: 효(孝) 1. 지난여름에 집사람이 애 호박을 무채처럼 썰고 돼지고기를 잘게 다진 뒤 갖은 양념을 쳐서 버무린 만두소로 만두를 만들었다. 집사람은 냉동실에서 얼린 삶은 만두 한 접시를 담아 미지근한 물에 살짝 데쳐 내게 내밀었다. `당신의 ..
행복(幸福) 1. 초심(初心) 몇 일전 회사 후배로부터 만나자는 전화를 받고 나는 이십 년 전 가을로 돌아갔다. 나는 사내 체육대회가 열리는 운동장에 내리쬐는 강렬한 햇살을 향해 환한 웃음을 지으며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한 아들애를 안은 팔에 힘을 주고 있었다. 내가 그때 그렇게 크게..
ㆍ작성자최만섭 ㆍ작성일2007-11-26 16:55 ㆍIP: 고향(故鄕) 마을 입구에 들어서서 길가에 붙은 산자락을 따라 올라가 뒤뜰 장독대처럼 가지런히 자리를 잡은 선묘에 넙죽 엎드려 문안 인사를 드린 후에 두서너 채의 초가집을 지나면 몸배 바지 입은 아주머니가 옷자락을 잡으면서, “도련님! ..
최 만 섭 시인 제목: 갈대 갈대는 갈바람에 온몸이 휘어지는 것이 아니라 겸손하고자 스스로 허리를 숙이는 것이다. 우리가 갈대의 진심을 읽을 수 없는 것은 인간과 갈대의 마음이 다른 세상에 살고 있을 것이라는 망상(妄想) 때문이다. 갈대의 정신(精神)을 찾고자, 사건을 가지런히 쌓..
시인 최 만 섭 제목 : 거울 이제 막 이별 여행에서 돌아온 여인은 검정 머리카락 위 하얀 눈물을 드라이로 말리면서 붉게 타오르는 욕망 속에 찬란하게 빛나는 초록 나신(裸身)을 바라보고 있다. 고통과 불행을 격은 후에 거울 속 또다른 세상에서 운명처럼 찾아오는 카타르시스를 만난 여..
제목 : 금강산[ 金剛山 ] 산도 사람처럼 얼굴이 있다. 나는 높은 산의 이목구비(耳目口鼻)를 관찰(觀察)하고자 산에서 멀리 떨어져 살려고 한다. 금강산의 얼굴은 가파른 절벽 위 삼각 꼭짓점보다 작아서 인간(人間)의 육안(肉眼)으로는 볼 수가 없다. 심안(心眼)으로 그린 금강산의 얼굴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