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만 섭 시인
제목: 갈대
갈대는 갈바람에 온몸이 휘어지는 것이 아니라 겸손하고자
스스로 허리를 숙이는 것이다.
우리가 갈대의 진심을 읽을 수 없는 것은 인간과 갈대의 마음이
다른 세상에 살고 있을 것이라는 망상(妄想) 때문이다.
갈대의 정신(精神)을 찾고자, 사건을 가지런히 쌓아놓은 역사 속을 거닐다가
제어장치가 없는 기계들이 질러대는 괴성(魁星)에 등골이 오싹해지거나,
지아비도 모르는 아이를 가진 여인의 눈물 속에 쓸려 내려오는 낮 익은 검은
반점에 놀란 가슴을 다독거리면서도, 두 손을 가슴에 얹고 해미가 걷히기를
기다리는 것은 심연(深淵)으로 향하는 물꼬를 트려는 희망이 아닐는지?
출처 : 의정부중공업고등학교총동문회
글쓴이 : 최만섭(중 20회)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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