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성인의 언어

최만섭 2015. 10. 2. 17:39

 

성인(聖人)의 언어(言語)
    작성자: 최만섭     2007-02-21 12:57:22                                             쪽지쓰기   스크랩 1

 제목 : 성인의 언어

 



실패한 목공은 발붙일 곳이 없다.


나는 실패한 시인이 되어 집사람의

부축을 받으며 산에 올랐다.


산이 세월이 그린 세상을 삼킬 때

철없는 아이는 황토색 수의(壽衣)에서 뛰놀고

속 깊은 죽마고우는 초록 바람 끝에서

행복을 노래한다.


늘 산 아래에 서 있는 노지심이 걸식을 자랑할 때

대지

바다

하늘보다 넓고 깊은 인간의 마음은

공허(空虛)에 쫓겨 망상(妄想) 속을 헤맨다.


나는 우울한 사이렌 소리를 들으면서

일상의 환희 속에 몸을 숨긴

성인의 언어를 기다린다.



출처 : 장남초 동창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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