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187

[박종인의 땅의 歷史] 군산 바닷바람에 실려오는 100년 전의 기억

[박종인의 땅의 歷史] 군산 바닷바람에 실려오는 100년 전의 기억 276. 근대사가 응축된 군산 기행① 그들이 기억하는 군산 군산항. 1989년 대한제국이 이 항구를 개항한 이래 수많은 사람들이 군산을 스쳐갔다. 서글픈 식민의 풍경 속에서 새로운 그림을 그리던 조선사람들, 그리고 꿈을 이루기 위해 조선을 찾은 일본 서민과 자본가까지. 군산이라는 도시는 그들이 남긴 흔적을 애써 지우지 않고 21세기 대한국인들이 볼 수 있도록 보존해놓았다. /사진가 서경석 박종인 선임기자 이 가을 항구도시 군산으로 많이들 가봤으면 좋겠다. 되도록이면 근대사 공부를 하고 가면 좋겠다. 그러면 미곡(米穀)을 수탈당한 군산항은 평화로운 산책로로 변해 있을 것이다. 일본으로 향한 욕망 가득한 쌀가마가 쌓였던 장미동(藏米洞)은 아..

역사 2021.10.13

[박종인의 땅의 歷史]그리하여 한글이 萬民의 글자가 되었다

[박종인의 땅의 歷史]그리하여 한글이 萬民의 글자가 되었다 275.훈민정음이 모든 이의 문자, 한글이 되기까지 서울 용산에 있는 국립한글박물관 입구. 1446년 음력 9월 29일 ‘세종실록’에 실린 세종대왕의 훈민정음어제(御製)의 언해본이다. 지식인층 외면 속에 훈민정음은 민간에는 급속도로 전파됐고, 19세기 말 조선을 찾은 청나라 학자들 눈에는 ‘당 태종이 군자의 나라라 한 말이 거짓이 아닐 정도로’ 모든 이들이 책을 읽는 나라가 됐다. 훈민정음은 근대 한글로 재탄생해 조선과 대한민국을 각성하게 하는 강력한 힘이 됐다. /박종인 1446년 음력 9월 29일 예조판서 정인지가 이리 선언하였다. ‘훈민정음은 지혜로운 사람은 아침나절이 되기 전에 이를 이해하고, 어리석은 사람도 열흘 만에 배울 수 있게 된다..

역사 2021.10.06

나폴레옹 경고에도 대출사업 강행... 국제적 금융가로 급부상[홍익희의 新유대인 이야기][20] 금융 명문 로스차일드 <상> 국제 자본가의 탄생

나폴레옹 경고에도 대출사업 강행... 국제적 금융가로 급부상 [홍익희의 新유대인 이야기][20] 금융 명문 로스차일드 국제 자본가의 탄생 홍익희 전 세종대 교수 입력 2021.10.05 00:00 근대 이후 세계 역사를 이끌어온 힘은 왕 등 정치 세력이 아닌 상인과 금융 세력으로부터 나왔다. 실제로 세계사의 전환점이라 일컫는 네덜란드의 중상주의 발흥, 영국의 산업혁명과 전파, 신대륙의 눈부신 성장 등은 상인과 금융업자의 역사로, 특히 유대인에 의해 주도된 역사라는 사실을 부정할 사람은 드물 것이다. 로스차일드 가문은 지역 대부업 수준의 금융업을 온갖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글로벌’ 금융산업으로 바꿔놓았다. 이들은 정보를 토대로 세계를 하나의 금융권으로 묶었고, 신속한 정보를 활용해 돈을 벌었다. 이렇게 축..

역사 2021.10.05

[주경철의 히스토리아 노바] [50] 서구 항해·造船기술 전수받아… 日 근대 해군의 기반 다졌다

[주경철의 히스토리아 노바] [50] 서구 항해·造船기술 전수받아… 日 근대 해군의 기반 다졌다 [하] 나라 운명 바꾼 존 만지로… 日해군·조선업의 산파 주경철 서울대 서양사학과 교수 입력 2021.09.28 03:00 워싱턴 도착한 日사절단 - 1858년 맺어진 미·일통상조약 비준을 위해 미국으로 파견된 첫 일본 사절단이 1860년 5월 15일 워싱턴 DC의 해군 조선소에서 미군 장교들과 함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이들은 네덜란드에 주문 생산한 목제 기선 ‘간린마루’와 미국이 제공한 배 포해튼호를 타고 미국 선원들의 도움을 받아가며 우여곡절 끝에 태평양을 건너 미국에 도착했고, 임무를 완수한 뒤 무사히 귀국했다. 간린마루의 태평양 왕복 항해는 일본에 ‘우리도 서구 열강들처럼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

역사 2021.09.28

[박종인의 땅의 歷史]대원군도 추사도 한바탕 꿈이었더라

[박종인의 땅의 歷史]대원군도 추사도 한바탕 꿈이었더라 273. 서울 봉원사에 숨어 있는 근대사의 비밀들 서울 봉원사 대방(大房)에는 추사 김정희와 그 청나라 스승 옹방강의 글씨가 걸려 있다. 처음부터 이 절에 있었던 작품이 아니다. 대방은 흥선대원군 이하응 별장인 염리동 아소당을 이건해 만든 건물이다. 대원군 스승이 김정희였고, 그래서 아소당에 있던 작품들도 함께 절로 이사를 왔다. 대원군이 선친 묘를 이장하고 철거한 충남 예산 가야사 동종도 봉원사에 있다. 구한말 개화파 승려 이동인도 봉원사에 주석하며 갑신정변 주역들을 길러냈다. 근대사가 응축된 절, 봉원사다./박종인 박종인 선임기자 서울 신촌 안산에 있는 봉원사 대웅전 현판 글씨는 원교 이광사가 썼다. 조선 후기 명필이다. 대웅전 옆 또 다른 법당..

역사 2021.09.15

[홍익희의 新유대인 이야기][19] “富를 흐르게 하라”... 구겐하임家, 미술관 짓고 자선사업

[홍익희의 新유대인 이야기][19] “富를 흐르게 하라”... 구겐하임家, 미술관 짓고 자선사업 도시들 운명 바꾼 구겐하임 미술관 홍익희 전 세종대 교수 입력 2021.09.14 00:00 한국이 철강 산업과 조선 산업 강자로 부상하자 몰락하는 도시들이 있었다. 철강업의 쇠퇴와 함께 배 만드는 일감마저 빼앗겨 쇠락의 길을 걷던 스페인 북부 바스크 지방의 빌바오가 그런 도시였다. 이러한 빌바오를 유명 관광지로 탈바꿈시킨 건 구겐하임 미술관이다. 빌바오시가 1억유로(약 1380억원)를 들여 ‘도시 재생’ 사업의 하나로 유치한 미술관이다. 1997년 미술관이 공개되자 3년간 관광객이 약 4백만명 방문하면서 5억유로 경제적 효과를 도시에 안겨줬다. 빌바오시는 세금으로 1억유로 이상을 거두어 투자금을 조기에 회수..

역사 2021.09.14

[주경철의 히스토리아 노바] [49] 미국 배가 구해준 어부, 일본 근대화 스승으로 돌아오다

[주경철의 히스토리아 노바] [49] 미국 배가 구해준 어부, 일본 근대화 스승으로 돌아오다 나라 운명 바꾼 존 만지로 上 - 신문물 배운 첫 일본인 주경철 서울대 서양사학과 교수 입력 2021.09.07 03:00 일본인 눈에 비친 미국의 흑선 - 1853년 7월 일본 에도만에 페리 제독의 미 해군 함대가 들어와 개국을 강요한 사건을 일본인들은 ‘흑선 내항’이라고 불렀다. 서방에서 온 거대한 검은 군함이 당대 일본인들 눈에는 연기를 뿜는 뿔 달린 괴물처럼 보였을 것이다. 하지만 일본에는 만지로(万次郞)가 있었다. 만지로는 우연한 난파 사고 뒤 미국 포경선을 타고 세계를 일주했으며 미국서 영어와 항해 기술을 익히고 서구 사회와 경제 발전을 경험한 인물. 그는 개항 협상 당시 쇼군 정부에 미국에 대한 정보..

역사 2021.09.07

[숨어있는 세계사] 나치에 협력한 샤넬… '007 작가'는 실제 비밀 요원이었대요

[숨어있는 세계사] 나치에 협력한 샤넬… '007 작가'는 실제 비밀 요원이었대요 입력 : 2021.09.01 03:30 스파이로 활동한 유명인들 ▲ ①코코 샤넬(왼쪽)은 여러 고위 인사들과 친분을 쌓았어요. 영국 총리를 지낸 윈스턴 처칠(오른쪽)과도 가까웠대요. ②‘007 시리즈’원작자인 이언 플레밍. ③어니스트 헤밍웨이(왼쪽)가 2차 세계대전 때 종군 기자로 활동하던 모습. /게티이미지코리아·위키피디아 100년 전인 1921년 전설적인 향수 '샤넬 No.5'가 탄생했어요. 20세기 여성 패션의 혁신을 이끈 프랑스 패션 디자이너 가브리엘 샤넬(1883~1971)이 만든 제품이죠. '코코'라는 애칭으로 유명한 샤넬은 보육원에서 자라는 등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냈지만, 천부적인 재능으로 세계적인 패션 브랜..

역사 2021.09.01

[박종인의 땅의 歷史] “무장투쟁으로 국권을 회복하고 공화국을 세운다.”

[박종인의 땅의 歷史] “무장투쟁으로 국권을 회복하고 공화국을 세운다.” 271. 총을 든 선비 박상진 울산광역시 북구 송정동 355번지는 1910년대 무장투쟁 조직 대한광복회를 지휘한 박상진 의사 생가다. 도로명 주소는 울산광역시 북구 ‘박상진길23’이다. 어릴 적 울산을 떠났던 증손자 박중훈(67)은 지금 그 생가를 지키며 증조 박상진을 기리며 산다. 대청마루 뒤쪽에 박상진 초상과 그가 남긴 옥중 절명시가 걸려 있다./박종인 박종인 선임기자 입력 2021.08.25 03:00 * 유튜브 https://youtu.be/tTYyPIBYlr8에서 동영상으로 볼 수 있습니다. 경주 세금 마차 강도사건 1915년 12월 26일 일요일 총독부 기관지 ‘매일신보’를 받아든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 쾌재를 부른 사람..

역사 2021.08.25

[주경철의 히스토리아 노바] [48] 피란민 흥남철수 작전땐, 든든한 뒷배 돼준 미주리호

[주경철의 히스토리아 노바] [48] 피란민 흥남철수 작전땐, 든든한 뒷배 돼준 미주리호 20세기 세번의 전쟁 참전백전노장 전함 미주리호 주경철 서울대 서양사학과 교수 입력 2021.08.24 03:00 하와이의 진주만 해상에는 애리조나호 기념관(USS Arizona Memorial)과 박물관 선박 미주리호(USS Missouri·BB-63)가 마주 보고 있다. 1941년 12월 7일, 진주만 기습 공격 당시 이곳에 정박해 있던 애리조나호는 일본 함재기의 공습을 받아 침몰했고, 약 1100명의 선원이 사망했다. 미국 당국은 이 배를 인양하지 않고 그대로 둔 채 바다 위에 추모 기념관을 지었다. 한편, 전함 미주리호는 제2차 세계대전 말에 건조되어 곧바로 일본과의 전쟁에 투입되었다가, 1945년 9월 2일..

역사 2021.08.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