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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인
나는 텔레비전 속 자연인에게 입산을 결심한 날 신장로 옆 대리석 건물 위에 하늘나라 횐 구름이 희미하게 새겨 놓은 신의 미소와 작별 인사를 나누었는가? 묻고자 한다.
나는 그대가 각박한 현실 속에서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가 될 것을 스스로 결정하고, 치열한 생존 경쟁에서 인간답게 살아남고자 악성종양 환자가 되어 푸른 길을 찾아 헤매 된 날 산 정상에서 신이 내리 퍼붓는 눈물로 목욕재계하고 온몸에 스며드는 진한 슬픔을 견디지 못해 마음껏 목청모아 부른 노래를 기억하는지 묻고 싶다.
나는 그대가 사실(fact)과 경계(境界)에서 통용되는 방언으로 자연이 허리에 걸친 푸름의 찬란함과 자연이 어깨에 두른 오색의 현란함에 대하여 그대의 친구 상수리나무, 삽살개와 함께 그린 세상을 만져보고자 한다.나는 나이 먹어 미망(迷妄) 속을 헤매면서 이 시대 모든 가장의 로망인 자연인과 그의 친구 산과 하늘 그리고 산 짐승에게 나와 함께 불이(不二)의 노래를 합창할 수 있는지 묻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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