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래불사춘(春 來 不 似 春)
고향 가는 길목에서
임진강 거센 풍랑을 만나
고향 땅을 밟아보지도 못하고
뱃사공이 되었다
지천에서 고향을 바라보면서
임종을 앞둔 어버이를 찾아뵙지 못하는 까닭은
죽음이 두려워서가 아니라
강물 속 고향이 이별을 허락하지 아니 해서다
삼십 년간 수절하면서 출가한 나를 목메어 기다린
가엾은 여인의 손을 보듬지 못하는 것은
희망을 거부하고자 함이 아니라
강가에 사는 “춘래불사춘(春 來 不 似 春)”이
나를 놓아주지 않기 때문이다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21년 신축년 새해에 부치는 편지 (0) | 2021.01.01 |
---|---|
축복의 노래 (0) | 2020.12.21 |
하늘같이 살아가렵니다 (0) | 2018.11.06 |
앞이 안보여 지팡이로 더듬거리며 (0) | 2018.07.02 |
1 과 4 (0) | 2017.11.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