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박눈과 까마귀

최만섭 2017. 6. 13. 08:25







함박눈과 까마귀

                                   최만섭 작시



노천 온천 앞산에는 자작나무 일곱 그루가

힘을 합쳐 하늘을 받들고 있다.



탕 속에 서서 눈보라를 맞으면


산속에 내리는 눈은 더욱 휘게 보이고

산 위를 날아다니는 까마귀는 더욱 검게 보여서

엄동설한에 뜨거운 팥죽을 먹을 때 같이


마음이 따뜻해지고 가슴이 시원해진다.



한 여름에도 탕에 몸을 담그면 함박눈이


그려지는 까닭은 운명을 거부하는


분별없는 여인이 뼈저리게 그리워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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