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탈리포프 교수·강은주 박사 '네이처'에 효과 입증 논문 발표]
- 세 부모 DNA 가진 아기
돌연변이 DNA 가진 여성의 난자 미토콘드리아를 정상 미토콘드리아로 바꿔
- 현재 영국만 '세 부모 시술' 허용
美·한국도 허용 가능성 커져
미토콘드리아는 세포에서 에너지를 만드는 기관으로 여기에 돌연변이가 생기면 730여 가지 유전병이 발생한다. 연구진은 미토콘드리아를 교체한 난자에는 돌연변이 DNA를 가진 미토콘드리아가 사라졌으며, 나중에 정자와 만나 유전병 우려가 없는 수정란으로 자라났다고 밝혔다. 이 수정란이 아기로 자라면 세포핵 DNA는 부모로부터 받고 미토콘드리아 DNA는 난자를 기증한 여성으로부터 물려받아 유전적 부모가 세 명이 된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실렸다. 강 박사가 제1저자이고 미탈리포프 교수가 대표 저자이다. 지난 9월 미국 의료진이 세 부모 아기를 처음으로 탄생시켰다고 발표했지만, 국제학술지에 세 부모 아기 시술이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실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연구 결과에 따라 국내에서도 세 부모 아기가 탄생할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 미탈리포프 교수는 최근 아산생명과학연구원과 세 부모 아기에 대한 공동 연구를 시작했다.
◇미토콘드리아 바꿔 치명적 유전병 차단
유전물질인 DNA는 대부분 세포핵에 있지만 세포에서 에너지를 만드는 소기관인 미토콘드리아에도 0.1% 정도가 있다. 이 유전자는 오로지 난자를 통해서만 아기로 유전된다. 정자와 난자가 수정될 때 정자는 세포핵 DNA만 제공한다. 미토콘드리아 유전병에 걸린 아기는 에너지를 많이 쓰는 뇌나 근육, 심장에 심각한 손상이 일어나 일찍 죽는 경우가 많다.
◇유전자형 골라 시술 성공률 높여
세 부모 시술을 허용한 나라는 현재 영국이 유일하다. 하지만 미국도 조만간 허용할 가능성이 크다. 미국 의학연구소는 지난 2월 심각한 미토콘드리아 유전병이 있는 경우 세 부모 시술이 윤리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발표했다. 다만 바꾼 미토콘드리아 DNA가 모계를 통해 후대로 유전되는 것을 막기 위해 시술로 태어날 아기를 아들로 한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우리나라는 아직 방침이 정해지지 않았다.
영국은 미토콘드리아 치환을 난자뿐 아니라 수정란에도 허용했다. 하지만 미탈리포프 교수 연구진은 수정 전 난자로만 실험을 했다. 미탈리포프 교수는 "난자에서 세포핵을 꺼내면 세포질에 있던 돌연변이 미토콘드리아가 1% 정도 따라가지만, 정자와 난자가 수정한 뒤에 하면 10~15%씩 따라가 성공률이 낮아진다"고 말했다.
치환 과정에서 세포핵을 따라온 돌연변이 미토콘드리아는 아무리 적은 양이라도 문제가 될 수 있다. 실제로 실험에서 미토콘드리아 치환을 한 수정란 중에 하나는 미토콘드리아 유전자가 원래 환자의 것으로 되돌아갔다. 강 박사는 "기증받은 난자의 미토콘드리아 DNA보다 환자의 DNA가 복제 속도가 더 빨랐기 때문"이라며 "기증 난자 중에 미토콘드리아 DNA복제 속도가 빠른 난자들은 이런 문제가 없었다"고 말했다. 앞으로 환자의 난자와 기증받은 난자의 DNA를 미리 조사하면 세 부모 아기 시술의 성공률을 훨씬 높일 수 있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미탈리포프 교수는 2013년 세계 최초로 인간 배아줄기세포 복제에도 성공했다. 강은주 박사는 당시 연구에도 참여했다. 강 박사는 경상대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2010년부터 올 9월까지 미탈리포프 교수 연구실에서 일했다. 이 인연으로 미탈리포프 교수는 지난 9월 아산생명과학연구원과 세 부모 아기 체외수정 연구를 같이 하기로 했다. 강은주 박사는 "목표는 유전병을 가진 가족들이 미토콘드리아 치환으로 건강한 아이를 가질 수 있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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