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6.10.24 03:11
거절은 타인과 나의 관계 균형을 재조정하는 윤활유 같은 소통법
모든 이와 좋은 관계 갖는 것은 아름다운 목표지만 불가능한 일
거절 소통법을 적절히 활용해 量보다 質 중심 관계로 전환해야
거절을 잘하지 못하는 성격 탓에 힘들다는 고민 사연을 자주 접한다. 예를 들면 이런 내용이다. "회사 동료가 월급 때만 되면 돈을 빌려 달라고 합니다. 가까운 사이에 거절하기 어려워 빌려 주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요구하는 금액도 늘고 돈을 갚겠다는 날짜를 어길 때가 많아 스트레스를 받고 있습니다. 딸 친구의 엄마인 것도 걸리고, 쫀쫀하다는 이야길 들을까 거절을 못 하고 있는 저,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배려할 줄 알고 눈치 빠른 사람이 인기 있다. 배려는 타인을 도와주려는 마음, 눈치는 남의 마음을 미루어 알아내는 능력이니, 내 마음을 잘 읽고 도와주는 사람에게 매력을 느낄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이런 윤활유 같은 배려와 눈치가 오히려 자신의 마음을 상하게 할 수 있다. 관계의 균형이 무너졌을 경우다. 그럴 때 필요한 것이 거절이다. 거절은 타인과 나의 관계 균형을 재조정해 주는 소통법이다.
거절을 잘하지 못하는 사람의 마음에는 모든 사람과 좋은 관계를 가지려는 욕구가 담겨 있는 경우가 많다. 아름다운 목표지만 불가능한 일이다. 사람의 성격과 취향이 다 다른데 모든 이와 긍정적인 화학 반응을 일으킬 수만은 없다. 거절 소통법을 적절히 활용해서 양보다는 질 중심의 관계로 전환하는 것이 필요하다.
배려 소통만 익숙한 이에겐 거절하는 훈련이 필요할 수 있는데, 거절 소통을 해서 얻을 수 있는 심리적 이득을 마음에 그려보는 것이 도움된다. 앞 사연으로 돌아가 보면, "더 이상 돈을 빌려주기 어렵다"는 말에 상대방의 반응은 둘 중의 하나일 것이다. 먼저 상대방이 잘 수용해주는 상황이다. 어렵게 꺼낸 거절의 말을 받아줄 때 나를 공감하고 있다는 좋은 느낌을 상대방으로부터 선물 받게 된다. 이때 내 마음은 '섭섭함'에서 '미안함'으로 바뀌게 된다. 섭섭함은 상대방에게서 받은 것보다 내가 준 것이 많다고 느낄 때 생기는 감정 반응이다. 그래서 서로 섭섭한 두 사람의 관계는 불편하고 오래 지속되기도 어렵다. 내가 받은 것이 더 많아 미안하다고 생각하는 관계가 오래 지속되는 양질의 관계이다.
반대로, 거절 소통을 했을 때 상대방이 받아들이지 못하고 분노했다면 이 또한 중요한 정보이다. 그 사람이 좋지 않은 사람이거나 그렇지 않더라도 나랑은 화학 반응이 안 맞는 사람인 것이다. 나쁜 사람 또는 잘 맞지 않는 사람과 억지로 가까운 관계를 유지할 수는 없는 일이다. 거절 소통으로 얻은 정보를 통해 자연스럽게 내 마음에서 친밀감이 줄어들며 관계의 거리도, 내 마음이 편한 수준까지 멀어지게 된다.
타인과의 관계를 재조정하는 것만큼 중요한 거절 소통의 기능이 나 자신에 대한 감성적 이해를 높이는 것이다. 어찌 보면, 거절을 잘 못한다는 것은, 관심을 얻고자 타인의 마음에 너무 귀 기울이다 보니 정작 내 마음이 무얼 좋아하고 싫어하는지를 잘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이야기일 수 있다.
거절 소통은 감정적으로 화를 내는 분노 소통이 아니다. 거절 소통은 두 단계로 나누어 볼 수 있는데, 먼저는 내 마음을 차분히 들여다보아 나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것이고, 다음이 그 정보를 상대방에게 효과적으로 잘 전달하는 것이다. 나를 잘 아는 만큼 잘 거절할 수 있는 것이다. 반대로 거절하지 않는 삶은 나를 이해할 기회를 놓치는 것일 수도 있다.
손가락만 움직이면 타인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세상이다. 그러나 막상 나를 알아가는 데 들이는 시간은 과거보다 짧아진 듯하다. 잠시라도 외부와 연결된 네트워크의 스위치를 끄고, 떨어진 낙엽이 주는 늦가을의 정취를 소재 삼아 내 내면을 바라보는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지.
세상을 달리는 나만의 방식 THE NEW TRAX
타인과의 관계를 재조정하는 것만큼 중요한 거절 소통의 기능이 나 자신에 대한 감성적 이해를 높이는 것이다. 어찌 보면, 거절을 잘 못한다는 것은, 관심을 얻고자 타인의 마음에 너무 귀 기울이다 보니 정작 내 마음이 무얼 좋아하고 싫어하는지를 잘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이야기일 수 있다.
거절 소통은 감정적으로 화를 내는 분노 소통이 아니다. 거절 소통은 두 단계로 나누어 볼 수 있는데, 먼저는 내 마음을 차분히 들여다보아 나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것이고, 다음이 그 정보를 상대방에게 효과적으로 잘 전달하는 것이다. 나를 잘 아는 만큼 잘 거절할 수
손가락만 움직이면 타인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세상이다. 그러나 막상 나를 알아가는 데 들이는 시간은 과거보다 짧아진 듯하다. 잠시라도 외부와 연결된 네트워크의 스위치를 끄고, 떨어진 낙엽이 주는 늦가을의 정취를 소재 삼아 내 내면을 바라보는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