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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군 지휘부 가족 향한 방산 로비 전면 수사하라

최만섭 2015. 11. 13. 10:21
  • [사설] 군 지휘부 가족 향한 방산 로비 전면 수사하라

입력 : 2015.11.13 03:22

방위사업비리 합동수사단이 최근 무기 중개상 함태헌씨를 수사하다 국방과학연구소 정홍용 소장과 최윤희 전 합참의장의 아들이 함씨로부터 돈을 받은 사실을 밝혀냈다. 당사자들은 대가성을 부인하고 있고, 검찰이 지난 11일 함씨에 대해 청구한 구속영장도 '돈의 성격에 대해 다툼의 여지가 있다'는 이유로 기각됐다. 그러나 군·방위산업 최고 간부들의 가족이 무기 중개상과 돈을 주고받은 것 자체가 부적절하며 묵과할 수 없는 일이다.

정 소장은 "아들이 유학 가는데 예금 잔액 증명이 필요해 함씨에게 4000만원을 빌려 잔액 증명을 떼고 3000만원을 돌려줬고, 나중에 1000만원을 갚지 않은 걸 알고 내가 넉 달 만에 급히 갚았다"고 했다. 그는 술자리에서 친구인 함씨에게 아들 걱정을 했더니 함씨가 직접 아들을 만나 진행한 일일 뿐 자신은 몰랐다고 했다. 고개를 끄덕일 사람이 많지는 않을 것이다. 그가 돈을 갚았다는 작년 11월은 합동수사단이 출범한 무렵이다. 수사에 대비해 돈을 급히 갚은 것 아니냐는 의심을 받을 수도 있다. 더구나 함씨가 정 소장 아들에게 돈을 빌려줬다는 시점은 정 소장이 중장으로 예편한 후 국과연 소장이 된 직후다.

최 전 의장 측도 "작년 9월 최 전 의장 아들이 함씨로부터 투자금 2000만원을 받았다가 500만원은 쓰고 1500만원은 돌려줬다고 한다"며 "최 전 의장 아내가 함씨에게 아들을 소개했다"고 했다. 함씨는 해상 작전 헬기 와일드캣 도입을 중개했다. 해군이 이 기종을 선정할 당시 해군참모총장이 최 전 의장이었다. 최 전 의장 측 해명에 납득할 사람도 많지 않을 것이다.

정옥근 전 해군참모총장은 2008년 STX 계열사에 사업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자신의 장남 회사에 7억7000만원을 후원하도록 한 혐의로 구속 기소돼 지난 8월 1심에서 징역 10년을 선고받았다. 회사 측에 "후원금을 깎아주겠다"고 흥정까지 했던 그의 아들도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이쯤 되면 군 최고 간부 가족을 상대로 한 무기 중개상이나 방산 업체의 로비가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는 의심이 들 수밖에 없다. 방산 비리는 군과 방산 업체, 무기 거래상 간의 학연·지연·근무 연줄로 얽힌 유착 구조에 뿌리를 두고 있었다. 물불을 가리지 않는 방산 로비의 속성상 여기에 가족까지 얽혀 있을 가능성이 높다. 완전히 파헤쳐 뿌리를 뽑아야 한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