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동맹 강화차원서 기술이전 강력 요구하기로]
- 전투능력 3~4배 강한 AESA
여러 목표물·지상 동시 추적, 敵 레이더 교란 능력까지… 스텔스機 개발에도 유리
- 美, AESA 넘겨준 적 없어
현재 우리 공군 주력기는 모두 구형인 기계식 레이더
항공기·레이더 결합하는 소프트웨어 기술은 더 어려워
박근혜 대통령의 방미를 수행할 한민구 국방장관이 미국 측에 AESA(위상배열·보통 '에이사'라고 읽음) 레이더 체계 통합 기술 등 KFX(한국형 전투기)의 4개 핵심기술 이전에 대해 공식 요청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AESA 레이더 등이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4월 미국이 기술 이전을 거부해 문제가 되고 있는 4개 핵심기술은 AESA 레이더, IRST(적외선 탐색 추적장비), EOTGP(전자광학 표적 추적장비), RF 재머(전자파 방해장비)를 항공기와 결합시키는 체계 통합 기술이다. 이 중 기술적으로 가장 어렵고 핵심이 되는 기술이 전투기의 '눈'에 해당하는 AESA 레이더와 관련된 것이다.
◇AESA 레이더 정보처리 속도 1000배가량 빨라
항공기에 탑재되는 AESA 레이더는 기존 기계식 레이더에 비해 많은 장점을 갖고 있다. 기계식 레이더는 레이더 안테나 축을 기계적으로 회전시키며 레이더 빔(beam·전파)을 목표를 향해 쏘는 방식이다. 현재 우리 공군의 주력기인 F-15K나 KF-16 등은 모두 기계식 레이더를 쓰고 있다. 반면 AESA 레이더는 레이더 안테나의 송수신 소자(素子) 수백~수천 개를 판 형태로 고정한 채 레이더 빔을 쏘는 방식이다. 기계식 레이더에 비해 동시에 여러 개의 목표물을 탐지·추적할 수 있다. 탐지 반경도 훨씬 넓어서 공중은 물론 지상의 목표물도 함께 추적할 수 있다.
- 그래픽=김충민 기자
단점도 있다. 강력한 전자파를 계속 쏴야 하기 때문에 열이 많이 발생하고 복잡한 냉각장치가 필수적인데 기술적으로 개발이 쉽지 않다. 기계식 레이더보다 비싼 가격도 문제다. 우리 공군도 2000년대 초반 F-15K 2차 사업 때 AESA 레이더를 장착하려 했지만 대당 100억원에 육박해 포기했었다. 최근엔 기계식 레이더의 2~3배 수준(약 20억~30억원)으로 낮아진 것도 나왔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美 AESA 기술 넘겨준 적 없어
방위사업청과 국방과학연구소는 최근 AESA 레이더를 오는 2021년까지 개발하겠다고 국회 국방위 국감 등을 통해 밝혔다. 공중전 목적의 공대공(空對空) 모드(mode)는 2019년까지, 지상 공격 때 활용하는 공대지(空對地) 모드는 2021년까지 개발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당초 목표 2024년보다 3년 앞당겨진 것이다.
문제는 레이더 자체보다 이를 항공기와 결합하는 체계 통합 기술, 즉 소프트웨어 개발이 더 어렵다는 점이다. 미국이 기술 이전을 거부한 4개 핵심기술도 모두 소프트웨어에 대한 것이다. 미국은 이 소프트웨어 관련 기술을 지금까지 다른 나라에 넘겨주거나 판매한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이런 미국에 대한 요구와는 별개로 방사청과 국방과학연구소는 유럽 2개, 이스라엘 1개 등 3개 업체와 체계 통합 기술 이전에 대한 협상을 은밀히 벌여왔으며 조만간 이 중 1개 업체를 선정, 기술 지원을 받을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