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뉴스

[2020 조선일보 선정 10대 뉴스] 국제

최만섭 2020. 12. 30. 05:20

[2020 조선일보 선정 10대 뉴스] 국제

8200만명 확진, 백신으로 반격… 코로나와 인류의 전쟁

조선일보

입력 2020.12.30 03:00

 

 

 

 

 

중국 우한에서 시작한 코로나 바이러스, 전 세계로 퍼져 약 8200만명 감염

코로나도 못막은 사랑 - 브라질 상파울루의 한 요양원에서 지난 7월 2일 마리아 파울라 모라이스(왼쪽)라는 여성이 요양원에 거주하는 자신의 82세 아버지를 비닐 커튼을 사이에 두고 포옹하고 있다. 이 커튼은 요양원에 거주하는 부모와 자녀가 코로나 감염 위험 없이 포옹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EPA 연합뉴스

2019년 마지막 날 중국 보건 당국이 우한(武漢)에서 원인 불명의 폐렴이 발견됐다고 세계보건기구(WHO)에 보고했다. WHO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COVID-19)라는 이름을 붙인 이 질병은 연초부터 폭발적인 기세로 번졌다. 3월 11일 WHO는 팬데믹(세계적 대유행병)을 선언했다. 스페인 독감 이후 약 100년 만에 전 세계를 강타한 전염병이었다. 한 해 동안 세계에서 약 8200만명이 감염돼 그중 180만명이 숨졌다. 특히 북미·유럽 등 서방 선진국에서 막대한 인명 피해가 발생해 충격이 컸다. 12월에는 영국을 시발점으로 변이 바이러스가 20여국으로 퍼졌다.

 

코로나 백신 접종 시작, 인류의 반격 시작

지구촌을 강타한 코로나 바이러스를 물리치기 위해 세계 10여 제약사가 3월부터 백신 개발에 돌입했다. 통상 새로운 백신 개발은 10년은 걸리지만 급속도로 번지는 코로나에 맞서 시간을 대폭 단축했다. 임상 시험 결과 11월 18일 미국 제약사 화이자가 95%, 11월 30일 모더나가 94%의 예방 효과를 얻었다고 발표했다. 12월 8일 영국이 84세 여성에게 첫 백신을 접종하며 인류의 반격을 예고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코로나 바이러스가 보고된 지 343일 만이었다. 미국, EU(유럽 연합) 등 약 40국도 12월에 접종을 개시하며 한 해를 마무리했다.

 

바이든 미 대통령 당선, 트럼프 재선 실패

대선 승리 바이든 부부 - 조 바이든(왼쪽)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부인 질 바이든과 함께 지난 11월 7일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자신의 대선 승리를 축하하는 불꽃놀이를 보며 놀란 표정을 짓고 있다. /AFP 연합뉴스

11월 3일 치러진 미국 대선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선거인단 306명을 확보해 공화당 후보로 232명을 확보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제치고 당선을 확정 지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1992년 대선에 패배한 조지 H. W. 부시 전 대통령에 이어 28년 만에 재선에 실패한 현역 대통령이란 불명예를 안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규모 선거 사기”가 있었다면서 여러 법적 소송을 제기했지만 법원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바이든 당선인은 내년 1월 6일 상·하원 합동회의 비준을 받은 뒤 1월 20일 취임할 예정이다.

 

조지 플로이드 사망, 미 인종차별 반대 시위 확산

인종차별 반대 - 지난 5월 미국 경찰관들이 플로리다주 코럴게이블스 시청 앞에서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숨진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를 추모하는 의미로 한쪽 무릎을 꿇고 있다. 한쪽 무릎을 꿇는 자세는 인종차별에 반대한다는 뜻을 담은 상징적 제스처다. /AFP 연합뉴스

5월 미국 미네소타에서 비무장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백인 경찰의 무릎에 8분 49초간 목이 눌려 사망한 사건을 계기로,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는 인종차별 항의 시위가 반년 가까이 벌어졌다. 일부 시위는 공공기관과 상점을 상대로 한 폭동과 약탈로 이어졌고, 뉴욕·LA·포틀랜드 등 전국 대도시에서 과격한 시위가 벌어졌다. 유럽·아시아에서도 동조 시위가 일어났다. BLM 시위는 경찰 조직 축소는 물론, 백인 중심의 역사를 지우자는 운동으로도 번져 보수 진영의 반발을 낳았다.

 

일본 최장수 총리 아베 퇴진, 스가 집권

2012년 12월부터 7년 9개월간 장기 집권한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병인 궤양성 대장염 악화로 지난 9월 사임했다. 아베는 과감한 금융정책을 핵심으로 하는 아베노믹스와 인도·태평양 전략, 미·일 동맹 강화 등으로 ‘역대 최장수’ 총리 기록을 세웠다. 하지만 야스쿠니신사 참배를 강행하고, 일본 사회를 우경화시켰다는 비판을 받았다. 한국에 수출 규제를 취해 양국 관계를 최악으로 만들기도 했다. 그의 후임으로는 무파벌(無派閥)의 스가 요시히데 총리가 선출됐다. 스가는 70% 안팎의 높은 지지율 속에 임기를 시작했으나 코로나 사태, 리더십 부족으로 취임 3개월 만에 지지율이 약 30%포인트 급락했다.

 

 

중국 홍콩 국가보안법 강행, 홍콩 야권 인사 탄압

홍콩의 중국 반환 23주년 기념일(7월 1일)을 하루 앞둔 6월 30일, 중국 입법 기관인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가 홍콩 내 반중(反中) 활동을 감시·처벌하는 내용의 홍콩 국가보안법을 참석자 162명의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반중 성향인 빈과일보 창립자 지미 라이 등 야권 인사들이 체포됐고 네이선 로 등 전직 의원들이 체포를 피해 해외로 망명했다. 홍콩 야당 의원들은 “일국양제(한 국가 두 체제)에 대한 사망 선고”라며 전원 의원직을 사퇴했다. 미국은 홍콩에 부여하던 무역 등에 대한 특별지위를 박탈했다.

 

美中 갈등 격화, 총영사관 폐쇄까지

1월 무역 합의 서명으로 호전되는 듯 보였던 미·중 관계가 코로나 사태를 거치며 1979년 수교 이후 최악으로 치달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는 “중국이 달라지리라 기대해온 지금까지의 대중 전략은 실패했다”며 중국에 대해 전례 없는 공세를 폈다. 대선을 앞둔 정치적 계산이라는 평가와 함께 코로나, 홍콩·대만 문제를 놓고 미국 내 반중(反中) 정서가 그만큼 높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미국이 휴스턴 주재 중국 총영사관을 전격 폐쇄하자 중국은 청두 주재 미국 총영사관 폐쇄로 맞대응하는 등 양국 간 제재와 보복도 이어졌다.

 

도쿄올림픽 전격 연기

올해 7월 개최 예정이었던 2020 도쿄올림픽이 코로나로 인해 1년 연기됐다. 올림픽이 취소된 적은 있지만 연기된 것은 1896년 근대 올림픽 태동 이래 처음이다.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과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는 지난 3월 24일 전화 회담을 통해 올림픽 연기를 결정했다. 124년 올림픽 역사에서 올림픽이 취소된 것은 총 5번, 모두 전쟁 때문이었다. 미뤄진 도쿄올림픽은 2021년 7월 23일 개막 예정이지만, 코로나가 여전히 기승이어서 내년 올림픽 개최 역시 불투명하다.

 

영국 브렉시트 완결, EU와 47년 만에 동거 끝내

1월 31일 영국이 EU(유럽연합)에서 공식 탈퇴했다. EU 의결권이 사라진 법적인 의미의 이별이었다. EU 회원국은 28국에서 27국으로 줄었다. 영국과 EU는 연말까지 제한 없는 여행·무역을 중심으로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이전의 관계를 그대로 유지하는 전환 기간을 두고, 11개월간 양측의 미래 관계를 정하는 협상을 벌여 12월 24일 합의에 성공했다. 이로써 영국은 1973년 EU의 전신 EEC(유럽경제공동체)에 가입한 지 47년 만에 EU와 완전히 결별하게 됐다. 내년 1월 1일부터 영국과 EU 사이에는 통관·검역 절차가 시작된다.

 

미국·호주 등 지구온난화로 인한 대형 화재로 몸살

미국과 호주는 유례 없는 대형 화재로 몸살을 앓았다. 미국 캘리포니아·워싱턴·오리건주 등 서부에서는 8월 중순부터 산불이 번지기 시작해 약 두 달 동안 한국 국토의 20% 면적에 해당하는 지역이 피해를 입었다. 호주 산불은 2019년 9월 처음 시작해 6개월 만인 2020년 2월 종식됐다. 11만㎢ 이상의 산림이 소실됐고, 코알라 등 호주를 대표하는 야생동물들이 멸종 위기에 처했다. 과학계에서는 미국과 호주의 대형 화재는 지구온난화와 기록적 폭염, 건조한 대기가 원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