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족 노조

현대차 실적 반토막인데, 노조 "작년 이익 30% 성과급 달라"

최만섭 2020. 7. 24. 05:27

현대차 실적 반토막인데, 노조 "작년 이익 30% 성과급 달라"

조선일보

안상현 기자

 

 

 

입력 2020.07.24 03:58

영업이익 현대 -52% 기아 -72%… 2분기 실적 발표한 날 노조, 기본급 인상 등 요구안 확정

 

 

 

코로나 사태로 현대·기아자동차의 2분기 영업이익이 급감했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23일 각각 2분기(4~6월) 경영 실적을 발표했다. 현대차와 기아차 모두 영업이익이 작년 동기 대비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코로나 사태로 생산 차질과 수출 급감이 동시에 닥친 여파다.

실적이 악화한 가운데, 이날 현대차와 기아차 노조는 임금 인상안을 확정하면서 사측을 압박하고 나섰다. 업계에선 "최근 몇 달간 품질 혁신을 외치며 '회사가 살아야 노조도 유지될 수 있다'고 하던 현대차 노조집행부가 막상 임금에선 양보할 의사가 없는 것 같다"는 비판이 나왔다.

역대급 내수 성적에도 못 막은 수출 절벽

이날 현대·기아차가 공개한 2분기 실적 자료에 따르면 차량 판매 대수와 매출, 영업이익은 모두 작년 동기 대비 추락했다.

특히 영업이익 감소가 심각했다. 현대차의 2분기 영업이익은 5903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52.3% 감소하는 등 반 토막 났다. 기아차의 2분기 영업이익은 1451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72.8%나 떨어졌다.

가장 큰 원인은 수출 절벽이다. 내수 판매는 GV80, G80, 아반떼 같은 신차 효과와 3~6월 승용차 개별소비세율 인하 정책(5%→1.5%)에 힘입어 양사 모두 작년 대비 각각 12.7%, 26.8% 늘었기 때문이다. 지난달에는 국내 시장에서 역대 최대 월간 판매량(현대차 8만3700대·기아차 6만5대)을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2분기 들어 코로나 바이러스가 미국과 서유럽, 남미 등 전 세계로 확산하면서 수출길이 끊기고 해외 판매량이 급감했다.

현대차의 올 2분기 해외 판매량(47만8424대)은 전년 동기 대비 47.1% 줄었고, 같은 기간 기아차 해외 판매량(35만4502대)은 작년에 비해 39.7% 떨어졌다. 판매량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수출이 줄면서 전체적인 실적 악화로 이어진 것이다.

현대자동차 관계자는 "주요 시장에서의 이동 제한 조치 시행, 공장 가동 중단 등의 영향으로 글로벌 자동차 수요가 지난해 2분기보다 크게 줄었다"고 설명했다.

실적 악화에도 노조 "임금·성과급 올려달라"

실적 악화 성적표가 나온 이날 현대차 노조는 올해 임금 협상에서 제시할 임금 요구안을 확정 지었다. 기본급 12만304원 인상과 전년도 당기순이익(3조2650억원)의 30% 성과급 지급, 해외 공장 추가 생산 물량 국내 공장으로 전환 등이 요구안에 담겼다.

기아차 노조 역시 마찬가지다. 지난주 있었던 임시 대의원회의를 통해 기본급 12만304원 인상과 전년도 영업이익의 30% 성과급 지급을 골자로 하는 요구안을 확정 지었다. 코로나 사태라는 초유의 상황과 실적 악화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상급 단체인 민노총 금속노조 지침에 따라 임금 인상을 요구한 것이다.

특히 이번에 확정된 현대차 노조의 요구안은 자동차 업계에서도 예상치 못했다는 반응이 많다.

최근 몇 개월간 노조가 먼저 '품질 혁신'을 외치고, "회사가 살아야 노조가 유지될 수 있다"며 임금 투쟁 대신 일자리 지키기에 집중하겠다고 여러 차례 주장했기 때문이다. 지난 4월 소식지에선 독일 금속산업 노사가 체결했던 '위기 협약'을 언급하며 임금 동결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조준모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는 "고용 안전 교섭을 하고 싶다면 최소한 임금 동결을 하는 게 당연하다"며 "코로나 사태랑 전기차 전환 시대를 맞아 해외 경쟁 업체들은 구조조정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건 말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실제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은 코로나 사태로 구조조정에 착수한 상태다. 메르세데스-벤츠의 모기업인 다임러는 지난 4월 1만5000명의 인력을 감축하겠다고 밝혔고, 미국 최대 자동차 기업 제너럴모터스(GM) 역시 미국 내 사무직 종사자 4000명을 해고하고 직원 6만9000명의 급여를 20%씩 삭감했다.

폴크스바겐·BMW·도요타 등 주요 자동차 업체들 역시 적게는 수천 명에서 많게는 1만명 이상을 해고하고 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 임원들도 임금 20%씩을 반납하고 있는데 평균 연봉 9600만원의 노조가 이 시국에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건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7/24/2020072400339.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