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8.07.25 03:07
한화생명 은퇴백서 - 월드컵에서 배우는 노후준비
2018 러시아월드컵이 프랑스의 우승으로 끝났다. 우리나라 대표팀은 예선 마지막 경기인 세계 1위 독일과의 경기에서 독일에 16강 탈락의 수모를 안기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이번 월드컵을 보면서 필자가 느낀 점은 축구 경기가 우리의 삶과 비슷한 점이 많다는 것이다. 축구 경기와 마찬가지로 인생도 적극적 소득 창출 기간인 전반기와 노후 생활 기간인 후반기로 나눌 수 있다는 점이 특히 그렇다. 축구 경기에서 전반전도 중요하지만 후반전을 어떻게 치르느냐가 승패와 직결되듯이 우리도 인생의 후반기를 어떻게 준비하고 잘 대처하느냐가 매우 중요하다. 인생의 후반전에 들어서는 예비 은퇴자들 또는 후반전 경기를 뛰고 있는 은퇴자들이 경계해야 할 점과 대처 방안을 알아보자.
◇노후 준비, 무리한 공격은 금물
첫째, 이기겠다는 욕심에 골키퍼까지 공격에 가담해서는 안 된다. 조급함으로 인해 과도한 수익을 추구하는 무리한 투자는 금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해 통계청 가계금융복지조사에 의하면 금융자산 투자의 주된 목적은 노후 대책 마련이라는 응답이 57.4%로 가장 높았다. 하지만 가구주의 56%는 노후 준비가 돼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노후 생활에 임박해지면 대부분의 사람은 걱정과 불안감에 휩싸인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공격적 투자에 관심을 갖는 경우가 많다. 하루라도 빨리 자산을 늘려서 노후자금을 확보하려 서두른다. 평소 우리나라 사람은 금융자산에 투자할 때 고려 사항으로 안정성이 75%로 가장 높았고, 12.8%가 수익성이라고 응답했다. 선호하는 운영 방법은 예금이 91.8%로 가장 많았고, 주식이나 수익증권이 4.1%다. 즉 한국인은 굉장히 안정적인 투자를 선호한다.
- ▲ 지난 6월 27일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한국과 독일의 경기 후반 추가시간에 독일 골키퍼 마누엘 노이어까지 하프라인을 넘어서 공격에 가담했지만 주세종이 전방으로 길게 패스한 공을 손흥민이 골로 연결했다. 노후 준비를 할 때는 이 경기의 독일팀처럼 막판에 ‘무리’했다가는 더 큰 패배(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연합뉴스
하지만 펀드 투자자 조사와 한국예탁결제원 자료에 따르면 60대의 펀드 투자와 주식 투자 인구 비율이 꾸준히 늘고 있다. 2016년에는 펀드 투자자 비율이 전 연령대 중 60대가 가장 높을 정도로 수익추구에 관심을 갖는 노년층이 증가하고 있다. 노후 준비 조급증으로 인해 과도한 수익을 추구하는 투자를 할 경우 엄청난 후폭풍을 몰고 올 수 있다. 독일이 이번 월드컵 조별 예선에서 우리나라를 이기고 16강에 진출하기 위해 1대0으로 뒤진 후반전에 세계적인 골키퍼 마누엘 노이어까지 공격에 가담했다가 추가 골을 먹고 패배했다는 점을 곱씹어야 한다.
또 젊었을 때부터 금융에 대한 이해와 지식을 꾸준히 쌓을 필요가 있다. 지난해 발표된 한국금융투자자보호재단의 금융지식 측정 결과에 의하면 50대의 경우 120점 만점에 46.1점에 불과했다. 60대는 43.31점으로 더 낮았다. 금융세미나 참석이나 신문의 금융 관련 지면을 읽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좋다.
◇"인생 후반전 투자 실수는 회복 어려워"
둘째, 경기 후반에 골을 먹는 치명적인 실수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 특히 수비 실수에 의한 자책골을 경계해야 한다. 마찬가지로 은퇴 전후 가장 경계해야 할 것 중 하나는 금융사기로 그동안 모은 은퇴자금을 모두 잃어버리는 것이다. 금융지식은 부족한데 막연한 노후 불안감을 가진 은퇴 시기에 원금 보장과 고수익을 미끼로 접근하는 금융사기에 은퇴자들은 취약할 수밖에 없다. 원금뿐 아니라 고수익을 보장한다는 금융상품은 절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보이스 피싱과 불법 사금융, 고수익 보장 유사수신행위에 속지 말아야 한다.
은퇴 전후 또 하나의 심각한 자책골은 자녀 결혼비를 과도하게 지원하는 것이다. 한화생명 재무설계사 1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결과를 보면, 93%는 "자녀 결혼비를 지원할 것"이라고 했다. 지원 금액으로는 아들에겐 평균 1억3100만원, 딸에겐 6700만원을 지원하겠다고 했다. 실제 우리나라 가계의 금융자산 평균 보유 금액은(통계청 2017년 가계금융복지조사) 9784만원이고, 50대의 경우 1억1685만원에 불과하다. 금융자산이 적은 상태에서 자녀 결혼비를 과도하게 지원하면 노후 생활의 궁핍으로 연결될 수 있다.
◇축구 포지션처럼 투자 배분 이뤄져야
축구에서도 수비와 미드필더, 공격수가 자기 위치를 지키면서 경기를 한다. 지지 않는 경기를 위해서는 수비 숫자를 늘린다. 이기기 위한 경기에서도 수비를 하나도 남기지 않고 공격수로 다 투입하지는 않는다. 노후 준비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높은 투자 수익(공격)보다는 안정적인 수익(수비)을 추구하는 것이다. 반드시 보유해야 할 금융상품은 수비수 역할의 예·적금, 공격수로서 주식 관련 상품, 인생 후반전에서 가장 중요한 골키퍼 역할의 연금상품, 그리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 교체 멤버로서 보장성 보험 등 크게 네 가지다. 분산투자 전략을 기본으로 본인의 연령, 소득 수준에 맞는 투자 전략을 가져야 한다. 주식 투자의 달인 워런 버핏은 "돈을 벌기 위한 첫째 원칙은 절대 돈을 잃어서는 안 된다"고 한 바 있다. 행복한 노후를 준비하고 살아가는 첫째 원칙도 '지금껏 모아온 은퇴자금을 절대 잃어버려서는 안 된다'는 기본 원칙을 지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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