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철학

"액체수소 인프라 갖추면 우리도 산유국 되는 셈 "

최만섭 2017. 9. 6. 08:48

"액체수소 인프라 갖추면 우리도 산유국 되는 셈 "

  • 이영완 과학전문기자 2017.09.06 03:00
  • [액체수소 전문가, 백종훈 메타비스타 대표]

    - NASA서 14년 연구… 작년 귀국
    수소차 충전소에 액체수소 저장
    저장 용량 늘리고 비용도 절감… 수소차 시대 앞당길 수 있어
    드론에 액체수소 연료전지 쓰면 작동시간 20분에서 4시간 반으로

    "미국과 독일, 일본은 저 앞에서 수소에너지 시대를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하루라도 빨리 선진국을 따라잡고 싶어 귀국을 서둘렀습니다."

    지난달 28일 서울 테헤란로 본사에서 만난 백종훈(50) 메타비스타 대표는 "미국항공우주국(NASA)과 함께 개발한 차세대 액체수소 기술로 자동차나 드론(무인기)의 성능을 획기적으로 높이고 우리나라를 에너지 강국으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백 대표는 세계적인 액체수소 전문가이다. 미국 플로리다 태양에너지센터에서 14년간 NASA 케네디우주센터와 우주왕복선에 들어가는 액체수소 연료의 효율을 극대화하는 연구를 수행하다 지난해 말 귀국했다. 그는 지난 1월 에너지 벤처기업 메타비스타 대표로 취임했다.

    지난달 28일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사무실에서 만난 백종훈 메타비스타 대표는 “지난 14년 동안 미국항공우주국(NASA)과 함께 우주로켓용으로 개발한 액체수소 기술로 우리나라를 에너지 강국으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달 28일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사무실에서 만난 백종훈 메타비스타 대표는 “지난 14년 동안 미국항공우주국(NASA)과 함께 우주로켓용으로 개발한 액체수소 기술로 우리나라를 에너지 강국으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김연정 객원기자
    상온에서 기체인 수소는 섭씨 영하 253도에서 액체가 된다. 이것을 액체산소와 섞어 불을 붙이면 엄청난 폭발력을 낸다. 로켓 연료 중에서도 추진력이 가장 강하다. 지구 주변에 인공위성을 쏘아 올리는 로켓은 케로신(등유)을 연료로 쓰지만, 대형 로켓은 수소 연료를 쓴다. 1969년 아폴로 탐사선을 달까지 보낸 새턴V 로켓이 지구궤도를 벗어나면서부터 액체수소 연료를 쓴 것도 그 때문이다.

    백 대표는 "로켓에 쓰인 액체수소는 수소차 시대를 앞당길 수 있다"고 말했다. 수소차는 일종의 전기자동차이다. 고압탱크에 든 수소기체를 산소와 반응시켜 나오는 전기로 달린다. 우리나라는 2013년 세계 최초로 수소차를 상용화했지만 현재 수소 충전 인프라가 부족해 보급이 더디다.

    "현재는 충전소에서 수소를 고압의 기체 상태로 저장하고 있는데, 액체수소로 바꾸면 효율성이 훨씬 높아져 수소차 보급에 큰 도움을 줄 겁니다." 그는 "액체수소는 기체수소보다 부피가 800분의 1에 불과하다"며 "그만큼 수소를 많이 저장할 수 있어 기존 충전소보다 운용 비용도 훨씬 적게 들고 충전 시간도 크게 줄어든다"고 말했다. 충전소에서 액체수소를 차량에 주입하면 바로 기체로 변하기 때문에 기존 수소차를 변형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메타비스타는 드론의 연료로 액체수소를 쓰는 연구도 하고 있다. 백 대표는 "책상 반만 한 크기의 드론은 기존 배터리로는 20~25분 작동하지만 액체수소 연료전지를 쓰면 4시간 반까지 작동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만큼 재난 현장에서 탐색·구조작업을 오래 할 수 있고 농업이나 국방에서도 활용도가 높아진다. 백 대표는 "내년 상반기에 5L 미만의 액체수소를 넣는 드론 기술을 시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메타비스타는 최근 선박 검사·인증 기관인 한국선급과 액체수소 운송선 개발을 같이하기로 협약을 맺었으며, 한국원자력연구원과도 액체수소 저장 기술을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

    백 대표는 홍익대 기계공학과를 나와 1996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서 국내 최초로 액체수소 기술을 공동 개발했다. 그의 능력이 빛을 본 것은 미국 위스콘신대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2003년 플로리다 태양에너지센터에 들어가면서부터다. 연구업적을 인정받아 2015년 국제극저온공학콘퍼런스에서 극저온분야 최고 권위상인 러셀스콧상도 받았다.

    백 대표는 "열과 전기를 동시에 낼 수 있는 액체수소 인프라를 갖추면 우리나라도 산유국이 되는 셈"이라며 "우리도 일본처럼 정부와 민간이 힘을 합치면 단기간에 선진국을 따라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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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9/06/2017090600136.html#csidx00a262c5e5d1f7fa8934ec1c2ea96b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