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타는 할아버지

최만섭 2016. 2. 8. 17:09





작성자: 최만섭     2007-08-09 12:37:11        


제목 : 자전거 타는 할아버지


마음씨 여린 휴머니스트(Humanist)가 살기에 버거운 세상만큼 높고 커다란 바퀴 위에 늙고 병들어 새털같이 가벼워진 몸뚱이를 작은 고집 하나로 지질러 놓은 이웃집 할아버지는 오늘도 허전한 마음 떨쳐버릴 땅을 찾아 사력을 다해 페달을 밟고 있다. 


가난한 늙은이가 사람답게 살고자 결심하는 순간부터 이별은 이미 예정되어 있었다.

 

나이 칠순에 사랑에 빠진 낭만주의자(Romantist)의 얼굴 앞에서 자식들은 의절을 선언하였고, 피 한 방울 안 섞인 양자에게 13평 아파트를 물려주자 재혼한 여인은 또 다른 세상으로 떠나갔다.


승리(勝利)를 확인하려는 세상과 선(善)의 의지(意志)를 인식(認識)하려는 노인이 마주 보고 달려가는 평행선 위로 하루 일과를 마친 태양이 조심스레 저녁노을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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