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5.12.25 03:00
[평균연봉 9700만원… 올해 또 기본급 4.2% 올리기로]
- 내수·수출 모두 나빠지는데
국내선 수입차 공세로 고전… 중국선 토종에 밀려 6위로
- 노동개혁 눈 감고
청년 고용 절벽 해소위한 임금피크제 협상은 내년에
- 임금 격차는 더 커졌다
비정규직 협력업체 직원 연봉 2000만원 안되는 곳도
고임금과 기득권 때문에 '귀족 노조'라는 말을 듣는 현대자동차 노조가 24일 회사 측과 올해 임단협 협상을 통해 기본급을 전년 대비 4.2%(8만5000원) 인상하기로 잠정 합의했다. 현대차의 내수점유율과 글로벌 판매가 동반 하락하고, 특히 중국 등 신흥 시장에서 판매 실적이 뚝 떨어졌지만, 다시 상당폭의 임금 인상이 이뤄진 것이다. 반면 올해 노동계의 화두였던 청년 고용 절벽 해소를 위해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는 방안은 채택되지 않았다.
평균 연봉 9700만원을 받는 현대차 4만8000여명 노조원은 기본급 인상과 함께 '성과급 300%(기본급 및 수당 대비)에 정액 200만원'과 '고급차 론칭·품질 격려금'도 '100%+ 200만원' 지급받기로 했다. 이 같은 노사 잠정 합의안은 오는 28일 노조원 찬반 투표에서 통과되면 연내 시행된다.
평균 연봉 9700만원을 받는 현대차 4만8000여명 노조원은 기본급 인상과 함께 '성과급 300%(기본급 및 수당 대비)에 정액 200만원'과 '고급차 론칭·품질 격려금'도 '100%+ 200만원' 지급받기로 했다. 이 같은 노사 잠정 합의안은 오는 28일 노조원 찬반 투표에서 통과되면 연내 시행된다.
◇"임금피크제는 내년 논의"
이번 임단협 협상의 최대 쟁점이었던 임금피크제 확대 도입과 관련해 노사는 내년 상반기로 협상 시점을 넘기기로 합의했다. 사측은 올해 임단협에서 "청년 고용 확대 등을 위해 '60세에 10% 삭감'하는 기존 임금피크제를 '59세부터 10% 삭감'으로 확대하자"고 했지만 노조가 반대하면서 결국 연내 시행 합의 도출에 실패한 것이다. 노동 전문가 A씨는 이에 대해 "고액 연봉을 받는 현대차 노조원들이 파업을 무기로 임금 인상 등 '기득권'을 지키는 데만 열중해 온 전례가 올해도 어김없이 되풀이됐다"고 말했다. 지난 16일 현대차 노조가 '노동 개혁 저지'를 구호로 민주노총 총파업에 참여한 것도 결국 임금 인상을 위한 수단이었다는 게 노동계의 주된 분석이다.
◇내수·수출 모두 악화한 현대차
현대차의 경영 상황은 올해 들어 내수와 수출 모두 악화했다. 올 들어 11월까지 국내 시장에서 63만2061대를 판매, 내수 시장 점유율 38.7%를 기록했다. 작년 같은 기간 내수 점유율(41.4%)보다 2.7%포인트 감소한 수치다. 현대차의 글로벌 판매도 동반 하락했다. 올 3분기까지 444만8900대를 판매해 전년 동기보다 0.9% 줄었다. 특히 중국 시장에선 지난달까지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6.8% 감소했다. 중국은 현대차 매출의 25%를 차지하는 시장이다. 현대차의 지난달 중국 시장 점유율은 중국 토종 업체들의 공세에 밀려 6위까지 추락했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현대차가 영업이익은 줄어드는데 기본급은 계속 올리다 보니 R&D(연구개발) 투자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면서 "이는 장기 성장 잠재력을 위축시켜 해외 시장에서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밖에 없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이번 임단협 협상의 최대 쟁점이었던 임금피크제 확대 도입과 관련해 노사는 내년 상반기로 협상 시점을 넘기기로 합의했다. 사측은 올해 임단협에서 "청년 고용 확대 등을 위해 '60세에 10% 삭감'하는 기존 임금피크제를 '59세부터 10% 삭감'으로 확대하자"고 했지만 노조가 반대하면서 결국 연내 시행 합의 도출에 실패한 것이다. 노동 전문가 A씨는 이에 대해 "고액 연봉을 받는 현대차 노조원들이 파업을 무기로 임금 인상 등 '기득권'을 지키는 데만 열중해 온 전례가 올해도 어김없이 되풀이됐다"고 말했다. 지난 16일 현대차 노조가 '노동 개혁 저지'를 구호로 민주노총 총파업에 참여한 것도 결국 임금 인상을 위한 수단이었다는 게 노동계의 주된 분석이다.
◇내수·수출 모두 악화한 현대차
현대차의 경영 상황은 올해 들어 내수와 수출 모두 악화했다. 올 들어 11월까지 국내 시장에서 63만2061대를 판매, 내수 시장 점유율 38.7%를 기록했다. 작년 같은 기간 내수 점유율(41.4%)보다 2.7%포인트 감소한 수치다. 현대차의 글로벌 판매도 동반 하락했다. 올 3분기까지 444만8900대를 판매해 전년 동기보다 0.9% 줄었다. 특히 중국 시장에선 지난달까지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6.8% 감소했다. 중국은 현대차 매출의 25%를 차지하는 시장이다. 현대차의 지난달 중국 시장 점유율은 중국 토종 업체들의 공세에 밀려 6위까지 추락했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현대차가 영업이익은 줄어드는데 기본급은 계속 올리다 보니 R&D(연구개발) 투자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면서 "이는 장기 성장 잠재력을 위축시켜 해외 시장에서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밖에 없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협력업체에 부담 전가
전문가들은 연 6조3000억원에 이르는 현대차의 인건비 부담이 회사 경영은 물론 협력업체에까지 전가되는 것이 문제라고 말한다. 실제로 2014년 현대차의 영업이익률은 8.7%에 달했지만 주요 협력업체인 한일이화, 세종공업 등은 각각 -0.18%, -0.14%로 적자를 냈다. 작년 현대차 전 직원(임원 제외)의 평균 임금은 9700만원으로 성우하이텍(5003만원), 한일이화(4765만원), 세종공업(6951만원)보다 월등히 높았다. 한 노동 전문가는 "자동차 하청기업 비정규직 근로자의 연봉이 2000만원 안팎인 경우도 많다"면서 "원청 근로자의 과도한 임금은 결국 하청업체에 대한 납품 단가 후려치기 등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권순원 숙명여대 교수는 "일본의 주요 자동차 업체들이 최근 임금 인상을 자제하는 것은 협력업체 근로자와의 임금 격차가 커질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라며 "우리도 완성차 노조들이 임금 양보 등을 통해 고용 창출은 물론 협력업체에도 고용 여건을 개선하는 데 도움을 주는 '낙수 효과'를 만들어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원·하청 간 격차가 벌어지면 현대차 자체의 경쟁력도 나빠질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권 교수는 "도요타의 품질 경쟁력은 결국 협력업체의 부품 퀄리티가 우수하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며 "우리처럼 완성차 기업의 근로자 여건만 좋아지고 협력업체의 슬럼화가 계속된다면 부품 퀄리티가 떨어져 완성차의 품질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현대차 협력업체의 상당수는 비정규직 근로자들이다. 한국노동연구원 안주엽 연구위원의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현대기아차 계열 1차 부품 회사 8곳의 기간제 근로자 수는 416명이었고, 간접 고용된 비정규직 근로자 수는 8647명에 달했다. 회사 8곳의 비정규직 근로자 비율은 57. 2%에 달했다. 노동 전문가 A씨는 "대부분 자동화 공정에서 상대적으로 편하게 일하는 완성차 노조원들이, 수(手)작업으로 고된 일을 하는 하청업체 비정규직보다 많게는 5배 임금을 더 받는 게 현실"이라면서 "정규직 노조가 기득권 지키기에 열중하는 한 '동일노동 동일임금'이라는 노동 대원칙을 정규직 노조가 스스로 훼손한다는 비판이 쏟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연 6조3000억원에 이르는 현대차의 인건비 부담이 회사 경영은 물론 협력업체에까지 전가되는 것이 문제라고 말한다. 실제로 2014년 현대차의 영업이익률은 8.7%에 달했지만 주요 협력업체인 한일이화, 세종공업 등은 각각 -0.18%, -0.14%로 적자를 냈다. 작년 현대차 전 직원(임원 제외)의 평균 임금은 9700만원으로 성우하이텍(5003만원), 한일이화(4765만원), 세종공업(6951만원)보다 월등히 높았다. 한 노동 전문가는 "자동차 하청기업 비정규직 근로자의 연봉이 2000만원 안팎인 경우도 많다"면서 "원청 근로자의 과도한 임금은 결국 하청업체에 대한 납품 단가 후려치기 등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권순원 숙명여대 교수는 "일본의 주요 자동차 업체들이 최근 임금 인상을 자제하는 것은 협력업체 근로자와의 임금 격차가 커질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라며 "우리도 완성차 노조들이 임금 양보 등을 통해 고용 창출은 물론 협력업체에도 고용 여건을 개선하는 데 도움을 주는 '낙수 효과'를 만들어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원·하청 간 격차가 벌어지면 현대차 자체의 경쟁력도 나빠질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권 교수는 "도요타의 품질 경쟁력은 결국 협력업체의 부품 퀄리티가 우수하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며 "우리처럼 완성차 기업의 근로자 여건만 좋아지고 협력업체의 슬럼화가 계속된다면 부품 퀄리티가 떨어져 완성차의 품질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현대차 협력업체의 상당수는 비정규직 근로자들이다. 한국노동연구원 안주엽 연구위원의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현대기아차 계열 1차 부품 회사 8곳의 기간제 근로자 수는 416명이었고, 간접 고용된 비정규직 근로자 수는 8647명에 달했다. 회사 8곳의 비정규직 근로자 비율은 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