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연일 하락 30달러대]
- 수출물가 30여년전 후퇴
수출품 평균단가 떨 어져기업 수익도 날로 악화… 올 수출 10% 가까이 줄듯
- 속으로 골병 드는 한국 경제
국제유가 내년에도 하락땐 불황형 흑자로 수출 큰 타격
전문가 "경제체질 바꿔야"
국제 유가 하락의 영향으로 수출 물가지수가 30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우리나라 기업들이 수출하는 제품의 평균 단가가 30년 전 수준으로 뒷걸음질쳤다는 의미다. 가뜩이나 글로벌 경기 침체로 수출 물량이 줄어드는 마당에, 수출 단가 하락은 한국 기업들에 또 다른 시련이다. 수출입 물가가 동반 하락하면서 해외에서 원자재를 수입·가공해 반제품이나 완제품을 수출하는 기업들의 마진율이 더욱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물가지수-[ price index음성듣기 , 物價指數 ]-물가의 변동을 파악하기 위하여 작성되는 지수.
기준이 되는 해(기준시점)의 물가수준을 100으로 하고, 그 후의 물가를 종합지수의 형태로 나타낸다. 물가의 움직임을 측정하기 위한 척도일 뿐 아니라, 각종 정책의 지표로서 또는 각종 디플레이터(가격수정인자)로서 이용된다. 물가지수는 상품거래의 단계에 따라 도매물가지수·소매물가지수·생계비지수의 구별이 있으며, 특수한 것에는 무역물가지수·농촌물가지수 외에 지역적인 물가차를 표시하기 위한 지역차물가지수가 있다.
◇저유가 직격탄 맞은 경제, 수출 물가는 30년 전으로 회귀
한국은행이 11일 발표한 '2015년 11월 수출입물가지수'를 보면 지난달 수출물가지수는 80.98로 작년 같은 기간 대비 8.6% 하락했다. 이는 30여년 전인 1986년 9월(80.79) 이후 가장 낮은 수치고, 하락 폭도 올해 1월 이후 가장 컸다. 수출입물가지수는 수출입상품의 가격 변동을 파악하고 그 가격 변동이 국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사전에 측정하기 위해 작성되는 지수로 지난 2000년을 100으로 놓고 산정한다.
더욱 큰 문제는 원유가 생산 기반이 되는 이 품목들뿐만 아니라 큰 연관성이 없는 품목에서도 수출물가 하락이 광범위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전기 및 전자기기 수출물가지수는 지난해에 비해 7.3% 하락했는데, 특히 D램(-28.7%)과 플래시메모리(-25.7%) 등이 많이 떨어졌다.
원유와 직접 관련이 없는 수출 품목에서도 수출 가격이 하락하는 이유는, 무엇보다 장기간의 글로벌 경기 침체로 수요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엔저를 등에 업은 일본 기업이 시장점유율 확보 경쟁에 뛰어드는 등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면서 수출 단가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이런 요인들이 수출 가격뿐 아니라 수출 물량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상품 수출은 올해 -9.7%, 내년에 -2.3%로 2년 연속 감소할 전망이다. 우리나라는 1997년 외환 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때를 제외하고 상품 수출(금액 기준) 증감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적이 없다.
◇"경제 체질 안 바꾸면 성장 비상"
올해 사상 최대의 경상수지 흑자 등이 예상되는 한국 경제는 겉은 멀쩡해 보이지만, 속을 보면 다르다. 11월까지 무역수지 흑자는 832억달러로 사상 최대 흑자를 기록할 전망이다. 하지만 수출과 수입이 함께 감소하는 가운데 수입이 더 많이 줄어들면서 나타나는 '불황형 흑자'의 성격이 강하다. 앞으로 당분간 저유가가 지속되면서 '불황형 흑자' 경제도 더 위축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한국 경제의 성장 동력이라고 할 수 있는 수출에도 큰 타격을 줄 수 있다.
국제 유가가 내년에도 하락세를 멈추지 않을 전망이라 더 심각한 상황으로 빠져들 수도 있다. 상품 생산비용이 줄어 상품 가격이 하락하지만, 국내 기업의 고정비용은 그대로이기 때문에 결국 마진(수익)이 줄어들게 된다. 게다가 국제 유가 하락은 원자재 가격의 하락도 동시에 가져와 신흥국 경기를 둔화시켜 국내 수출도 함께 위축시키게 된다.
전문가들은 저유가에 따른 더 큰 경제 충격이 오기 전에 국내 경제 체질을 바꿔야 한다고 지적한다. KB경영연구소 이승훈 연구역은 "지금 상황에서는 기업 구조 조정으로 경제에 새 살이 돋도록 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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