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뉴스

2015년 10월 2일 “중국에사 배우는 걸 부끄러원 말라”-박정훈 칼럼

최만섭 2015. 10. 11. 11:02

2015102중국에사 배우는 걸 부끄러원 말라”-박정훈 칼럼

시작 11년만에 세계 최강으로 부상한 중국 고속전철의 초고속 약진이 우리에게 충격을 주었다.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은 이것을 공표감으로 표현했다. 지난주 한 포럼에서 그는 죽어라 뛰는데 차(중국 기업)가 획 지나가는 느낌을 아느냐며 자신을 떨게 하는 공포의 실체를 토로했다. 모바일 분야에서 중국이 우리를 무려 2앞섰다며 곧 엄청난 해일로 덮쳐올 것이라고도 했다. 카카오톡을 만든 대한민국 혁신의 아이콘도 중국발 공포엔 속수무책인 듯했다.

 

김 의자이 예로 든 게 IT 업체 샤오미다. 창립 5년된 이 신생 기업이 천하의 삼성전자를 위협할 것이라고는 누구도 상상조차 못했다. 지난해 샤오미는 중국 스마트폰 시장 1위로 올라섰다. 부동의 중국 1위를 달리던 삼성은 여기에 밀려 4위까지 추락했다. 처음엔 저가 베끼기 공세려니 했다. 허지만 알고 보니 그게 아니었다. 샤오미 쇼크는 놀라운 혁신의 결과였다. 애플과도 다르고 삼성은 흉내조차 내기 힘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조한 것 이었다.

 

샤오미의 경영 모델은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의 사례 연구에 나오는 어떤 선진 기업보다 인상적이다. 핵심은 그들이 외치는 사용자를 친구로란 구호에 압축돼 있다. 보통의 기업에 고객이란 돈지갑을 열 개 해야 하는 대상이다. 반면 샤오미는 고객과 친구처럼 지속적인 관계를 맺는 전략을 구사한다. 고객들이 친구가 돼 비즈니스 프로세스 전반을 도와주도록 한다는 개념이다. 키워드는 참여. 샤오미는 연구.개발과 서비스, 경영판단에까지 고객을 참여시켰다. 고객에게 제품이 아니라 참여감을 팔겠다는 것이었다.

 

이를테면 이런 식이다. 샤오미 스마트폰의 OS(운영체제)는 일주일마다 새롭게 업데이트된다. 이런 말도 안되는 속도전이 가능한 것은 ‘10만명 개발팀을 거느린 덕분이다. 샤오미의 개발팀 직원은 100명뿐이다. 허지만 10만명에 달한는 열성 고객이 업데이트 작업에 참여해 문제점을 발굴하고 개선점을 제시해 준다. 샤오미는 제품 광고도 하지 않는다. 친구 같은 고객들이 인터넷과 SNS를 통해 소문을 내주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어떤 혁신 기업도 이렇게 거대한 고객 집단의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내지 못했다.

 

자발적 참여의 비결은 고객들을 놀게하는 것이다. 샤오미는 참여감을 제공한 놀이터를 펼쳐놓을 뿐이다. 지난주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소속 의원들에게 축적의 시간이란 책을 나눠주었다. 자기분야 최고 전문가인 서울대 공대 교수 26명이 목에 칼이 들어왔다며 산업 기술의 위기를 증언한 책이었다. 집필에 참여한 교수들은 중국이 생산 공장을 넘어 혁신 공장이 됐다고 진단했다.

서울대 공대 교수 26며의 조언은 냉혹하다. 우리가 중국에서 배워야 하는 현실을 절대 부끄러워하지 말라는 것이다. 중국산 짜퉁을 비웃었던 우리가 이제 중국을 모델삼아 베껴야하는 운명의 순간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