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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석천 칼럼-대통령의 한가위 보름달 정치학

최만섭 2015. 10. 11. 11:00

강석천 칼럼-대통령의 한가위 보름달 정치학

보름달은 공평하다. 동강 난 반도의 남과 부, 부자 동네와 가난한 마을을 차별하지 않고 고루 비춰준다 그러나 둥근 달을 바라보는 사람 마음은 둥글지 않다. 서 있는 자리 놓인 입장에 따라 천 갈래 만 갈래다. 어려운 사람은 초승달에서 상현달을 거쳐 보름달로 커가는 달의 변화에 희망과 기대를 싣는다. 오늘을 한껏 누리는 사람들은 보름달.하현달.그믐달의 계단을 밟으며 초췌헤지다 마침내 모습을 감추는 달의 일생에서 성자필쇠(聖子必衰)의 철칙을 읽고 불안하다. 초승달을 ‘NEW MOON' 보름달을 'FULL MOON' 그믐달을 ’OLD MOON'이라 부르는 여어 표현에는 그런뜻이 담겼다.

 

박근혜 대통령은 취임 후 세 번째 한가위 보름달을 맞는다. 작년 재작년 보름달은 보름달 같지도 않았을 것이다. 경황이 없는 날의 연속이었으니 말이다. 3년 차 대통령으로 이제 일이 손에 익어가는 듯한 느낌을 준다. ‘선거엔 귀신이란 말을 듣는 대통령이지만 과거엔 그렇게 발전(發電)-전기를 일으킴-한 전력으로 나라를 돌리지는 못했다.

 

50%까지 올라온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도로 이제 나라를 돌리고 바꾸어야 한다. 노동개혁에 팔을 걷어붙인 건 옳은 방향이다. 노동개혁 규제 혁파 없인 우리 경제는 햇볕을 다시 보지 못한다. 핵심 쟁점에 대한 합의와 입법 과장에 집중력과 인내심으로 대처해야 한다. 의회와 소통하는데도, 그 결과를 국회에서 입법화하는데도 솜씨를 보였던 레이건 미국 대통령이 남긴 말이 있다. “입법화는 올해 절반을, 내면에 남은 절반을, 내명년에 절반의 절반을 달성한다는 특별한 인내심이 필요하다. 그들(야당) 먹을 빵도 남겨줘야 한다노동개혁에 성괄를 거두면 교육개혁.공공개혁애 쏟을 힘도 얻게된다. 한꺼번에 여러 멍석을 깔아서는 안 된다.

 

한국 외교 초창기 개척자 가운데 한 사람인 김용식 전 외무장관이 남긴 말이 생각난다. “강대국은 필요하면 한 입으로 두망한다. 그래도 끄떡없는 나라가 강대국이다한국은 강대국이 아니다. ‘중국 전승기념일 참석여부는 한국으 주권사항이란 미국 정부 말을 곧이곧대로 믿거나 시진평 주석이 40개 대표중 유독 박대통려에게만 점심을 냈다고 성괄를 과시하는 건 진중한 자세가 못 된다. 돌다리를 두들겨 보고 건널까 말까를 판단하는 외교의 기본과도 거리가 크다. 한국이 어디다 닻을 내린 나라인지 오해를 사지않도록 해야한다. 미국이 입에 올리는 겉말과 입에 올리지 않는 속마음을 분별해 듣고 읽어야 한다.

 

대일외교도 만만치 않다. 일본은 돌아오자 않을 다리를 건넜다. 아베 총리 혼자가 아니라 오늘과 내일의 일본을 이끌어갈 사람들과 함께 건넜다. 그들은 최근의 일본 행동을 전쟁할 수 있는 나라가 아니라 중국의 부상(浮上) 앞에서 자신을 지킬 수 있는 나라로 가는 첫걸음 이라고 믿고 있다.

 

아베총리는 안보법제를 참의원에서 강행 통과기킨 며칠 후 네 사람의 망자를 찾아 묘소와 영정앞에서 이 사실을 보고했다. 아베총리의 외교 가정교사라는 오카자키 히사히코도 그중 하나다. 20녀 전 도쿄에서 몇 차례만난 그의 말이 떠오른다. “.일 동맹의 약화나 해체는 일본 목숨과 직결된다. 그런 사태가 닥친다면 핵무장을 하느녀 마느냐 하는 차원을 넘는 사태가 올 수도 있다. 그래서 나는 여생을 미.일 안보강화에 바칠 생각이다.” ‘경제.안보 문제역사무제를 분리한다 해서 한일 문제가 저절로 풀리는 게 아니다. 일본을 멀리 깊이 봐야 한다.

 

3년 전 전국 방방곡곡에 걸렸던 녹색성장일란 표어는 지금 눈을 씻어도 찾을 길이 없다. 전임 대통령이 국회에 후계 세력을 심어놓지 못해서가 아니다. 요란했던 소리만 한 실적이 따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박정희 대통령이 남긴 유산 가운데 무엇이 여태 살아남고 무엇이 사라졌는가를 보면 이치가 자명하다. 퇴임 대통령을 보호하는 가장 튼튼한 방탄복은 재임 중에 나라를 발전싴키고 국민을 행복하게 살도록 한 업적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