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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가세연 X맨""하하" 문잠근 윤호중 방서 새어나온 웃음

최만섭 2020. 12. 8. 20:54

[단독]"가세연 X맨""하하" 문잠근 윤호중 방서 새어나온 웃음

[중앙일보] 입력 2020.12.08 19:13 수정 2020.12.08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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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호중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이 8일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상법 일부개정법률안을 통과시키려하자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구호를 외치며 항의하고 있다. 2020.12.8 오종택 기자


8일 오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회의장에는 “독재로 흥한 자 독재로 망한다”는 구호가 쉼 없이 울려 퍼졌다. 더불어민주당이 이날 오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개정안을 기습 상정해 단독 처리하자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자당 법사위원 등 30여명과 함께 법사위에 진을 치고 항의 농성했다. 민주당은 공수처법에 이어 상법 개정안도 국민의힘 없이 처리하려고 했다.

윤호중 법사위원장=계속 이러면 회의 진행을 방해하는 거다.
▶국민의힘 위원들=독재로 흥한 자 독재로 망한다!
▶윤 위원장=지금 국회 선진화법을 정면으로 위배하고 있다.
▶국민의힘 측=위원장, 당신들이 국회법을 언급할 수 있나.

윤 위원장은 “국회법을 단 한 자, 한 획도 어기지 않았다. 국회법 제145조 2항에 따라 질서유지권을 요청하겠다”며 주 원내대표와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퇴장을 명령했다. 그래도 “독재” 함성이 잦아들지 않자 윤 위원장은 신경질적으로 이렇게 쏘아붙였다. “평생 독재의 꿀을 빨다가 이제 와서 상대 정당을 독재로 몰아가는 이런 행태야말로 정말 독선적인 행태다.”

이날 오전 공수처법이 통과되자 국민의힘 법사위 간사인 김도읍 의원은 “국민의힘 법사위원들은 모두 명패를 떼고 윤호중 (위원장)에게 반납했다. 민주당이 다 책임지고 심판받으라. 더불어민주당은 당명에서 ‘민주’를 빼야 한다”고 항의한 뒤 회의석에 앉지 않았다. 오종택 기자


저항이 요란했지만 독주하는 거여 앞에 제1야당은 무력했다. 윤 위원장은 “지금 토론이 불가한 상황이다. 양해해주시면 바로 의결하겠다”더니 “상정된 안건들은 조정위원회에서 심도 있게 논의했으므로 (국회법) 58조에 따라 축조심사와 법안의 비용 추계서 첨부를 생략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의 있으십니까? 가결되었음을 선포합니다. 탕, 탕, 탕.”

이날 민주당이 법사위에서 단독으로 통과시킨 상법 개정안은 ‘경제 3법’ 중 가장 논란이 큰 법안이다. 상장회사가 감사위원 중 최소 1명을 이사와 별도로 선출하도록 하고, 이때 최대 주주의 의결권을 3%로 제한하는 내용이다. 그간 재계는 “주주권 침해, 투기세력 악용 등이 우려된다”고 반발했다. 하지만 민주당 법사위 간사인 백혜련 의원은 이날 안건조정위를 마치고 나와 “중견기업과 벤처기업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충격완화 측면에서 여러 가지를 고려했다”고 말했다.

사외이사인 감사위원 선임 때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 의결권을 각각 3%씩 인정하기로 한 개정안이 정부안(최대주주·특수관계인 합쳐 3%)보다 규제 강도를 다소 완화했다는 주장이다. 모회사 주주가 자회사 이사를 상대로 주주대표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하는 ‘다중대표소송제’는 비상장 회사의 경우 지분 1% 이상, 상장회사는 0.5% 이상을 보유한 주주에게 소송 제기 자격을 주기로 했다.

상법 개정안 법사위 통과에 회의장 안팎에 모여있던 국민의힘 의원들에게선 한숨과 고성이 교차했다. “일방통행”이라는 외침 속에 윤 위원장을 향해 “사람으로서의 기본적 예의도 안 지키고 뭐가 그렇게 좋은지 참 기가 막힐 따름”(최승재 의원)이라는 비판도 나왔다. 최 의원은 기자들에게 “상법은 여러 이해충돌 부분이 너무 많아 충분히 토의가 돼야 했었는데 안건조정위에서조차 제대로 다루지 않고 넘어갔다”고 토로했다.

오후 전체회의에 앞서 민주당 의원들과 최강욱 열린민주당 의원만 참석한 채 열린 상법 안건조정위원회는 회의 초반부터 기자들의 출입을 통제한 채 전면 비공개로 진행됐다. 회의 직전 법사위원장실에 모인 윤 위원장과 여당 측 위원들이 “가로세로 연구소(가세연·보수 유튜브 채널)가 ‘엑스맨(스파이)’ 같다. 우리를 도와준다”고 농담하며 한바탕 “하하 호호” 크게 웃는 소리가 문틈으로 새 나오기도 했다.

앞서 이날 오전 경찰은 가세연 진행자인 강용석 변호사를 허위사실유포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체포했다. 지난 3월 문 대통령과 이만희 신천지 교주가 악수하는 장면을 유튜브에서 내보냈는데, 사진 속 인물이 이 교주가 아닌 것으로 확인돼서다.

이날 오전 공수처, 오후 상법 개정안을 밀어붙인 윤 위원장과 여당 측 법사위원들은 이후 5·18 왜곡처벌법과 대북전단 살포 금지법 등도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단독 의결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중간에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1987년 민주화 이후 오늘날 민주주의가 어느 정도 성숙했다고 생각했으나 민주당의 반민주적 행태를 보면 정말 기가 찰 노릇”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가 과거 정부 실패 답습을 넘어 전 헌법기관에 걸쳐 일상적 국정농단을 자행하고 있다”고 비판하면서다.

이날 오전 법사위 문턱을 넘은 공수처법 개정안은 공수처장 후보 추천 시 ‘추천위원 7명 중 6명 이상 찬성’ 기준을 ‘의결정족수의 3분의 2 이상’으로 완화해 야당 비토권을 사실상 없애고, 공수처 검사 자격요건을 현행 변호사 10년에서 7년으로 낮추는 내용이다. 국민의힘에서는 “경험이 없는 민변(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출신이 변호사 7년만 채우면 언제든 공수처로 갈 수 있는 위험한 법안”(유상범 의원)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심새롬·김홍범 기자 saero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