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0만 고객 볼모로 총파업 엄포… 귀족노조 행태에 비판 목소리
평균 연봉 9100만원의 KB국민은행 노조가 석 달치 월급에 해당하는 보너스(시간외 수당 포함)를 요구하며 사측과 협상에 임한 것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노조가 요구하는 통상임금 300%에 해당하는 총액은 2000억원 안팎인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또 일정 기간 승진을 하지 못하면 임금 상승을 막는 '페이밴드' 폐지 요구, 임금피크제 적용 시기 1년 유예 등도 함께 요구했다.
노조의 요구 상당수는 국민은행이 작년 사상 최대 순이익을 냈으니 이를 나누어야 한다는 걸 전제로 한 것이다. 하지만 이런 실적을 이끌어 낸 주역은 국민은행 직원이 아니라 '금리'라는 게 중론이다. 대출금리가 오르며 이자 수입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노조가 은행 직원만의 이익을 위해 3000만 명에 이르는 고객을 볼모로 총파업 엄포를 놓는 게 온당하냐는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호실적이 은행원 성과인가?
국민은행은 작년 1~3분기에만 2조원 넘는 순이익을 올렸다. 2017년 1~3분기와 비교해 순익이 약 13% 증가했다. 하지만 가파르게 이익을 끌어올린 일등공신은 이자다. 이 기간 순이자이익만 4조5000억원에 달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금리 인상기에 접어들면서 시장에서 대출금리는 빠르게 오른 반면, 예금금리는 천천히 올라 예대금리 차(대출금리와 예금금리 간 차이)가 확대된 것을 가장 큰 원인으로 본다. 은행 내부의 혁신적인 기술이나 수익 모델이 생긴 게 아니라, 금리가 올라 소비자들이 주택담보대출, 신용대출 등에 대해 어쩔 수 없이 더 비싼 이자를 치르게 되면서 수익이 늘었다는 뜻이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쉽게 번 돈으로 직원 '돈 잔치'를 벌이겠다며 금융 소비자를 볼모로 잡지 말고 금융 약자 보호, 서민 금융 지원 등을 더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조가 내부 경쟁 싫다고 하는 것"
◇호실적이 은행원 성과인가?
국민은행은 작년 1~3분기에만 2조원 넘는 순이익을 올렸다. 2017년 1~3분기와 비교해 순익이 약 13% 증가했다. 하지만 가파르게 이익을 끌어올린 일등공신은 이자다. 이 기간 순이자이익만 4조5000억원에 달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금리 인상기에 접어들면서 시장에서 대출금리는 빠르게 오른 반면, 예금금리는 천천히 올라 예대금리 차(대출금리와 예금금리 간 차이)가 확대된 것을 가장 큰 원인으로 본다. 은행 내부의 혁신적인 기술이나 수익 모델이 생긴 게 아니라, 금리가 올라 소비자들이 주택담보대출, 신용대출 등에 대해 어쩔 수 없이 더 비싼 이자를 치르게 되면서 수익이 늘었다는 뜻이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쉽게 번 돈으로 직원 '돈 잔치'를 벌이겠다며 금융 소비자를 볼모로 잡지 말고 금융 약자 보호, 서민 금융 지원 등을 더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조가 내부 경쟁 싫다고 하는 것"
성과급뿐 아니라 국민은행 노조 주장 곳곳에는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이자 장사를 하며 편안하게 영업해 온 은행원들의 도덕적 해이가 녹아 있다는 지적도 잇따른다. 대표적인 것이 '페이밴드(payband)' 거부다. 국민은행은 연차가 쌓이면 그에 비례해 임금이 오르는 호봉제를 도입하고 있는데, 페이밴드는 연차가 쌓여도 직급 승진을 못 하면 임금 인상을 제한하는 제도다. 이미 신한·하나·우리 등 주요 은행은 이 제도를 도입했는데, KB는 2014년 말 이후 입사한 직원 1000여 명에게만 적용하고 있다. 내부 경쟁을 통해 성과를 내도록 유도하기 위해 향후 이 제도를 확대한다는 게 사측 주장이다. 반면 노조는 "신입사원에 대한 차별"이라고 맞서고 있다.
그러나 국민은행 내부에서는 호봉제 부작용이 곳곳에 나타나고 있다. 예컨대 승진을 하지 않아도 꼬박꼬박 연봉이 오르다 보니 승진을 하지 못한 채 만년 대리에 머물고 있는 20년 차 직원이 열심히 실적을 쌓아 승진한 입사 15년 안팎 된 과장보다 연봉이 2000만원가량 높은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사측 관계자는 "열심히 일해 빨리 승진한 후배 과장이 자기보다 연봉 높은 고참 대리를 보면서 일할 맛이 나겠나"라고 했다. 국민은행은 최대 경쟁자 신한은행과 비교할 때 1인당 생산성도 낮다. 국민은행 1인당 생산성(충당금 적립 전 이익 기준)은 1억7400만원, 신한은행은 1억9600만원으로 13% 가까이 차이가 난다. 또 임금피크제 적용이 시작되는 시기를 1년 더 미뤄달라는 요구는 점진적인 구조조정을 거부한 채 연봉을 더 챙겨달라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지적도 나온다.
◇KB 경영진, 노조에 또 굴복하나?
이날 은행 경영진은 노조 요구를 수용하는 쪽으로 기울었다. 오전까지만 해도 사측은 성과급과 시간외 수당으로 통상임금의 250% 수준을 제안하면서 300%를 요구하던 노조와 맞섰다. 하지만 이날 오후 허인 국민은행장은 "페이밴드 논의를 시작하고 임금피크제 적용 시기에 대한 조정을 하면서 최종적으로 성과급과 수당 등으로 통상임금 300%를 주겠다"고 제안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은 임직원들의 전유물이 아니며, 주주와 고객들이 있다"면서 "노사가 대의와 명분을 생각해 성과급 인상분 일부를 장기연체한 취약계층의 대출금을 없애주거나 사회공헌기금을 더 늘리는 데 쓴다고 했으면 국민은행을 바라보는 시선이 이처럼 싸늘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국민은행 내부에서는 호봉제 부작용이 곳곳에 나타나고 있다. 예컨대 승진을 하지 않아도 꼬박꼬박 연봉이 오르다 보니 승진을 하지 못한 채 만년 대리에 머물고 있는 20년 차 직원이 열심히 실적을 쌓아 승진한 입사 15년 안팎 된 과장보다 연봉이 2000만원가량 높은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사측 관계자는 "열심히 일해 빨리 승진한 후배 과장이 자기보다 연봉 높은 고참 대리를 보면서 일할 맛이 나겠나"라고 했다. 국민은행은 최대 경쟁자 신한은행과 비교할 때 1인당 생산성도 낮다. 국민은행 1인당 생산성(충당금 적립 전 이익 기준)은 1억7400만원, 신한은행은 1억9600만원으로 13% 가까이 차이가 난다. 또 임금피크제 적용이 시작되는 시기를 1년 더 미뤄달라는 요구는 점진적인 구조조정을 거부한 채 연봉을 더 챙겨달라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지적도 나온다.
◇KB 경영진, 노조에 또 굴복하나?
이날 은행 경영진은 노조 요구를 수용하는 쪽으로 기울었다. 오전까지만 해도 사측은 성과급과 시간외 수당으로 통상임금의 250% 수준을 제안하면서 300%를 요구하던 노조와 맞섰다. 하지만 이날 오후 허인 국민은행장은 "페이밴드 논의를 시작하고 임금피크제 적용 시기에 대한 조정을 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