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2018.12.05 03:01
3주째 전국서 폭력사태 이어지자 유류세 인상 6개월 유예키로
佛 언론 "공무원 감축·연금 개혁 등 개혁 추진동력 약화 가능성"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굴복했다. 온갖 저항에도 후퇴를 모르고 개혁 조치를 밀어붙여 왔던 마크롱이지만 3주째 전국에서 격렬한 폭력 시위가 이어지며 혼란이 확산되자 결국 유류세(稅) 인상을 미루기로 했다. 작년 5월 취임 이후 대규모 파업에도 물러서지 않고 노동 개혁과 공공 부문 개혁을 추진했지만 유류세 인상에 반대하는 '노란 조끼' 시위가 전 국민적 반발로 확산되자 후퇴를 선언한 것이다.
4일(현지 시각) 에두아르 필리프 총리는 대국민 담화로 "내년 1월부터 경유와 휘발유에 붙는 유류세를 인상하겠다는 방침을 6개월간 유예하고 각계의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밝혔다. 가스요금과 전기료를 인상하려는 계획도 6개월 미루기로 했다. 필리프는 "프랑스의 통합을 위험에 빠뜨리는 세금은 소용이 없다"고 했다.
마크롱과 프랑스 정부가 물러서기로 한 것은 '노란 조끼' 시위가 단순한 유류세 인상 반대를 넘어 마크롱식 개혁에 대한 총체적인 불만을 표출하는 반(反)정부 시위로 번졌기 때문이다. 지난 1일 파리에선 시위대가 상점을 부수고 길거리 차량을 불태우는 폭력 시위를 벌여 막대한 피해를 낳았다. 1968년 벌어진 68혁명 이후 가장 폭력 수위가 높은 시위였다. 안 이달고 파리시장은 지난 1일 시위만으로 파리에서 400만유로(약 50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4명의 사망자도 나왔다.
'노란 조끼' 시위에는 폭력 시위대뿐 아니라 마크롱에게 불만이 쌓인 평범한 시민들이 대거 동참했다. 지난달 17일 이후 토요일마다 벌어진 세 차례의 전국적 시위에 모두 53만여명이 참가했다. 이들은 "부자들의 대통령"이라며 마크롱을 성토했다. 부유세를 인하하고 고용 유연성을 높이는 등의 투자 활성화 정책이 부유층에만 유리해 양극화를 부추긴다는 것이다.
철강 근로자 미카엘 드라오는 "정부 관계자들이 왕처럼 사는 동안 나는 22년을 일하고도 한 달 1400유로(약 176만원)를 번다"고 로이터통신에 말했다. 프랑스 뉴스 채널 BFM방송에 나온 한 시민은 "소득이 적어 교외로 밀려나 (자동차로) 출퇴근하는 사람들이 유류세 인상으로 피해를 보고 있다"고 외쳤다.
은퇴한 노인들도 노란 조끼를 걸치고 길거리에 쏟아져 나왔다. 마크롱은 2019년과 2020년 연금 지급액을 0.3%씩만 인상하겠다고 했다. 물가 상승률을 밑도는 인상률로 실질적으로 연금이 깎이게 된 은퇴자들의 원성이 들끓었다. 운전을 생업으로 삼는 트럭 운전사 등이 많이 사용하는 경유의 유류세 인상 폭이 휘발유보다 컸다는 점도 서민 분노를 키웠다.
마크롱은 개혁을 서두르면서 국민을 설득하는 과정은 부족한 편이었다. 그는 고압적인 태도로 일관해 '주피터' '나폴레옹'으로 불린다. 지난 1일 시위대가 개선문에 한 낙서 중에 '마크롱은 국민을 얕보지 말라'는 글귀가 있었다. 여론조사 기관 해리스인터랙티브가 2일 프랑스 남녀 101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85%는 폭력 시위에는 반대했지만, 72%는 '노란 조끼' 시위를 지지한다고 응답했다.
프랑스에서는 역대 정부가 공공 부문 개혁과 노동 개혁을 실시할 때마다 노동단체를 중심으로 조직적인 저항을 벌여 저지시켰다. 이와 달리 마크롱은 노동단체들의 반발을 비교적 효과적으로 잠재우며 개혁 페달을 밟아왔다. 지난봄 철도공사(SNCF) 노조원들의 복지 혜택을 줄이는 국철(國鐵) 개혁을 밀어붙여 처음으로 SNCF 노조원들을 굴복시킨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번 유류세 인상 논란에 대해서도 마크롱은 "가야 할 길"이라며 정면 돌파 의지를 보였지만 광범위한 반발이 이어지자 결국 의지를 꺾었다.
프랑스 언론은 "마크롱이 유류세 인상을 연기해 물러서기로 하면서 공무원 감축, 연금 개혁 등 향후 예고한 갖가지 개혁도 추진 동력이 약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한 번 물러선 이상 예전처럼 강력한 개혁 드라이브를 걸기 어렵다는 것이다. 프랑스 정부는 유류세 인상을 완전히 철회하지 않고 6개월 연기한다고 했지만 국민적 반발이 거세 내년에 유류세를 올릴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영국 가디언은 "'노란 조끼' 시위대가 이번 토요일 파리에서 더 많은 시위를 예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마크롱과 프랑스 정부가 물러서기로 한 것은 '노란 조끼' 시위가 단순한 유류세 인상 반대를 넘어 마크롱식 개혁에 대한 총체적인 불만을 표출하는 반(反)정부 시위로 번졌기 때문이다. 지난 1일 파리에선 시위대가 상점을 부수고 길거리 차량을 불태우는 폭력 시위를 벌여 막대한 피해를 낳았다. 1968년 벌어진 68혁명 이후 가장 폭력 수위가 높은 시위였다. 안 이달고 파리시장은 지난 1일 시위만으로 파리에서 400만유로(약 50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4명의 사망자도 나왔다.
'노란 조끼' 시위에는 폭력 시위대뿐 아니라 마크롱에게 불만이 쌓인 평범한 시민들이 대거 동참했다. 지난달 17일 이후 토요일마다 벌어진 세 차례의 전국적 시위에 모두 53만여명이 참가했다. 이들은 "부자들의 대통령"이라며 마크롱을 성토했다. 부유세를 인하하고 고용 유연성을 높이는 등의 투자 활성화 정책이 부유층에만 유리해 양극화를 부추긴다는 것이다.
철강 근로자 미카엘 드라오는 "정부 관계자들이 왕처럼 사는 동안 나는 22년을 일하고도 한 달 1400유로(약 176만원)를 번다"고 로이터통신에 말했다. 프랑스 뉴스 채널 BFM방송에 나온 한 시민은 "소득이 적어 교외로 밀려나 (자동차로) 출퇴근하는 사람들이 유류세 인상으로 피해를 보고 있다"고 외쳤다.
은퇴한 노인들도 노란 조끼를 걸치고 길거리에 쏟아져 나왔다. 마크롱은 2019년과 2020년 연금 지급액을 0.3%씩만 인상하겠다고 했다. 물가 상승률을 밑도는 인상률로 실질적으로 연금이 깎이게 된 은퇴자들의 원성이 들끓었다. 운전을 생업으로 삼는 트럭 운전사 등이 많이 사용하는 경유의 유류세 인상 폭이 휘발유보다 컸다는 점도 서민 분노를 키웠다.
마크롱은 개혁을 서두르면서 국민을 설득하는 과정은 부족한 편이었다. 그는 고압적인 태도로 일관해 '주피터' '나폴레옹'으로 불린다. 지난 1일 시위대가 개선문에 한 낙서 중에 '마크롱은 국민을 얕보지 말라'는 글귀가 있었다. 여론조사 기관 해리스인터랙티브가 2일 프랑스 남녀 101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85%는 폭력 시위에는 반대했지만, 72%는 '노란 조끼' 시위를 지지한다고 응답했다.
프랑스에서는 역대 정부가 공공 부문 개혁과 노동 개혁을 실시할 때마다 노동단체를 중심으로 조직적인 저항을 벌여 저지시켰다. 이와 달리 마크롱은 노동단체들의 반발을 비교적 효과적으로 잠재우며 개혁 페달을 밟아왔다. 지난봄 철도공사(SNCF) 노조원들의 복지 혜택을 줄이는 국철(國鐵) 개혁을 밀어붙여 처음으로 SNCF 노조원들을 굴복시킨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번 유류세 인상 논란에 대해서도 마크롱은 "가야 할 길"이라며 정면 돌파 의지를 보였지만 광범위한 반발이 이어지자 결국 의지를 꺾었다.
프랑스 언론은 "마크롱이 유류세 인상을 연기해 물러서기로 하면서 공무원 감축, 연금 개혁 등 향후 예고한 갖가지 개혁도 추진 동력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