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족 노조

[사설] 도심과 건물을 제 집 안방처럼 점령하는 민노총

최만섭 2018. 11. 12. 16:57

[사설] 도심과 건물을 제 집 안방처럼 점령하는 민노총

조선일보
입력 2018.11.12 03:20

민노총 노조원 6만여 명이 지난 주말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전국노동자대회를 열고 "투쟁으로 세상을 바꾸겠다"고 했다. 이들은 집회에서 "정부와 국회가 자본의 요구인 탄력근로제를 추진하고 있다"면서 "촛불 정부도 (임기) 중반에 이르자 추악한 정경 유착이 들통나고 있다"고 했다. 광화문 일대 왕복 12차로 전체를 막고 인도까지 점령한 이날 시위로 주말 도심 통행은 또 마비되다시피 했다. 그 전날인 9일엔 민노총 전국공무원노조 소속 수천 명 공무원들이 집단 연가를 내고 도심 길바닥을 점령했다. 민노총은 "2년 전 촛불 집회처럼 다시 한 번 새 판을 짜자"며, 14일부터 청와대 앞 시위에 이어 21일엔 총파업을 예고한 상태다.

현 정부는 출범하자마자 최저임금 2년 연속 대폭 인상, 근로시간 단축, 비정규직의 무더기 정규직 전환 등 민노총의 요구를 그대로 들어주었다. 그 바람에 자영업자 대란, 일자리 대란이 벌어졌다. 이 책임은 정부·여당뿐 아니라 민노총도 나눠 져야 한다. 그런데도 민노총은 국회와 정부가 최저임금 산입 범위 조정, 탄력근로제 확대 도입 등 고용 악화를 타개할 최소한의 대책을 내놓자 도리어 총파업 으름장을 놓고 있다.

지금 민노총은 일반 국민, 정치인, 공무원 등 상대가 누구건 집단 행패로 제압하려 한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의 지역구인 인천 부평구 사무실에서 8일부터 나흘째 점거 농성 중이다. 고용노동부 산하기관인 성남 잡월드 건물에 무단 침입해 문짝을 발로 걷어차고 고함을 지르며 정규직 직원을 위협했다고 한다. 화장실도 맘대로 못 갈 정도의 공포 분위기 속에서 겁에 질린 직원 30여 명은 경찰 보호를 받아 간신히 건물을 빠져나왔다. 업무방해 수준을 넘어 불법 감금, 집단 폭행이다. 정규직이 56명밖에 안 되는 잡월드에 비정규직 340명을 직접 고용하라는 게 민노총 요구다. 지난달엔 민노총 소속 기간제 근로자들을 무기계약직으로 우선 전환하라며 김천시청과 시장실을 점거하고, 김천시장이 사는 아파트 앞에 한 달간 진을 치고 확성기를 틀어대고, 심지어 아
파트 현관까지 침입해 시위를 했다고 한다. 이것은 시위가 아니라 폭력적 협박이고 행패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민노총은 이제 더 이상 사회적 약자가 아니다"라고 하고, 홍영표 원내대표는 "책임 있는 경제 주체의 모습이 아니다"라고 했다. 민노총이 권력을 휘두르면서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얘기다. 그러나 회초리 아닌 말뿐이다. 민노총 행패는 계속될 것이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11/11/2018111101422.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