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족 노조

혹독한 긴축 시작된 한국GM… 노조는 상경 투쟁

최만섭 2018. 3. 1. 09:15

혹독한 긴축 시작된 한국GM… 노조는 상경 투쟁

  • 김성민 기자입력 : 2018.03.01 03:00
  • 전직원 대상 희망퇴직 신청 받고 비정규직 200명 한달뒤 해고 통보
    노조는 "경영실패 전가 말라" 광화문서 청와대까지 빗속 행진

    28일 오후 2시 30분 서울 광화문 정부종합청사 앞. 비옷을 입은 한국GM 노조원 2000여명(주최 측 추산)이 '구조조정 중단하라'는 손팻말을 흔들었다. 이들은 집회 후 청와대까지 행진했다. 같은 날 한국GM 사측은 임원 감축 계획을 발표했다. 구조조정의 첫 번째 대상은 임원과 팀장급이다. 노조가 구조조정과 임금 동결 등에 반대하며 투쟁을 강화하는 동안, 사측은 본격적인 인력 감축을 시작하며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섰다. 같은 배에 탄 채 살지 죽을지 모를 위기를 맞고 있는 노사가 정반대로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마른 수건 짜는 한국GM

    한국GM이 밝힌 인력 감축안에 따르면 팀장급 이상 600여명 중 25% 수준인 약 150여명이 일자리를 잃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GM의 팀장급 인원은 500여명, 상무 이상 임원급은 100여명으로 알려졌다.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옆 세종로공원에서 열린‘공장폐쇄 철회 구조조정 저지 한국GM 30만 일자리 지키기 결의대회’에 참석한 금속노조원들이 한국GM 군산공장 폐쇄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옆 세종로공원에서 열린‘공장폐쇄 철회 구조조정 저지 한국GM 30만 일자리 지키기 결의대회’에 참석한 금속노조원들이 한국GM 군산공장 폐쇄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박상훈 기자
    한국GM은 임금 동결은 물론이고 법인카드 사용도 중지했다. 희망퇴직을 접수하고, 파견 근로자(비정규직) 200여명도 해고했다. 비용 감축의 핵심 방안은 1만4000여명에 달하는 생산직 근로자의 인건비를 줄이는 것이다. 하지만 이에 대한 노조와의 임단협이 지지부진하자 사측은 상대적으로 임금 조정과 해고가 자유로운 임원급 비노조원에 대해 먼저 손을 댔다. 이는 노조와 임금 동결 협상을 마무리 짓기 전에 GM 본사에 비용 절감과 회생 의지를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GM 본사가 3월 중 신차 배정을 앞둔 상태여서 한국GM이 먼저 회생 의지와 경쟁력을 보여주는 것이 필요했다는 것이다.

    한편으로는 노조와 한국 정부를 동시에 압박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우리 동료를 먼저 자르며 고통을 분담하니 노조도 이에 동참하고, 한국 정부도 빨리 지원을 해달라"는 뜻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비용 절감 효과보다는 상징성을 노린 고육지책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노조는 사측 제시안 거부하며 상경 투쟁

    한국GM 사측은 올해 노조에 임금 동결, 성과급 중단, 정기승급 시행 유보, 복지 혜택 축소 등을 제시했다. 앞으로 임금 인상도 회사 수익성에 따라 결정하고, 전년도 소비자물가 상승분 내에서 정하자고 했다. 한국GM 사측은 노조가 이 제시안을 받아들일 경우 연간 3000억원 이상의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GM 노사는 28일 오전 10시부터 인천 부평공장에서 3차 임단협 교섭을 벌였으나 이런 논의는 해보지도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측은 교섭에서 "노동자에게만 경영상의 실패를 전가하지 말라"고 주장했다.

    한편 정부는 28일 군산지역에 대한 대책 마련을 위해 '군산지역 경제 지원 대책 TF'를 구성했다고 밝혔다. 기획재정부 1차관과 산업통상자원부 차관이 공동으로 팀장을 맡고, 각 부처가 개별 사안에 모두 참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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