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8.01.02 03:04
[초고속 '후뚱' 사회] [2] 운동부족이 비만의 주범
자가용 타고 출근, 사무실 붙박이
총 에너지섭취량 4170㎉인데 하루 5491보 걸어 220㎉ 소비
운동하는 성인 매해 줄어들어 40%만 "일주일에 5회 걷기 운동"
2005년 비해 3분의2 수준으로
인천 부평에서 경기도 성남으로 출퇴근하는 회사원 이영호(40) 과장이 지난 29일 자가용으로 출근해 퇴근하기까지 걸은 걸음 수는 총 5491보(53분)였다. '1만보' 걸었을 때 약 400㎉를 소비한다고 감안하면 220㎉ 소비한 셈이다. 공깃밥 한 공기가 272㎉다. 반면 이 과장이 이날 점심(불고기 반찬 백반)과 저녁(삼겹살)으로 먹은 칼로리는 총 4170㎉(40대 남성 권장 섭취량 2400㎉의 1.7배)였다. 그는 "2002년 입사했을 때 허리둘레가 28인치였는데, 15년여 지난 지금은 34인치"라며 '후~' 한숨 쉬었다.
◇걷기 실천 3분의 2 수준 '뚝'
질병관리본부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2016년 한국인의 하루 에너지 섭취량은 남성 2353㎉, 여성 1688㎉로 5년 전(2361㎉, 1700㎉)에 비해 오히려 약간 떨어졌다. 에너지·지방을 과잉 섭취(필요 에너지의 125% 이상 먹고 지방도 적정 수준 이상 섭취)하는 비율도 2015년 10.3%로 정점을 찍은 뒤 2016년엔 7.8%까지 낮아졌다. 평균적으로 한국인의 먹는 양 자체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별 차이가 없거나 되레 소폭 줄었다는 뜻이다.
그런데 운동량은 확 줄고 있다. 우리나라 성인의 걷기 실천율(최근 1주일 동안 주 5일 이상 하루 30분 넘게 걸은 사람의 비율)은 2005년 60.7%에서 2016년 39.6%까지 떨어졌다. 유산소 신체 활동 실천율로 따지면 2014년 첫 조사 당시 58.3%였는데 2016년엔 49.4%로 낮아졌다.
실제 직장인 이 과장은 오전 8시 출근해 점심시간 직전까지 사내 회의 참석하느라 1200여 보 움직였고, 점심 먹고 돌아와서는 거의 '망부석'처럼 책상에 앉아 있었다. 오후엔 커피 믹스 두 잔(94㎉) 마시면서 담배 5차례 피우느라 1000여 보, 퇴근길 회사 근처 삼겹살집에 가느라 900여 보 걸었을 뿐이다. 통상 자가용으로 출퇴근하는 회사원은 하루 3000~5000보를 걷는다. 전문가들은 하루 1만보 정도 걷는 것을 권장하고 있다. 이 과장은 "사무실에서 100m쯤 떨어진 흡연 구역으로 움직일 일마저 없었다면 걸음 수가 절반도 안됐을 것"이라고 했다.
◇"게으름과 이별하라"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의 최근 설문조사에 따르면, 최근 6개월 이상 꾸준히 운동(주 5일 이상 하루 30분 넘게 운동)하는 비율은 비만인 사람 중 32.8%로 정상 체중(36.5%)에 비해 낮았다. 비만인 사람 셋 중 하나(35.6%)는 하루 8시간 이상 앉아서 지낸다고 답했다. 정상 체중(30.3%)보다 1.2배 정도 높은 것이다. 비만일수록 꾸준히 운동하는 비율이 낮고, 앉아서 보내는 시간도 많다는 뜻이다.
신체 활동에 대한 인식도 차이가 났다. '신체 활동을 해야겠다'는 욕구를 느낀다는 답변은 비만일 땐 58.6%로 정상 체중(63%)보다 낮았다. 신체 활동을 하는 데 자신감이 있다는 비율도 비만 40.9%, 정상 체중 45.7%였다. 몸을 더 움직여야 할 사람들이 그럴 의욕도, 자신감도 덜하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일상생활에서 조금 더 걷고 움직이는 게 큰 도움이 된다고 설명한다. 이만균 경희대 스포츠의학과 교수팀이 직장인 14명에게 12주간 출퇴근 시 자가용 대신 대중교통(주 5일, 하루 2회)을 이용하게 했더니, 체지방 세포에서 분비되는 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