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 끄기의 기술' 저자 마크 맨슨]
작년 美 출간 후 150만부 판매… 국내에서도 종합 베스트 1위
노력하면 된다는 '아메리칸 드림', 젊은이들에게 실패감 느끼게 해
"애쓰지 마라(Don't try)."
"대부분의 자기계발서는 가식적이다. '긍정적인 마음을 가지고 최고와 최상'이 되라고 말한다. 그런데 그러다 보면 우리는 결핍만을 떠올리게 된다. 이루지 못한 것, 내게 없는 것. 이상하지 않은가. 뭔가를 늘 꿈꾸는 사람이 결국 꿈을 이루지 못했다는 사실만 신경 쓰고 있다는 게."
제목만 보면 달관의 경지에 이르는 법을 알려주는 책 같지만, 키워드는 '고통(pain)'이다. 맨슨은 "성공을 결정하는 질문은 "'나는 무엇을 즐기고 싶은가'가 아니라 '나는 어떤 고통을 견딜 수 있는가'"라고 했다. "성공을 꿈꾸면서 고통을 감수하지 않겠다는 건 허황되다. 삶이란 어차피 고통으로 가득 차 있으니 그중 내가 감당할 수 있는 고통이 무엇인지 선택한 후 다른 모든 일에 신경을 끄고 그 일에만 집중하라는 것이다. 어려운가? 어떻게 살든 인생은 실패, 상실, 후회를 수반하고 마지막엔 죽음이 온다." 맨슨이 말하는 '성공'이란 부(富)와 명예가 아니다. 진심으로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사는 것이다.
전통적인 자기계발서는 인간의 '가능성'에 주목한다. 당신은 대단한 사람이니 노력해서 성공하라고 독려한다. 맨슨의 책은 이런 상식을 뒤엎는다. 그는 말한다. "모두가 위대한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건 헛소리다. 너는 특별하지 않다. 평범을 받아들이면 거창한 기대 없이 자유롭게 진정으로 바라는 것을 이룰 수 있다."
이는 곧 '열심히 일하면 원하는 것을 뭐든 가질 수 있다'는 '아메리칸 드림'에 대한 비판이다.
"자원은 고갈됐고 세계화로 전 세계 사람들과 경쟁해야 한다. 현실은 바뀌었는데 '드림'은 그대로다. 그래서 많은 미국 젊은이들이 스스로를 실패자라 느낀다. 부모 세대는 좋은 직장 다니고 집 사고, 차 두 대 모는데 청년들은 학자금 빚에 허덕인다. 세대 갈등이 시작됐고 젊은이들 사이에 분노가 만연하다. 대부분 정부를 욕하는데 내 생각엔 '아메리칸 드림'이 문제다. 우리 모두가 대단하고 특별할 수 있다는 그 종교적 믿음 말이다."
'신경 끄기의 기술' 미국 주 독자층은 20~40대. 한국에서는 주로 30대가 샀다. 맨슨은 "내 책이 현실에 대해 회의적이고 비판적이라 인기 있는 것 같다"고 했다.
맨슨의 인생 역정은 이 시대 청춘과 비슷하다. 2007년 대학을 졸업했는데 금융 위기가 닥쳤고, 20군데 넘게 입사 원서를 넣었지만 몽땅 떨어졌다. 스타트업 열풍에 발맞춰 마케팅 웹사이트를 운영했지만, 그것도 별 재미를 보지 못하고 그만뒀다. 이 모든 우울한 경험의 고백이 맨슨을 스타 작가로 이끌었으니,
이 책이 한국에서도 인기를 끈 건 실업, 저성장사회, 세대 갈등 등 요즘 젊은 세대가 전 지구적으로 공유하고 있는 고민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그는 "외부 환경이 어떠하건 간에 내 삶에서 일어나는 일은 100% 내 책임"이라고 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내 삶에 더 큰 책임감을 가질수록, 내 삶에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