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7.03.03 03:15
박근혜 대통령 탄핵 소추로 야권이 본 것은 정권 교체 가능성만이 아니다. 그들은 대북정책 변경 가능성도 봤다. "정권이 바뀌면 화해 협력을 통해 북핵 문제 해결의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나름 근거도 댄다.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대북 제재는 핵개발도 미사일 발사도 막지 못했고 남북관계만 망친 처참한 실패라는 것이다. "남한의 쌀과 북한 희토류를 맞교환하자"고 한 최근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발언도 그런 인식에서 나왔다.
야권 햇볕론자들은 탄핵 사태로 민심이 현 정권에 등을 돌리자 국민이 현 정부의 대북정책에도 등 돌린 것으로 간주한다. 하지만 실상은 그 반대다. 박근혜 정권 출범 후 갤럽이 실시한 대통령 지지율 조사에는 반복되는 패턴이 있다. 2013년 9월 박 대통령이 러시아 G20 정상회담에 참석했을 때 67%였던 지지율은 이후 세월호 참사, 메르스 사태, 탄핵 소추를 겪으며 추락했다. 그런데 가끔 반등이 있었다. 2015년 5월 메르스 확산으로 33%까지 떨어졌던 지지율이 그해 8월 북한 목함지뢰 도발 때 정부가 강력히 대응해 북의 유감 표명을 받아내자 54%로 상승했다. 한·일 위안부 합의 때 40%로 다시 떨어졌지만 4차 핵실험에 맞서 개성공단을 중단하자 43%로 반등했다. "두 정권에서 한 게 뭐냐"며 변화를 요구한 야권과 달리 민심은 북이 태도를 바꿀 때까지 원칙을 고수하라고 주문한 것이다.
햇볕은 실패했지만 제재는 현재진행형이다. 대북 제재에 대한 북의 도발로 인해 우리가 겪는 고통은 담배를 끊으려는 사람이 겪는 금단증상과 유사하다. 북은 전처럼 돈맛을 보기 위해 지난 9년간 온갖 수단을 동원해 우리를 괴롭혔다. 야권은 그때마다 겁이 났는지 달래려고 그랬는지 "북이 원하는 대로 해주자"고 했다. 이는 금단증상과 싸우는 이더러 "고생 말고 그냥 피워"라고 하는 것과 다를 게 없다. 굴복하면 담배(핵) 없는 인생(한반도)의 꿈은 버려야 한다.
중국에서 "사드가 성주에 배치되면 타격할 것"이란 주장이 나왔다. 롯데그룹 불매운동을 벌인다고 협박했고, 한한령·금한령을 동원해 압박한다. 일본이 2012년 9월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의 국유화를 발표했다가 경험한 압박은 그 이상이었다. 반일 시위대가 중국 내 일본 공장 10여 곳의 기물을 부수고 일본 자동차 매장을 불태웠다. 그랬던 중국이 지금은 일본이 태평양 연안 가나가와현에 있던 항모여단을 올해 부
중국은 미·일 안보동맹 강화로 맞서는 일본을 어쩌지 못했다. 우리도 북·중의 위협에 결연히 맞서야 한다. 파국이 왔을 때 잃는 쪽은 우리만이 아니다. 그들도 잘 아는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