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족 노조

"車업계 임금 투쟁 피해, 결국 노동자에게 돌아가"

최만섭 2016. 12. 28. 08:51

"車업계 임금 투쟁 피해, 결국 노동자에게 돌아가"

  • 김승범 기자
  • 입력 : 2016.12.28 03:00

    김용근 자동차산업협회장

    "매년 되풀이되는 임금인상, 지속적인 원가 상승 이어져
    미래 성장 동력 갉아먹어… 임금·고용 합리적 빅딜 필요"

    "한국 자동차 산업은 투쟁적 노사 문화를 넘어서지 못하면 더 성장할 수 없습니다."

    김용근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회장은 26일 "전 세계적으로 보호무역주의가 거세지고 첨단 친환경차·자율주행차 개발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면서 글로벌 자동차 시장 환경이 급변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국내 자동차 산업은 잦은 노사 분규와 고임금 구조에 발목이 잡혀 경쟁력을 상실할 위기에 놓여 있다"고 덧붙였다.

    협회가 파악한 바로는 올해는 국내 자동차 업계가 해외에서 만든 자동차(460만대 추정)가 국내 생산량(420만대)을 추월하는 첫해가 될 게 확실하다. 지난해까지 전체 생산량 규모에서 한국은 중국·미국·일본·독일에 이은 '톱 5'였지만 올 들어서는 인도에 밀려 6위로 내려앉았다. 국가별 수출 순위에서도 멕시코에 뒤져 4위로 한 단계 떨어졌다. 러시아 등 주력 수출시장 부진 탓도 있지만 현대차·기아차가 각각 20여차례 파업을 벌이며 생산·수출에 차질을 빚은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 김 회장은 "국내 자동차 업계에서 매년 되풀이되는 임금 인상이 지속적인 원가 상승으로 이어져 미래 성장 동력을 위한 투자가 약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용근 자동차산업협회장은 “투쟁적인 노사 문화 때문에 한국 자동차 산업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고 말했다.
    ▲ 김용근 자동차산업협회장은 “투쟁적인 노사 문화 때문에 한국 자동차 산업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명원 기자
    현대·기아차 최근 5년간 평균 임금인상률은 5%대로 독일 폴크스바겐(3.3%), 일본 도요타(2.5%), 미국 GM(0.6%)보다 높다. 반면 매출액 대비 R&D(연구개발) 투자비 비중은 현대차(2.4%)와 기아차(2.7%)가 폴크스바겐(5.7%)·도요타(3.5%) 등에 비해 떨어진다. 이 때문에 현대차는 미래 친환경차·자율주행차 분야에서 해외 경쟁사에 뒤져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생산 유발과 고용 효과가 큰 업종인 자동차 산업의 기반이 흔들릴 경우 피해는 결국 노동자한테 돌아간다"면서 호주를 예로 들었다. 지난 10월 포드가 91년 만에 호주 자동차 생산 라인을 접었고, GM과 도요타도 내년 호주에서 철수할 예정. 블룸버그통신은 호주에서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이 빠져나가면서 210억호주달러(약 20조2500억원)에 달하는 산업이 사라지고 5만여명 실직자가 생길 것으로 전망했다. 김 회장은 "생산직 인력을 회사가 마음대로 배치할 수 없게 할 정도로 강성인 노조가 임금과 복리후생과 같은 기득권에 집착한 나머지 생산성이 세계 최하위 수준으로 떨어졌다"며 "글로벌 업체들이 떠나면서 노동자들이 부메랑을 맞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회사는 국내에서 고용이 유지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노조는 임금이 글로벌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부담이 되지 않도록 사측에 협조해야 한다"며 "이런 '임금과 고용 간의 합리적인 빅딜'을 통한 선진적인 노사 관계 정립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또 "트럼프 정부 출범을 앞두고 국내 자동차 업계가 한층 정교한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며 "트럼프 당선에 가장 큰 역할을 한 미국 러스트벨트(중서부 쇠락한 산업지대)의 주요 산업 가운데 자동차가 있어 국내 자동차 수출이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우려가 있지만 기회 요인도 많다"고 말했다. 트럼프 정부가 대(對)한국 무역적자를 문제 삼을 경우 대미 자동차 수출에 지장이 생길 수 있다. 하지만 미국 경기 진작으로 현지 내수 시장이 좋아질 경우, 수출 증가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 트럼프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폐기 방침으로 일본차가 미국 시장에서 관세 혜택을 누릴 수 없게 돼 우리 업체가 가격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점도 호재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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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6/12/28/2016122800127.html#csidxbeb1b0e50c14e1483f46080307d305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