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6.12.12 03:12
과다한 비타민 섭취처럼 일정 수준 이상의 돈은
기대만큼의 행복으로 전환되지 않고 사람의 소중함 못 보게 해
행복의 원천은 돈 아닌 인간
약 130만 종(種)의 동물 중 그다지 빠르지도, 힘이 세지도 않은 인간이 어떻게 지구를 정복하게 되었을까? 모든 동물이 해결해야 하는 과제는 적과 포식자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고 식량과 짝짓기 상대를 확보하는 것이다. 인간이 이 근원적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활용했던 자원이 있는데, 그것은 다른 사람들이었다. 함께 사냥을 하고, 나누어 먹고, 서로를 보호했다. 이 사회적 자원을 정교하게 이용하기 위해서는 고도의 지능이 필요했고, 이렇게 얻은 지능 덕분에 인간은 먹이사슬의 최상단에 올라서게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하버드대학의 저명한 생물학자 에드워드 오스본 윌슨(Wilson)은 최근 저서에서 인간의 지구 정복은 한마디로 '사회적 정복'이었다는 주장까지 한다.
이처럼 수십만 년간 인간에게 다른 사람은 '생존 필수품'이었던 것이다. 그래서 지금도 혼자라는 느낌이 들 때 우리는 온갖 부정적인 감정들을 느낀다―두려움, 불안, 외로움, 우울함. 이런 느낌들은 혼자인 지금의 상태가 위험하니 다시 사회적 관계를 회복하라는 뇌의 강력한 경고 메시지다. 역으로, 행복감이 높기 위해서는 그 무엇보다 사회적 관계의 양과 질이 높아야 한다는 연구 결과도 이 때문이다.
이처럼 수십만 년간 인간에게 다른 사람은 '생존 필수품'이었던 것이다. 그래서 지금도 혼자라는 느낌이 들 때 우리는 온갖 부정적인 감정들을 느낀다―두려움, 불안, 외로움, 우울함. 이런 느낌들은 혼자인 지금의 상태가 위험하니 다시 사회적 관계를 회복하라는 뇌의 강력한 경고 메시지다. 역으로, 행복감이 높기 위해서는 그 무엇보다 사회적 관계의 양과 질이 높아야 한다는 연구 결과도 이 때문이다.
혼자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인간의 뇌리에 박힌 이 생각을 변화시킨 발명품이 약 5000년 전 메소포타미아에 등장했다. 돈이라는 개념이다. 늘 타인에게 의존해 생존 문제를 해결했던 인간에게 새로운 옵션이 생긴 것이다. 조개껍데기든 종이든, 돈으로 통용되는 것을 많이 가지고 있으면 더 이상 사람을 거치지 않고도 식량과 안전을 확보할 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 돈은 인간이 자신을 '부족하다'에서 '충분하다'고 보게 되는 사고의 전환을 일으킨다.
심리학자 캐슬린 보스(Vohs)와 동료들의 최근 연구는 돈에 대한 무의식적 생각이 사회적 행위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보여준다. 연구진은 실험 참가자들을 컴퓨터가 놓인 책상 앞에 대기시키는데, 이때 컴퓨터 화면에 돈 혹은 자연경관 사진이 날아다니는 영상을 켜 놓는다. 돈 사진에 노출되었던 참가자들은 이후 과제에서 자연 사진을 본 참가자들에 비해 남을 덜 도울 뿐 아니라 도움을 받는 것도 원치 않았다. 스스로도 의식하지 못하지만, 돈에 촉각이 세워지면 다른 사람이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는 과장된 자기 충만감(self-sufficiency)이 생기는 것이다. 바로 이 착각이 행복을 향한 경로에서 많은 현대인을 탈선시킨다.
최소의 돈은 행복의 필요조건이다. 의식주의 기본적 욕구조차 충족되지 못한 삶은 행복하기 어렵다. 하지만 필요 이상의 비타민 섭취가 별다른 효력이 없듯이, 일정 수준 이상의 돈은 기대만큼의 행복으로 전환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소득이 높아지면 돈의 쓰임새가 바뀌기 때문이다. 더 이상 생명과 직결되는 자원을 교환하는 수단이 아니라, 자신의 가치를 타인으로부터 인정받기 위한 물건이나 상징들을 얻기 위해 돈을 쓴다. 하지만 명품 가방이 주는 기쁨은 오래가지도 않고, 더 좋은 가방을 들고 다니는 사람이 없도록 계속 업그레이드를 해야 한다. 투자 대 비 돌아오는 기쁨의 크기는 점점 미약해지는 게임에 들어서는 것이다.
하지만 가장 치명적인 것은, 돈에 눈을 둘수록 행복의 원천인 사람의 귀중함을 놓치게 된다는 것이다. 심지어 돈을 위해 사람 간의 갈등과 분쟁을 감수하기도 한다. 행복의 입장에서 보면, 그야말로 소탐대실(小貪大失)이다. 돈의 가치를 과대하게 평가하는 개인이나 사회가 특히 빠지기 쉬운 함정이다
심리학자 캐슬린 보스(Vohs)와 동료들의 최근 연구는 돈에 대한 무의식적 생각이 사회적 행위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보여준다. 연구진은 실험 참가자들을 컴퓨터가 놓인 책상 앞에 대기시키는데, 이때 컴퓨터 화면에 돈 혹은 자연경관 사진이 날아다니는 영상을 켜 놓는다. 돈 사진에 노출되었던 참가자들은 이후 과제에서 자연 사진을 본 참가자들에 비해 남을 덜 도울 뿐 아니라 도움을 받는 것도 원치 않았다. 스스로도 의식하지 못하지만, 돈에 촉각이 세워지면 다른 사람이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는 과장된 자기 충만감(self-sufficiency)이 생기는 것이다. 바로 이 착각이 행복을 향한 경로에서 많은 현대인을 탈선시킨다.
최소의 돈은 행복의 필요조건이다. 의식주의 기본적 욕구조차 충족되지 못한 삶은 행복하기 어렵다. 하지만 필요 이상의 비타민 섭취가 별다른 효력이 없듯이, 일정 수준 이상의 돈은 기대만큼의 행복으로 전환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소득이 높아지면 돈의 쓰임새가 바뀌기 때문이다. 더 이상 생명과 직결되는 자원을 교환하는 수단이 아니라, 자신의 가치를 타인으로부터 인정받기 위한 물건이나 상징들을 얻기 위해 돈을 쓴다. 하지만 명품 가방이 주는 기쁨은 오래가지도 않고, 더 좋은 가방을 들고 다니는 사람이 없도록 계속 업그레이드를 해야 한다. 투자 대
하지만 가장 치명적인 것은, 돈에 눈을 둘수록 행복의 원천인 사람의 귀중함을 놓치게 된다는 것이다. 심지어 돈을 위해 사람 간의 갈등과 분쟁을 감수하기도 한다. 행복의 입장에서 보면, 그야말로 소탐대실(小貪大失)이다. 돈의 가치를 과대하게 평가하는 개인이나 사회가 특히 빠지기 쉬운 함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