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뇌졸중 원인 절반은 고혈압 때문… 식습관·비만 관리하라

최만섭 2016. 10. 5. 09:52

뇌졸중 원인 절반은 고혈압 때문… 식습관·비만 관리하라

  • 이금숙 헬스조선 기자

  • 이기상 헬스조선 인턴기자

입력 : 2016.10.05 08:30

뇌졸중 일으키는 위험요소 10

전 세계 32개국 3만명 대상 연구…10가지 위험 제거하면 90% 예방

뇌혈관이 막히거나(뇌경색) 터져서(뇌출혈) 발생하는 뇌졸중은 한국인 사망원인 3위 질병이다. 뇌졸중은 대부분 잘못된 생활습관 때문에 발생하는데, 최근 뇌졸중의 10가지 위험요인을 밝힌 대규모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들 위험요인 대부분은 생활습관 개선으로 예방이 가능한 것들이었다.

캐나다 맥마스터대학 인구보건연구소 마틴 오도넬 교수팀이 2007년 1월부터 2015년 8월까지 유럽·아시아·아메리카·아프리카·호주 등 세계 32개국 연구기관의 협력 아래 약 2만7000명을 뇌졸중 환자(1만3447명)와 대조군(1만3472명)으로 나눠 비교·분석했다. 연구진은 이들을 대상으로 뇌졸중 발생 시 기여하는 위험 정도(PAR)를 분석했다. 그 결과, 뇌졸중의 가장 큰 위험요소는 고혈압으로 나타났다. 고혈압은 뇌졸중 발생에 47.9% 기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뒤로는 운동 부족, 혈중 지방, 잘못된 식습관, 비만, 스트레스, 흡연, 심장질환, 알코올, 당뇨병 순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10가지 위험요인을 제거한다면 뇌졸중을 약 90% 예방할 수 있다"고 밝혔다. 뇌졸중을 유발하는 각각의 위험요소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

뇌졸증 유발하는 10가지
/사진=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그래픽=김란희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그래픽 뉴스로 크게 볼 수 있습니다. / 조선닷컴
1. 고혈압=뇌졸중 위험도 47.9%

혈압이 140/90㎜Hg 이상인 경우 뇌졸중 기여위험도는 47.9%에 달했다. 고혈압을 예방하면 절반 정도의 뇌졸중 발병을 막을 수 있다는 얘기다. 세브란스병원 신경과 유준상 교수는 "고혈압은 전 세계 대부분의 나라에서 뇌졸중의 1위 원인이다"고 말했다. 혈압이 높으면 지속적으로 혈관벽에 높은 압력을 가하게 되면서 혈관이 손상되고 염증이 발생, 동맥경화증을 유발한다. 유준상 교수는 "뇌는 우리 몸에서 가장 혈류가 많이 가는 장기이므로 혈압의 영향에 특히 민감하다"고 말했다. 실제 뇌의 무게는 몸무게의 2.5%에 불과하지만, 뇌로 가는 혈류의 양은 전체의 20%에 달한다. 또 심장에서 대동맥을 통해 혈액이 뿜어져 나올 때 가장 먼저 도달하는 장기도 뇌이기 때문에 그만큼 혈압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2. 운동 부족=뇌졸중 위험도 35.8%

한 주에 4시간 이상 규칙적인 운동을 하는 경우 뇌졸중을 35.8% 예방할 수 있다.
가천대 뇌과학연구원 서유헌 원장은 "운동은 혈관의 탄력성을 높인다"며 "나이가 점점 많아질수록 움직이지 않는 경향이 있지만, 운동을 해야 뇌로 가는 혈류가 늘어 뇌졸중을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3. 혈중 지방=뇌졸중 위험도 26.8%

혈액 속에 지방(Blood fat)이 필요 이상으로 많은 경우에는 뇌졸중 위험이 26.8% 상승했다. 나쁜 콜레스테롤을 포함한 혈액 속 각종 지질은 동맥경화증의 주요 요인이다. 실제로 혈중 지질 수치를 낮추면 뇌졸중 재발이나 사망률이 낮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많다.

4. 식습관=뇌졸중 위험도 23.2%

건강식이지수로 측정한 식습관 점수가 낮은 경우에도 뇌졸중 위험성은 23.2% 높아졌다.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권순억 교수는 "뇌졸중을 유발하는 나쁜 식습관은 짜게 먹거나 설탕·밀가루가 많이 든 고탄수화물 식품을 먹는 것"이라며 "비만이나 이상지질혈증이 있는 사람은 지방이 많은 음식도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5. 비만=뇌졸중 위험도 18.6%

체지방이 체중의 25~30% 이상인 비만도를 갖고 있는 사람은 정상 체중의 사람에 비해 뇌졸중 발병 위험도가 18.6% 높았다. 비만인 사람은 혈관벽에 염증이 많아 뇌졸중 위험이 높아진다. 고혈압이나 당뇨병 같은 뇌졸중 원인 질환 발병위험도 높인다.

6. 스트레스=뇌졸중 위험도 17.4%

일상에서 받는 스트레스나 우울감 등도 뇌졸중의 위험 요소였는데, 이들의 위험도는 17.4%로 나타났다. 서유헌 원장은 "스트레스를 받으면 아드레날린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을 분비시켜 혈관을 수축해 혈압을 상승시키고 뇌졸중 위험을 높인다"고 말했다.

7. 흡연=뇌졸중 위험도 12.4%

현재 흡연자인 경우 뇌졸중 위험도는 12.4% 증가했다. 흡연이 혈관 벽을 손상시키고, 혈중 지질을 산화시켜 동맥경화증의 위험을 가중시키며 염증을 만들어 뇌졸중 위험을 높인다. 한국 연구에 따르면 젊은 뇌졸중 환자의 경우 흡연이 가장 큰 위험인자로 나타났다.

8. 심장질환=뇌졸중 위험도 9.1%

심방세동 등 심장 문제가 관찰되는 경우에는 뇌졸중 기여위험도가 9.1% 였다. 심장이 불규칙하게 뛰는 심방세동이 있으면 심장 내 혈액이 고이면서 혈전이 만들어지고, 이 혈전이 뇌혈관을 막아 뇌졸중 위험이 커진다.

9. 알코올=뇌졸중 위험도 5.8%

음주 습관의 뇌졸중 기여위험도는 5.8%이다. 한 두잔의 술은 혈관 건강에 긍정적이지만, 그 이상 먹으면 혈압 변화가 심해지고 혈당 관리도 안돼 뇌졸중 위험이 높다.

10. 당뇨병=뇌졸중 위험도 3.9%

당뇨병의 뇌졸중 위험도는 3.9%로 나타났다. 혈당이 높으면 그 자체로 혈전이 잘 생기고 염증이 잘 만들어진다. 권순억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는 당뇨병의 위험도가 낮게 나타났지만, 당뇨병은 고혈압 만큼 뇌졸중의 주요 위험인자"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