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軍 "北 핵 사용 징후땐 지도서 평양 없어질 것"이라는데…

최만섭 2016. 9. 12. 10:05

軍 "北 핵 사용 징후땐 지도서 평양 없어질 것"이라는데…

입력 : 2016.09.12 03:00

[김정은의 核 폭주] 北위협에 대응은 어떻게

- 대량 응징 보복작전
현무 계열 미사일만 1000발 넘어…
평양을 일정 구역으로 나눠 지휘부가 숨을만한 곳 초토화
美軍지원 없이 단독작전엔 한계

- '김정은 제거 부대' 만든다
1개 여단 규모 특수부대
정찰기, 특수 수송기·장비 등 美軍 의존 벗어나는 게 관건

현무-2는 사거리 300~500㎞인 우리 군의 주력 탄도미사일. 현무-3는 사거리 1000㎞인 크루즈 미사일.
현무-2는 사거리 300~500㎞인 우리 군의 주력 탄도미사일. 현무-3는 사거리 1000㎞인 크루즈 미사일.

우리 군이 북한의 핵무기 사용 징후가 포착되면 평양 일부 지역을 지도상에서 지울 수 있을 정도로 포격하는 응징 작전을 세운 것으로 확인됐다. 또 핵 공격 징후 시 김정은 등 전쟁 지휘부를 제거하는 임무를 전담할 특수부대인 '한국판 레인저' 부대 편성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군의 최정예 특수부대인 '75레인저' 연대를 참고한 것으로 보인다.

군 관계자는 11일 "평양의 일정 구역을 지도상에서 완전히 사라지게 하는 '대량 응징 보복(KMPR·Korea massive punishment & retaliation)' 작전을 최근 국회에 보고했다"며 "평양을 일정한 구역으로 나눠서 핵무기 사용 징후 등이 나타났을 때 전쟁 지휘부가 숨을 만한 해당 구역을 초토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은 등 북한 지휘부 동향을 추적하다가 핵미사일 발사 시도 등 위협 요인이 발견되면 즉시 해당 지역을 우리 군이 보유한 미사일로 타격한다는 것이다.

이 계획은 지금까지 비밀에 부쳐져 있었지만 이번 북한의 5차 핵실험으로 외부에 공개됐다.

이 작전에는 사거리 300㎞인 현무-2A와 사거리 500㎞인 현무-2B, 사거리 1000㎞인 순항미사일 현무-3 등 가용 미사일 자원이 총동원된다. 합참 관계자는 "보유 중인 현무 계열 미사일은 1000발이 넘는다"며 "우리의 탄도·순항미사일 능력으로도 상당 수준의 응징 보복이 가능하다고 우리 스스로 밝힌 것은 처음"이라고 했다.

여기에 군은 사거리 800㎞의 탄도미사일도 내년까지 시험을 모두 마치고 전력화할 계획이다. 올해 말 유럽에서 수입해 실전 배치할 공대지 미사일 '타우러스'는 사거리가 500㎞이지만, 오차 범위는 1m에 불과하다. 북한의 특정 건물 유리창도 명중시킬 수 있는 수준이다.

군 소식통은 "GBU-28 벙커버스터는 김정은 등의 지하 대피소를 타격할 수 있다"며 "'대량 응징 보복'은 핵무기를 갖지 않은 상황에서 최선의 작전 개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미군의 지원 없이 우리가 단독으로 평양을 초토화할 수 있는 능력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이번에 우리 군이 공개한 북한 지도부 응징 작전 개념에는 특수부대를 평양 등에 침투시켜 김정은 등 북한 핵심 요인을 제거하는 작전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군 소식통은 이날 "군 당국이 특수전사령부 예하의 일부 부대를 재편성해 유사시 적 핵심 표적을 제거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인 것으로 안다"고 했다. 핵심 표적은 김정은 등 북한 수뇌부, 핵 시설, 미사일 기지, 대량살상무기(WMD) 관련 시설 등이다. 특수부대는 1개 여단 규모를 검토 중이다.

군 당국은 이를 위해 이미 300억원을 '대테러 장비 보강' 명목으로 편성해 특수부대가 사용할 소총 등 개인 화기, 통신 장비 등에 대한 강화에 나섰다.

그러나 이 정도로는 제대로 된 '김정은 제거 부대' 구축이 힘에 부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특수부대가 적 지휘부 제거 작전을 수행하려면 우선 야간이나 악천후에도 레이더에 걸리지 않고 저공 비밀 침투가 가능한 특수 수송기와 헬기를 갖춰야 한다. 현재 우리 전력은 적 후방에 침투할 수 있는 특수 수송기가 없어 미군에 의존하는 실정이다. 또 작전 요원들의 개인 화기나 통신 장비, 기동 차량 등도 현재보다 훨씬 더 보강돼야 한다. 무엇보다 북한의 핵 도발 징후를 포착할 수 있는 정찰위성, 무인정찰기 등을 갖춰야 하지만 이 역시 대부분 미군 장비에 의존하는 실정이다.

군사 전문가들은 이 같은 정찰·감시 자산, 침투 수단, 기동 타격 화력 등을 갖춘 여단급 부대를 편성하기 위해서는 5000억원 정도가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5000억원은 해군 이지스함 1척 도입 비용의 절반 수준이고, 공군 F-15K 5대, 육군 K-2 전차 60여대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올해 국방예산 총액은 38조7995억원이다. 안보 부서 관계자들은 "새 예산을 달라고 할 게 아니라 현재 추진하는 군비 증강 사업 중 일부를 과감하게 줄여서 여단급 특수부대 전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