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체제 위기 몰리자 核무장 서두르는 김정은

최만섭 2016. 9. 10. 06:14

체제 위기 몰리자 核무장 서두르는 김정은

입력 : 2016.09.10 03:00

[김정은의 核폭주]

- 北, 核개발 폭주하는 이유는
美는 압박 수위 더욱 높이고 최근 엘리트 탈북자도 증가
美대선 국면서 核이슈 부각시켜 차후 美와 체제 보장 담판 속셈

북한의 '핵 폭주'가 종착역을 향해 속도를 내고 있다. 김정일 집권 기간(17년 5개월) 두 차례 실시된 핵실험이 김정은 집권 이후 4년 9개월 동안에만 세 차례 이뤄졌다. 지난 1월 4차 핵실험 이후 탄도미사일만 23발 쐈다. 정부 당국자는 9일 "하루빨리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받겠다는 김정은의 조급함과 집착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북한 핵무기연구소는 이날 성명에서 이번 핵실험에 대해 "미국을 비롯한 적대 세력들의 위협과 제재에 대한 실제적 대응 조치의 일환"이라고 했다. 이번 핵실험이 과거 네 차례 핵실험에도 자신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는 미국에 보이기 위한 것임을 '고백'한 것이다.

이번 핵실험은 미국 대선을 두 달 앞두고 이뤄졌다. 정부 관계자는 "북한은 연초 4차 핵실험을 했는데도 미국이 관심을 보이지 않자 더 강하게 나온 것"이라며 "미 대선 국면에서 북핵·북한 이슈의 우선순위를 끌어올리려는 의도"라고 말했다. 정부 소식통은 "미국이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면 핵 군축 담판 등을 통해 체제를 보장받고 주한미군 철수 등의 목적을 이룰 수 있다는 게 북한의 계산"이라고 했다.

하지만 북한이 이처럼 핵·미사일에 매달리는 것은 역설적으로 북한이 처한 대내외적 상황이 녹록지 않음을 보여준다는 분석이다. 안보 부서 관계자는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체제 유지 자체가 힘들다는 방증"이라며 "4차 핵실험 이후 북한 체제 곳곳에 균열이 가고 있는 조짐이 뚜렷하다"고 말했다.

실제 올해 들어 지난달 말까지 입국한 탈북자가 작년보다 15% 증가하는 등 김정은 집권 이후 급감하던 국내 입국 탈북자 수가 4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특히 올해는 태영호 주영 북한 공사의 망명 등 김정은 체제를 떠받치는 엘리트층의 탈북이 두드러지며 생계형 탈북이 주를 이루던 과거와 질적인 차이를 보이고 있다.

현재 김정은 정권을 가장 힘들게 하는 것은 연초 4차 핵실험 이후 가해진 국제사회의 전방위 대북 제재다. 북한의 외교적 고립이 갈수록 심화하는 가운데 경제·금융 제재로 외화벌이에 상당한 타격을 받았다. 정부 당국자는 "최근 엘리트 탈북자들은 대부분 북한 당국의 무리한 충성 자금 상납 지시를 견디지 못한 경우"라고 했다.

이처럼 체제 내구력이 급속히 약화하는 상황에서 김정은은 내부 결속을 위해 공화국 창건 68주년을 맞아 핵실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국정원도 이날 국회 긴급 보고에서 이번 핵실험의 배경으로 ▲국제적 비핵화 압박에 대한 시위 ▲제재에 굴하지 않는 김정은의 지도자상 부각 ▲엘리트 탈북에 따른 내부 동요 차단 등을 꼽았다.

한편 북한은 이날 핵실험 성공을 '핵무기연구소 성명'이라는 형식을 처음 내세워 발표했다. 지난 1~3차 핵실험 때는 '조선중앙통신 보도', 지난 4차 핵실험 때는 '정부 성명'을 통해 핵실험을 공개했다. 장철훈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핵무기연구소'에 대해 "영변 핵시설, 풍계리 핵실험장 등을 종합적으로 관리하는 기관"이라며 "핵무기의 기술적 신뢰성과 전문성을 과시하려는 의도"라고 말했다. 핵 개발에 몰두하는 김정은이 지난 3월 9일 이 연구소를 처음 방문했다는 북한 매체 보도를 감안할 때 김정은이 설립을 직접 지시했을 가능성도 있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