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EU탈퇴 -2016년 6월 24일

'그렉시트'는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최만섭 2016. 7. 4. 05:24

'그렉시트'는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 방현철 기자
  • 입력 : 2016.07.04 03:05

    유럽연합은 정치·경제동맹, 유로존은 19개國 경제 통합체
    유로 사용하고 탈퇴 규정 없어 그렉시트 실현은 쉽지 않을 듯

    브렉시트(Brexit)는 영국(Britain)과 탈출(Exit)이 합쳐진 단어로, 영국이 유럽연합(EU)에서 탈퇴하는 것을 가리킵니다. 그렉시트(Grexit)는 그리스의 탈출(Greece Exit)이라는 뜻의 신조어로 그리스가 유로를 사용하는 유로존에서 나오는 것을 의미합니다.

    두 용어 모두 탈퇴라는 의미를 갖고 있지만, 어디서 탈퇴하느냐 하는 내용은 다릅니다. 유럽연합과 유로존은 포괄 범위가 다릅니다. 유럽연합은 유럽 28국으로 구성돼 있는 정치·경제 동맹으로 '단일 시장'을 추구합니다. 연합 국가들 사이에서는 노동, 상품, 서비스, 자본의 자유로운 이동을 보장하는 것이지요. 1957년 서독, 프랑스, 이탈리아, 네덜란드, 벨기에, 룩셈부르크가 맺은 로마 조약에 따라 탄생한 유럽경제공동체(EEC)가 모태가 됐지요. 애초 유럽연합에는 탈퇴 조항이 없었지만, 2007년 리스본 조약을 맺으면서 50조에 탈퇴 조항을 넣었습니다.

    유로존은 유럽연합보다 한발 더 나아간 경제 통합체로 같은 통화인 유로를 사용합니다. 1999년 유럽연합 국가 중 11 곳이 자국 통화를 버리고 유로를 사용하기로 하면서 출범했습니다. 지금은 열아홉 나라가 가입해 있습니다. 유로존 국가들은 독자적인 통화정책은 없고, 유럽중앙은행(ECB)이 결정하는 기준금리 등 통화정책을 그대로 받아들입니다. 단일 시장을 넘어 경제정책도 한 나라처럼 운용하는 걸 지향합니다.

    그런데 유로존은 유럽연합과 달리 탈퇴 규정이 없습니다. 그래서 유럽연합은 약혼한 상태이고, 유로존은 이혼이 불가능한 결혼을 한 상태에 비유할 수 있다고 합니다.

    최근 브렉시트를 결정한 영국은 리스본 조약에 따라 유럽연합에 탈퇴를 통보하면 2년간 탈퇴 협상을 벌이게 됩니다. 그 후 나머지 회원국의 동의 등을 거쳐 탈퇴가 승인됩니다. 앞으로 어떤 절차를 거쳐 브렉시트가 일어날지 예상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반면 그리스가 그렉시트를 결정하면 탈퇴 규정이 없기 때문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 예상하기 어렵습니다. 일부 경제학자는 그리스가 드라크마라는 자국 통화를 다시 발행하기만 하면 그렉시트가 가능하다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리스인들의 유로 사용을 막을 방법은 없어 보입니다. 새로운 통화를 만드는 동안 그리스에서 은행들이 문을 닫으면서 엄청난 혼란이 올 것이라는 주장도 있습니다. 유로존에서 나가면 유럽연합에서 탈퇴하는 절차가 시작되는지도 논란거리입니다. 그리스에 경제 위기 순간이 올 때마다 그렉시트 주장이 나오긴 하지만 브렉시트와 달리 실제로 발생하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