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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윈이 퇴짜 놓은 홍콩 사무실… 실제로 회사 6개 줄줄이 문 닫은 곳

최만섭 2016. 5. 7. 10:46

마윈이 퇴짜 놓은 홍콩 사무실… 실제로 회사 6개 줄줄이 문 닫은 곳

  • 우석대 교양학부 교수-입력 : 2016.05.07 03:00

[김두규 교수의 國運風水]

아파트
알리바바 창업 당시 마윈의 집이자 사무실이었던 중국 항저우의 아파트 후판화위안(湖畔花園) 16동 202호(붉은색 점선 안). 지금도 길지로 여겨 알리바바의 주요 신규 사업은 이 곳에서 기획된다./김두규 제공
세계적 부자가 된 알리바바 창업주 마윈(馬云)의 성공에는 진융(金庸)의 무협지와 풍수가 큰 영향을 끼쳤음을 지난번 글에서 소개했다. 풍수는 땅과 건물의 효용을 극대화하는 것이 최종 목적이다. 진융의 소설 속에 사파(邪派)의 맹주로 등장하는 무림이 명교(明敎)이다. 명교의 비전절기 건곤대나이심법(乾坤大�移心法)의 핵심은 "사람마다 자체에 축적된 잠재력을 격발시키는 것"이다. 땅이나 사람이나 그 잠재력을 극대화한다는 점에서 풍수와 무협이 일치한다.

무림의 맹주인 무당파(武當派)의 절세무공은 진무칠절진(眞武七截陣)이다. 그런데 이 진무칠절진은 창시자 장삼봉이 "장강과 한수 두 강물이 합류하는 지점에 자리 잡은 뱀산과 거북이산의 형세를 보고 만들어낸 것"이다. 각 문파의 초식(기본동작)에 땅의 형세를 본뜬 이름이 많은 것도 이 때문이다. 마윈은 풍수 신봉을 당당하게 밝히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중국 사나이"라고 했다.

2005년 그는 둥관 포럼에서 말했다. "풍수란 직접 그 장소에 가보면 알 수 있어요. 어느 팀에 문제가 있어 실적이 하락하면 저는 우선 영업에 문제가 있는지 아니면 다른 것이 문제인지를 분석합니다. 때로는 풍수를 대입하기도 합니다."

홍콩에서 알리바바가 첫 번째 사무실을 임차할 때의 일이다. 마윈이 직접 가보고 퇴짜를 놓았다. 풍수상 불길하여 이전 회사가 망했을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알아보니 6개 회사가 줄줄이 문을 닫은 곳이었다. 마윈은 "사무실을 옮길 때는 이전 회사들의 상황을 반드시 확인해야" 함을 강조한다. 그런 이유로 마윈은 새로운 곳으로의 이사를 신중하게 한다. 마윈이 처음 창업할 때 돈이 없어 항저우의 후판화위안(湖畔花園) 16동 202호 방 세 칸짜리 자기 집을 사무실로 썼다. 허름한 이 집은 지금도 회사의 '혁명 성지'로 여겨 알리바바의 새로운 사업 개발들은 모두 이곳에서 진행된다.

그는 창업할 때 직원이 많지도 않은데 고급빌딩에 넓은 사무실을 임차하는 것이 망하는 지름길이라고 말한다. 신입 사원들은 회사의 외모만 보고 높은 기대치를 가지지만 장차 창업 회사가 겪어야 할 어려움을 대비하지 않는다. 그런 회사는 이미 실패의 씨앗을 심어두고 있다. 무리하게 자기 사옥을 짓다가 그 사옥에 깔려 망하는 중견기업들을 염두에 둔 말이기도 하다.

마윈의 CEO 집무실 풍수도 독특하다. 책상 앞 벽에는 사랑하는 사람의 사진을, 뒤쪽 벽에는 자기 회사 단체사진 혹은 후원자의 사진을 걸어둔다. 언제나 CEO를 지지한다는 자신감을 심어주기 때문이다.

마윈은 "풍수의 첫째 원리"가 "변화"라고 규정한다. 흔히 풍수를 장풍득수(藏風得水), 즉 '바람(風)을 갈무리하고 물(水)을 얻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그 의미에 대한 본질적 논의는 지금까지 이뤄지지 않았다. 바람과 물의 본질을 직관한 이가 진융이다. 그는 소설 '의천도룡기'에서 "유수와 같이 흘러와 바람과 같이 사라지는데, 어디서 왔다가 그 가는 곳이 어디인지 알지 못하네(來如流水兮逝如風, 不知何處來兮何所終)"라고 말한다. 바람과 물의 본질을 무상(無常)과 변화로 파악한 것이다. 알리바바 가치관 가운데 하나가 "변화 를 받아들이는 것"이다. "세계시장의 빠른 변화를 흔히 MBA로 상징되는 제도권 경영론은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 2007, 2008년에 발생한 세계 금융 위기를 파악하지 못한 것도 그 대표적인 예이다."(한진규 신라경영연구소 대표) 마윈은 제도권의 경영론이 아닌 전혀 새로운 방법이면서 동시에 전통 사상인 무협과 풍수를 통해서 그 "변화"를 직관한 것이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