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규의 國運風水]
"남자들은 무협지를 좋아한다"고 말한다면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이다. 그러나 필자에게만큼은 지당한 말이다. 대학시절 무협지를 무던히도 읽었다. 누군들 젊은 날 번뇌의 밤을 지새우지 않았으랴. 그 고민이 짝사랑 갑순이를 못 잊는 하찮음에서부터 미래 전망의 부재에서 오는 실존의 불안에 이르기까지! 그때마다 필자는 밤새워 무협지를 읽었다. 필자를 열광시킨 작가는 단연 중국 무협 소설가 진융(金庸)이었다. 무협지를 좋아함에 특별한 이유는 없었다. 무료함과 답답함을 잊기 위한 현실 도피적 독서였고 불임(不姙)의 독서였다.
반면 무협지를 통해 자신을 지존(至尊)으로 만든 이가 있었다. 알리바바(阿里巴巴)파 '장문인(掌門人)' 마윈(馬云)이 바로 그이다. 마윈이 가장 존경했던 이가 진융이다. 그는 독자에 머물지 않고 무협지 속의 주인공이 되었다. 대개 무림의 절대 고수는 혜성처럼 나타나 강호를 제패한 뒤 '장문인'직을 내려놓고 표연히 사라진다. 마윈은 1999년 전자상거래 회사 알리바바를 창업하여 단시일에 세계적 기업으로 만들었다. 그는 이미 중국인에게 '살아 있는 재신(生財神)'이 되었다. 무림지존이 그러하듯 그도 2013년 장문인(CEO) 직에서 물러나 폐관정수(閉關靜修·문을 닫고 수도에 전념)에 들어간다.
수많은 책이 그의 성공 요인들을 분석하고 있지만, 다른 성공 기업인들에 대한 것들과 별반 다를 것이 없다. 정작 그가 깊은 관심을 갖는 무협과 풍수를 주목하는 이는 없다. 그는 실제 태극권의 고수이며, 공공연하게 "나는 풍수를 믿는다(我相信風水)"라고 말한다. 무협지에 빠졌던 풍수학인의 눈에 마윈과 다른 기업인들은 어떤 차이가 보일까?
마윈은 무림의 절대이념인 협의(俠義·협객의 의리)를 중시한 반면, 다른 CEO들은 임직원에게 충성을 요구한다. 많은 기업인은 관시(關係·인맥) 쌓기에 돈을 아끼지 않는다. 그러나 마윈은 "이 세상에서 절대 의존해서 안 될 것이 돈으로 엮이는 관시"라고 말한다. 마윈이 낭만주의를 꿈꾸는 데 비해 다른 기업인들은 합리주의를 강조한다. 마윈은 강호에 뜻을 두고 있으나 다른 기업인들은 도시 지향적이다. 알리바바 본사가 항저우(杭州)라는 지방도시에 있음도 그와 같은 까닭에서이다.
기존 무협 고수(기존의 CEO)들은 초식(招式)을 매우 중시한다. 초식이란 무술의 일정한 동작을 말한다. 그런데 마윈은 초식이 없다. '무초식이 유초식을 이긴다(無招勝有招)'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기업에서 초식이란 일정한 경영 방침과 원칙이다. 또 대부분의 CEO가 경영에 있어 공격과 방어를 함께 하지만, 마윈은 "공격만 할 뿐 수비는 하지 않는다(지공불수·只攻不守)". 이러한 '지공불수' 바탕에는 고독한 초월자의 직관이 작용한다. 진융의 '소오강호(笑傲江湖)'에 등장하는 주인공 영호충과 풍청양이 그의 롤 모델이다.
무림인들은 물보다 산을 선호한다. 무림 정파(正派)들이 오악(태산·형산·화산·항산·숭산) 등 명산에 근거지를 둔 것도 그 까닭이다. 산의 강한 정기를 체화하고자 함이다. 무당파의 창시자 장군보는 북쪽을 유람하다가 산봉우리 셋의 웅장한 기상을 보고 깨달음을 얻어 호를 삼봉(三峯)으로 지을 정도였다.
반면 무협지를 통해 자신을 지존(至尊)으로 만든 이가 있었다. 알리바바(阿里巴巴)파 '장문인(掌門人)' 마윈(馬云)이 바로 그이다. 마윈이 가장 존경했던 이가 진융이다. 그는 독자에 머물지 않고 무협지 속의 주인공이 되었다. 대개 무림의 절대 고수는 혜성처럼 나타나 강호를 제패한 뒤 '장문인'직을 내려놓고 표연히 사라진다. 마윈은 1999년 전자상거래 회사 알리바바를 창업하여 단시일에 세계적 기업으로 만들었다. 그는 이미 중국인에게 '살아 있는 재신(生財神)'이 되었다. 무림지존이 그러하듯 그도 2013년 장문인(CEO) 직에서 물러나 폐관정수(閉關靜修·문을 닫고 수도에 전념)에 들어간다.
수많은 책이 그의 성공 요인들을 분석하고 있지만, 다른 성공 기업인들에 대한 것들과 별반 다를 것이 없다. 정작 그가 깊은 관심을 갖는 무협과 풍수를 주목하는 이는 없다. 그는 실제 태극권의 고수이며, 공공연하게 "나는 풍수를 믿는다(我相信風水)"라고 말한다. 무협지에 빠졌던 풍수학인의 눈에 마윈과 다른 기업인들은 어떤 차이가 보일까?
마윈은 무림의 절대이념인 협의(俠義·협객의 의리)를 중시한 반면, 다른 CEO들은 임직원에게 충성을 요구한다. 많은 기업인은 관시(關係·인맥) 쌓기에 돈을 아끼지 않는다. 그러나 마윈은 "이 세상에서 절대 의존해서 안 될 것이 돈으로 엮이는 관시"라고 말한다. 마윈이 낭만주의를 꿈꾸는 데 비해 다른 기업인들은 합리주의를 강조한다. 마윈은 강호에 뜻을 두고 있으나 다른 기업인들은 도시 지향적이다. 알리바바 본사가 항저우(杭州)라는 지방도시에 있음도 그와 같은 까닭에서이다.
기존 무협 고수(기존의 CEO)들은 초식(招式)을 매우 중시한다. 초식이란 무술의 일정한 동작을 말한다. 그런데 마윈은 초식이 없다. '무초식이 유초식을 이긴다(無招勝有招)'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기업에서 초식이란 일정한 경영 방침과 원칙이다. 또 대부분의 CEO가 경영에 있어 공격과 방어를 함께 하지만, 마윈은 "공격만 할 뿐 수비는 하지 않는다(지공불수·只攻不守)". 이러한 '지공불수' 바탕에는 고독한 초월자의 직관이 작용한다. 진융의 '소오강호(笑傲江湖)'에 등장하는 주인공 영호충과 풍청양이 그의 롤 모델이다.
무림인들은 물보다 산을 선호한다. 무림 정파(正派)들이 오악(태산·형산·화산·항산·숭산) 등 명산에 근거지를 둔 것도 그 까닭이다. 산의 강한 정기를 체화하고자 함이다. 무당파의 창시자 장군보는 북쪽을 유람하다가 산봉우리 셋의 웅장한 기상을 보고 깨달음을 얻어 호를 삼봉(三峯)으로 지을 정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