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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니파-사우디 / 시아파-이란

최만섭 2016. 4. 26. 09:59

사우디는 수니파, 이란은 시아파… '이슬람 패권' 1400년 앙숙

[朴대통령 이란 방문]

- 역사 깊은 갈등에 중동 정세 악화
이슬람 창시자 무함마드 사망 후 양대 종파로 나뉘어 분쟁 악순환
사우디 아랍語, 이란 페르시아語… 민족 다르고 통치체제도 판이

중동의 두 강국,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 간 갈등은 14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는 두 국가가 존재할 때는 아니지만 현재 각각 이들이 정치적 기반으로 삼고 있는 이슬람 수니파와 시아파가 7세기 무렵부터 갈라지면서 원수지간이 됐기 때문이다.

이슬람이 수니파와 시아파로 쪼개진 건 632년(추정) 이슬람 공동체 지도자였던 선지자 무함마드가 후계자를 정하지 않은 채 숨을 거두면서부터다. 이슬람 공동체는 스스로 후계자를 정해야 했는데, 무함마드의 혈육을 후계자로 삼아야 한다는 사람들은 시아파가 됐다. 반면 공동체 합의를 통해 적임자를 뽑아야 한다는 이들은 수니파가 됐다.

무함마드에겐 아들이 없었기 때문에, 시아파는 무함마드 사촌이자 사위인 알리 이븐 아비 탈립(이하 알리)을 초대 칼리프(정치·종교 지도자)로 추대하려 했다. 하지만 수니파는 무함마드의 친구이자 장인(丈人)인 아부 바크르를 추대했다. 아부 바크르는 무함마드의 오른팔이었고, 둘째 딸을 무함마드에게 시집 보내 영향력도 셌다. 결국 수니파 의견이 채택돼 아부 바크르가 초대 칼리프가 됐다. 이후 시아파는 공동체 내의 큰 불만 세력으로 자리 잡았다.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 비교 외
갈등이 노골화한 것은 시아파의 알리가 어렵게 제4대 칼리프에 올랐다가 곧 암살되면서부터다. 그 뒤 알리의 장남 하산마저 수니파 꾐에 넘어간 그의 아내에게 독살당하고, 차남 후세인도 수니파와 치른 전투에서 숨지면서 두 종파(宗派)는 원수가 됐다.

현재 전 세계 16억 무슬림 중 90%가 수니파이고 10%가 시아파다. 정치적 기반과 종파가 밀접하게 얽힌 이슬람 국가들은 반대 종파와 분쟁을 빚는 경우가 많을 수밖에 없으며, 그 중심에 사우디와 이란이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이들이 실질적 외교 문제로 분쟁을 겪었던 첫 사건은 이스라엘의 국가 인정 문제다. 당시 중동 지역의 최대 이슈는 1948년 이스라엘의 건국과 이를 반대하며 사우디·이집트 등 아랍국가들이 일으킨 중동 전쟁이었다. 하지만 이란은 1950년 이슬람 국가로서는 이례적으로 이스라엘을 국가로 인정했다. 친(親)서방이자 세속주의를 표방하는 팔레비 왕조가 이란을 이끌고 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란은 페르시아 제국의 후예로 아랍국가들과의 연대감이 약했다. 언어와 인종도 달랐다. 이란은 인도·유럽계의 아리아인(人)으로 페르시아어를 쓰고, 아랍족인 사우디는 셈족 언어인 아랍어를 사용하고 있다. 이스라엘 문제로 사우디는 이란을 비난했고 사이가 나빠졌다. 이후 양국은 1960년 석유수출기구(OPEC)의 창립 멤버로서 경제적 교류만 유지하는 사이가 됐다.

이란이 왕정제일 때만 해도 양국은 큰 분쟁 없이 지냈다. 하지만 이란이 1979년 혁명으로 반미(反美)로 돌아서고, 1980~1988년 이란·이라크 전쟁 때 사우디가 이라크의 편을 들어주면서 양국은 결정적으로 틀어졌다. 이런 외교·군사적 갈등은 최근 시리아 내전과 예멘 내전 등에서 서로 반대편을 지원하는 양태로 전개되고 있다.

양국은 지난 1월 사우디가 시아파 종교지도자를 처형한 것을 계기로 국교(國交)가 단절됐다. 우디가 시아파 시위의 배후로 지목한 알니므르를 알카에다 등 테러범들과 함께 사형에 처했기 때문이다. 분노한 이란인들은 테헤란 주재 사우디 대사관에 불을 질렀고, 결국 양국은 서로 등을 돌렸다. 이 사건의 이면에는 지난해 서방과의 핵 협상 타결로 '불량 국가' 이미지를 벗어던지고 정치·경제적 영향력을 키워가는 이란에 대한 사우디의 견제 심리가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사우디가 이란의 부상에 민감한 것은 중동 지역 맹주의 자리가 위협받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이란은 1979년 이슬람 시아파 성직자 루홀라 호메이니가 이끈 혁명으로 왕정에서 '이슬람 공화국'으로 변신했다. 이후 이란은 다른 이슬람권 왕정 국가에도 공화정 혁명이 이뤄져야 한 다며 '혁명 전도'를 추진하고 있다. 사우디는 이 같은 사상이 확산돼 국내외 반(反)사우디 세력의 대규모 시위나 정치 봉기로 번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사우디 전체 인구(2775만명)의 20% 정도는 친(親)이란 성향의 시아파 신자인 데다, 사우디 서쪽의 홍해를 제외한 주변에 예멘의 후티, 레바논의 헤즈볼라 등 시아파 무장단체들이 포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