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造船 · 해운 감원 시작되면 더 아픈 '고용절벽'

최만섭 2016. 3. 15. 11:10

造船 · 해운 감원 시작되면 더 아픈 '고용절벽'

[20大그룹 절반이 일자리 감소]

현대차 18년째 국내공장 신설 '0'
삼성전자·포스코 등 자동화 투자… 일자리는 오히려 줄어들어

한국 최대 기업인 삼성전자의 국내 고용 총인원은 지난해 3분기 기준 현재 2014년 말 대비 1%(825명) 정도 감소했다. 2013년과 2014년에 2년 연속 각각 5000여 명과 3500여 명씩 증가하던 추세가 지난해 마이너스 성장으로 돌아선 것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최근 2~3년간 매출액이 줄어드는 등 경영 환경 악화가 고용 감소를 촉발한 첫 번째 원인"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총매출은 200조6500억원으로 전년 대비 3% 정도 뒷걸음쳤다.

본지가 삼성·현대차·SK·LG 등 20대 그룹 147개 상장사의 고용을 분석한 결과 작년 3분기(9월 말) 기준으로 2014년 12월 말보다 일자리가 줄어든 기업은 66개사, 제자리인 기업이 4개사로 확인됐다. 조사 대상 가운데 절반 정도의 기업에서 일자리가 감소한 것이다.

배상근 한국경제연구원 부원장은 "대한민국의 주력 제조업종에서 전방위적으로 고용 감소가 진행되고 있다는 증거"라며 "명예퇴직과 정년퇴직 등이 집중된 작년 연말 상황을 반영하면 고용 감소 폭은 훨씬 더 클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올해에도 국내외 저성장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한 상당수 대기업은 작년 4분기 이후 인력 감원 같은 본격 구조조정에 착수한 상태다.

"한국 대표기업 고용 감소 왜?… 공장 신설 없고, 자동화는 가속화

이번 조사에서 나타난 고용 감소의 주 원인은 주력 업종에서 국내 공장의 신·증설이 사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기아차의 경우, 2014년부터 작년 말까지 고용이 43명 줄었다. 기아차 관계자는 "최근 10여 년간 비정규직을 전환해주는 이슈를 제외하고는 전체 고용의 변동이 거의 없다"고 밝혔다. 20년 가까이 이어지는 자동차 업계의 고용 부진은 우선 국내 공장의 신·증설이 없었던 탓이 크다. 1998년 현대차의 충남 아산공장 신설을 마지막으로 국내에서 자동차 공장 신설은 18년째 없는 상황이다.

20대 그룹별 상장사의 2012~2015년 고용 인원 정리 표
높은 보수도 원인으로 꼽힌다. 이항구 산업연구원(KIET) 선임연구위원은 "글로벌 자동차업체들이 무한대의 원가 경쟁을 펼치는 상황에서 폴크스바겐의 1인당 인건비(9062만원)를 앞지르는 현대차(9700만원)가 고용을 더 늘리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공정 자동화도 고용 감소의 이유로 거론된다. 포스코는 2014년부터 작년 3분기까지 고용 인원이 489명 줄었다. 포스코 관계자는 "갈수록 공정 자동화가 심화돼 역할이 사라진 기존 인력의 전환 배치에도 적잖은 골머리를 앓고 있다"며 "2013년부터 정년이 56세에서 58세로 연장돼 고용 규모가 유지됐지만 올해부터는 이 효과도 사라질 판"이라고 말했다.

造船 등 구조조정하면 올해 고용 사정 더 악화

문제는 향후 상황이 더 안 좋다는 점이다. 중국 등 글로벌 업체와 경쟁 격화로 인해 신규 채용의 여력이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1년간 국내 조선 대형 3사(社)의 고용 감소 인원은 354명이었다. 하지만 내년까지 인력 수요가 큰 해양플랜트 분야의 일감이 모두 소멸되면 추가 감원이 불가피하다.

지난해 5조5000억원의 사상 최대 적자를 낸 대우조선해양은 2019년까지 3700여 명을 추가로 감원할 방침이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중국이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통해 한국 조선업계 추격에 나서는 마당에 조선 경기가 회복돼도 국내 조선 업계에서 고용 증가는 힘들다"고 말했다.

해운업도 마찬가지다. 국내 양대 해운사인 한진해운과 현대해상은 업황이 본격적으로 악화한 2011년 이후 고용자 수가 급감하고 있다. 2011년 두 회사 합계 3658명이던 직원 수는 지난해 2739명으로 4년 새 25% 정도 줄었다. 현대상선에 대한 채권단의 출자전환 등이 이뤄지면 추가 인력 감축이 불가피하다.

전문가들은 이 런 상황에서 고용 확대를 위해 내수 서비스업을 키워야 한다고 지적한다. 김도훈 산업연구원(KIET) 원장은 "기존 제조업·수출·대기업 중심의 대한민국 산업 구조로는 더 이상 고용을 늘리기 힘들다는 점이 입증되고 있다"며 "기본적으로 사람의 손길이 필요한 서비스·내수업종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국가 산업의 체질(體質)을 바꿔야만 고용을 늘릴 수 있다"고 말했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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