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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운 늑대(LoneWofl)-자생적 테러리스트-조선일보

최만섭 2015. 12. 7. 09:21

런던 지하철서 칼부림… '외로운 늑대'의 자생적 테러

입력 : 2015.12.07 03:00

- 토요일 밤 지하철역 테러
영국이 IS 유전 공습하자 "시리아 해코지 땐 피 볼 것"
괴한이 흉기 휘둘러 3명 부상

- 美 본토 불안감 커져
총기 난사범 아내 말릭은 파키스탄 명문가의 약학도
남편 부추겨 부부테러 자행

레이턴스톤 지하철역
국제사회에 새로운 테러 공포가 확산하고 있다. 130명 목숨을 앗아간 IS의 파리 테러가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은 가운데, IS를 추종하는 '외로운 늑대(자생적 테러리스트)'형 테러가 미국·영국 등에서 잇달아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파리 테러 이후 서방 당국은 IS와 연관된 테러 의심자들을 대대적으로 추적하고 있지만, 사전 범죄 경력도 없는 데다 IS 등을 추종·모방해 자발적으로 일으키는 이들의 테러를 막기란 대단히 어렵고, 그만큼 공포도 커지고 있다.

지난 2일 무슬림 부부가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총기를 난사해 14명이 숨진 데 이어, 사흘 뒤인 5일에는 영국 런던 지하철에서 한 남자가 영국의 시리아 공습에 복수한다며 칼을 휘둘러 시민들을 다치게 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범인은 토요일인 이날 저녁 오후 7시쯤 런던 시내에서 북동쪽으로 약 10㎞ 정도 떨어진 지하철 센트럴 선(線) 레이턴스톤역에서 승객들에게 무차별적으로 흉기를 휘둘렀다. 1명이 중태에 빠지는 등 최소 3명이 다쳤다. BBC는 "범인이 7.5㎝ 길이 칼을 사용했다"고 보도했다. 이미 테러 경계 중이던 런던 경찰은 신고 접수 8분 만에 현장에서 전기충격기를 쏴 범인을 검거했다.

이번 사건은 영국 하원이 지난 2일 시리아 내 IS 공습을 승인하고, 영국 공군이 IS 유전 시설 폭격을 단행한 지 이틀 만에 일어났다. 목격자들은 범인이 체포되는 순간에도 "너희(영국)가 우리 모국 시리아를 해코지하면 이런 일이 일어난다. 너희는 피를 모조리 쏟아낼 것"이라고 외쳤다고 증언했다.

영국 런던 레이턴스톤 지하철역에서 검은 마스크를 쓴 괴한이 시민들에게 흉기를 휘두르고 있다(왼쪽). 현지 시각으로 5일 오후 7시쯤이었다. 7시 6분 경찰에 신고가 접수됐고, 곧장 출동한 경찰이 괴한과 대치하다 전기총(테이저 건)을 쏴 괴한을 쓰러뜨리고 있다(가운데). 7시 14분 괴한을 완전히 제압한 경찰이 수갑을 채워 체포하고 있다(오른쪽).
영국 런던 레이턴스톤 지하철역에서 검은 마스크를 쓴 괴한이 시민들에게 흉기를 휘두르고 있다(왼쪽). 현지 시각으로 5일 오후 7시쯤이었다. 7시 6분 경찰에 신고가 접수됐고, 곧장 출동한 경찰이 괴한과 대치하다 전기총(테이저 건)을 쏴 괴한을 쓰러뜨리고 있다(가운데). 7시 14분 괴한을 완전히 제압한 경찰이 수갑을 채워 체포하고 있다(오른쪽). /스카이뉴스·데일리메일
이번 테러의 피해 규모는 작았지만, 최근 IS의 파리 테러 다음 표적이 영국이라는 보도가 잇달아 나온 상황에서 벌어져 영국인들의 충격이 더 컸다. 미 CNN은 지난 4일 "IS가 파리 테러에 이어 다음 공격 대상으로 영국을 지목했다"고 전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도 익명의 대테러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파리 연쇄 테러범 중 한 명이 올 초 영국을 방문, 런던과 버밍엄에서 영국에 대한 테러를 기도하거나 도울 의도와 능력을 갖춘 것으로 의심되는 자들을 만났다"고 보도했다.

각국 정보 당국이 테러리스트 사전 적발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테러 공포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버너디노 총기 난사 사건의 범인인 사이드 파룩과 태시핀 말릭 부부는 당국 정보망에 전혀 잡히지 않았던 인물이었다. 특히 IS를 추종하는 아내 말릭이 남편을 부추겨 일으킨 여성 주도의 '부부테러'라는 점에서, 지금까지의 외로운 늑대 테러와도 또 다른 형태라는 분석이다.

파키스탄 명문가에서 태어나 현지 약학대에 다니던 말릭은 대학에 들어간 지 2년쯤 지난 2009년 갑자기 이슬람 극단주의에 심취하기 시작했다. 대학을 마친 그는 파키스탄계 미국인 남편을 만나 약혼비자(K1)를 받아 지난해 미국으로 건너왔다. 이후 남편을 주변 사람들로부터 떼어내고 이슬람 극단주의에 심취하게 만든 뒤, 이번 범행까지 함께 감행했다는 분석이다. 미 당국이 약혼비자를 받아 미국에 들어오는 테러 동조 인물을 걸러내는 데 실패했다는 비판과 더불어, 테러를 막기 위해 어디까지 조사해야 하는지에 대한 논란도 일고 있다.

미국은 이번 범행을 계기로 대테러 전략의 근본적인 수정을 요구받고 있다. 제이 존슨 국토안보부 장관은 "테러 세력이 테러를 (직접 하지 않고) 아웃소싱(외주)하면서 테러에 대한 완전히 새로운 접근이 필요해졌다"고 말했다. 자생적으로 급진화해 사전 파악이 되지 않는 범인들이 민간인 상대로 테러를 벌이는 상황을 어떻게 막을 것이냐에 대한 고민과 곤혹스러움을 실토한 셈이다.


☞'외로운 늑대'

특정 조직에 소속돼 있지 않지만 그 조직을 추종해 자발적으로 테러를 저지르는 자생적 테러리스트를 말한다. 무리에서 따로 떨어져 홀로 행동하는 늑대를 가리키는 전문용어 'lone wolf'에서 나왔다. 직역하면 '나 홀로 늑대'가 적합하지만 국내에서는 이를 '외로운 늑대'라 통칭하고 있다. '외로운'이라는 뜻의 정확한 영어는 'lonely'이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