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십

"혁신은 조직의 숙명이자 리더의 사명"

최만섭 2015. 11. 30. 16:05

"혁신은 조직의 숙명이자 리더의 사명"

  • 김기홍 기자
  • 입력 : 2015.11.30 03:00


    최태원 회장을 비롯한 SK그룹 최고경영자(CEO)와 고위 임원 40여 명은 지난 10월 말 제주도에서 23일 일정으로 열린 ‘CEO 세미나’에서 파괴적 혁신 등을 통한 실행력 제고로 위기 돌파에 나서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현재 당면한 경영 위기는 통상적인 방법으로 극복하기 어렵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SK그룹 관계자는 중국발() 경기 침체, 국제 유가 불안 등 국내외 경영 환경이 나빠지고 있는 것은 물론 주력 계열사의 비즈니스 모델 성장성도 한계에 부딪히고 있다며 “과감한 혁신 없이는 위기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절박한 인식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SK
    만 혁신을 강조하는 것이 아니다. 전 세계 모든 기업은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혁신을 추구한다. 김경준 딜로이트컨설팅 대표는 혁신의 중요성을 혁신은 조직의 숙명(宿命)이고 리더의 사명(使命)”이라는 말로 요약한다. 올바른 방향으로 빠르게 혁신하는 기업만이 살아남고 번영할 수 있으며, 이런 점에서 기업경영이란 시장에서 전속력으로 달리면서 조직이 변화에 적응하도록 지속적인 혁신을 이끌어가는 과정이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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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etty Images Bank 제공
    ▲ Getty Images Bank 제공
    기업 경영에서 혁신은 다양한 방식으로 진행된다. 하지만 모든 기업이 혁신창출에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어떤 기업은 혁신 창출에 실패해 파멸의 길로 접어들기도 한다. 김한얼 홍익대 경영대 교수는 지난해 삼성그룹 사장단과 올해 LG그룹 사장단을 대상으로 가진 강연에서 새로운 사업을 추진할 때 과거의 성공 방식에서 탈피하라고 역설했다. 그는 변화 속에서 혁신을 통해 살아남는 것은 트렌드가 빠르게 변화하는 IT산업뿐만 아니라 모든 산업의 최대 화두라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강연에서 범선과 증기선을 예로 들며 선두기업의 지속 성장 가능성에 대해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바람의 힘으로 움직이는 범선의 시대가 끝나고 곧바로 증기 엔진으로 움직이는 증기선의 시대가 도래했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범선과 증기선은 100여 년을 공존했다. 초기 증기선은 규모도 작고 동력이 약해 원거리 항해가 어려워 범선에 경쟁이 되지 않았지만, 1900년대 들어 해양 운송에도 활용되면서 범선의 시대는 저물었다.

    카메라 업계의 선두 기업이던 코닥은 세계 최초로 디지털 카메라 기술을 개발했지만,이를 열등한 기술로 간주하는 바람에 카메라 시장에서 잊힌 존재가 됐다. 소니라는 신흥 주자가 등장해 디지털 카메라 시장을 장악할 때까지 아날로그적인 시각으로 대응전략을 짜다가 시장에서 퇴출당하는 비운을 맞은 것이다.최근 연이은 기술 수출로 연일 성공 신화를 쓰고 있는 한미약품의 혁신 사례도 눈여겨볼 만하다. 한미약품은 올해 들어 현재까지 건수로는 6, 금액으로는 76000억원 상당의 기술 수출 계약을 맺었다.  한미약품은 모든 제약사의 최대 목표인 신약개발에 나서면서 독특한 혁신 전략을 채택했다. 자금력과 연구·개발(R&D) 역량이 뒤처지는 국내 제약사 입장에선 신약 물질 개발로는 외국 제약사와 승부에서 승산이 없다고 판단하고, 약의 전달 체계를 바꿔 약효 지속 시간을 개선하는 기술 개발에 주력했다. 다국적 제약회사인 길리어드가 알약을 한 움큼씩 먹어야 하던 에이즈 치료제를 하나의 알약으로 생산해 대박을 거둔 사례를 참고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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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대기업은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다양한 혁신 활동을 하고 있다.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삼성그룹의 대표 신수종 사업을 담당하는 바이오로직스 연구실에서 젊은 연구원들이 바이오 의약품의 성분을 분석하는 실험을 하고 있다. LG그룹 구본무 회장이 최근 방한한 요하임 가우크 독일 대통령에게 LG의 미래 주력 사업인 에너지 솔루션 사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태양광을 신성장 동력으로 삼은 한화큐셀 생산라인에서 한 직원이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 국내 대기업은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다양한 혁신 활동을 하고 있다.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삼성그룹의 대표 신수종 사업을 담당하는 바이오로직스 연구실에서 젊은 연구원들이 바이오 의약품의 성분을 분석하는 실험을 하고 있다. LG그룹 구본무 회장이 최근 방한한 요하임 가우크 독일 대통령에게 LG의 미래 주력 사업인 에너지 솔루션 사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태양광을 신성장 동력으로 삼은 한화큐셀 생산라인에서 한 직원이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왼쪽에서부터) 삼성, LG, 한화 제공
    한미약품은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약 5000억원을R&D에 쏟아부었다. 특히 2000년대 중반 찾아낸 랩스커버리’ 기술을 활용한 신약 개발에 사활을 걸었다. 랩스커버리는 몸 안에 들어간 약의 효과가 줄어드는 반감기를 대폭 개선한 기술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한미약품은 엄청난 자금력을 가진 다국적 제약사와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자신만의 독특한 R&D 전략으로 약효 지속 시간을 늘리는 혁신적인 기술을 개발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국내 대기업도 저마다 혁신 창출을 통한 신성장 동력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삼성은 그룹 차원의 신수종 사업으로 바이오 사업을 선정하고 대대적인 투자에 나선 결과로 최근 구체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삼성그룹을 실질적으로 이끌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현재의 제품을 개선하는 수준이 아닌 인류의 삶을 바꿀 수 있는 혁신적인 신수종 제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하자며 바이오 제약 등의 신사업 추진에 관심을 쏟고 있다. LG그룹은 친환경 자동차 부품과 에너지 솔루션 사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육성하기 위해 대대적인 투자에 나섰다. 한화그룹은 친환경 에너지인 태양광 산업 분야에서 세계 1위 자리를 굳히기 위해 충북에 공장을 증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