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5.11.20 03:00
[40년 폭력시위, 이젠 끊자] [4] 의경이 말하는 시위대
-몸도 마음도 아프다
눈 마주치고도 다리 때려 사람이 무서워졌다
헬멧·안경 쉽게 뺏는 노하우 전문 시위꾼은 갖고 있어
밤 되면 쇠뭉치 날아들어 "맞으면 죽겠다" 공포감
-과격해진 불법 집회
작년 35건서 경찰 78명 부상… 올핸 23건에 302명 다쳐
"아들뻘도 안 되는 ××가 길을 막아?"
지난 14일 오후 5시 30분 서울 종로구 세종로 동화면세점 앞. 고글을 쓰고 얼굴을 수건으로 가린 한 시위 참가자가 소리를 지르며 서울지방경찰청 기동대 소속 박모(21) 일경에게 달려들더니 쇠파이프로 박 의경 다리를 힘껏 서너 차례 내리쳤다. 헬멧 안으로 보이는 박 일경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그가 이를 악물고 버티자 더 화가 났는지 이 시위꾼은 박 일경의 정강이를 4차례 걷어찼다. 그 옆에 있던 다른 시위 참가자는 박 일경의 다리에 미리 준비해 온 물총을 쐈다. 캡사이신을 넣은 물총이었다. 고추의 매운맛을 내는 성분인 캡사이신은 정상 피부에 발라도 매우 따갑고 쓰라린 자극을 준다. 박 일경은 "쇠파이프로 맞아 상처가 난 다리에 캡사이신이 닿으니 몸이 불에 타는 것 같았다"고 했다.
지난 14일 오후 5시 30분 서울 종로구 세종로 동화면세점 앞. 고글을 쓰고 얼굴을 수건으로 가린 한 시위 참가자가 소리를 지르며 서울지방경찰청 기동대 소속 박모(21) 일경에게 달려들더니 쇠파이프로 박 의경 다리를 힘껏 서너 차례 내리쳤다. 헬멧 안으로 보이는 박 일경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그가 이를 악물고 버티자 더 화가 났는지 이 시위꾼은 박 일경의 정강이를 4차례 걷어찼다. 그 옆에 있던 다른 시위 참가자는 박 일경의 다리에 미리 준비해 온 물총을 쐈다. 캡사이신을 넣은 물총이었다. 고추의 매운맛을 내는 성분인 캡사이신은 정상 피부에 발라도 매우 따갑고 쓰라린 자극을 준다. 박 일경은 "쇠파이프로 맞아 상처가 난 다리에 캡사이신이 닿으니 몸이 불에 타는 것 같았다"고 했다.
지난 주말 서울 도심 시위 때 쇠파이프로 매타작을 당해 경찰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퇴원한 박 일경은 "몸도 몸이지만 정신적 충격이 더 크다"고 말했다. 올 초 의경으로 입대한 그는 지난 4월 기동대에 배치되자마자 세월호 1주기 집회, 노동절 집회 등 각종 시위 현장에 투입됐다. 시위대가 얼굴에 침을 뱉고 일부러 코앞에서 트림을 해대는 건 예사였다. 하지만 그때는 현장에 있던 다른 시위대가 "의경들이 무슨 죄냐"며 말려 주곤 했는데 이번은 달랐다고 한다. 박 일경은 "나와 눈이 마주치고도 쇠파이프로 다리를 내리쳤다"며 "사람이 무서워졌다"고 했다.
이날 시위대의 폭력으로 경찰 113명이 다쳤다. 박 일경이 속한 기동중대에서도 의경 9명이 크고 작은 상처를 입었다. 일부는 시위대에 밀려 넘어져 발목을 다쳤고, 시위대가 휘두른 플라스틱 깃대에 맞아 파편이 손바닥에 박혀 수술을 받은 대원도 있었다. 부상자로 분류되진 않았지만, 시위대에게 끌려가 안경과 헬멧을 뺏기고 얻어맞은 사람도 부지기수다. 입대 2개월 차란 의경 2명은 시위대가 던진 진흙 뭉치에 얼굴을 맞아 안경이 깨지고 콧잔등이 찢어졌다. 무릎을 꿇은 자세로 2m 정도 끌려가 집단 구타를 당할 뻔하다가 간신히 탈출한 의경도 있었다. 박 일경은 "폭력 시위꾼들은 어떻게 하면 의경 헬멧이 쉽게 벗겨지는지, 안경을 뺏을 수 있는지 자기들만의 노하우가 있다"며 "그래서 요즘은 시위 때 안경 대신 콘택트렌즈를 끼고 나가는 의경이 많다"고 전했다.
광주지방경찰청 기동대 소속 모상현(31) 순경은 시위대가 던진 각목에 맞아 오른쪽 손목의 힘줄이 파열됐다. 모 순경은 결혼한 지 두 달 된 새신랑이다. 그는 이날 아침 집을 나서면서 불안해하는 아내에게 "안 다칠 테니 걱정하지 말라"고 다독였다고 한다. 현장에 배치되고 보니 차벽 뒤쪽이어서 처음엔 안심했지만, 날이 어둑해지자 차벽 너머에서 각목과 쇠로 만든 공업용 부품 같은 게 쏟아져 날아왔다. 그는 "주먹만 한 쇠뭉치가 날아오는데 '맞으면 죽을 수도 있겠다'는 공포가 들었다"며 "병원에 실려가서 머리에 붕대를 동여매고 누워 있는 의경들을 보니 나는 다행이다 싶었다"고 했다.
지난 5년간 폭력 시위를 막다가 다친 경찰관과 의경들은 14일 시위를 포함해 총 708명이다. 특히 작년엔 불법 집회 35건에서 경찰 78명이 다쳤는데, 올해는 23건에 302명이나 다쳤다. 또 지난 5년간 열린 전체 집회 중 불법 집회는 0.4%밖에 안 된다. 1%도 안 되는 불법 집회 주도자들의 폭력 양상이 그만큼 과격해지고 있다는 뜻이다. 시위 때 부상을 당한 경찰들은 "경찰은 시민의 적(敵)이 아니다"고 했다. 한 경찰 관계자는 "길을 가다 교통사고를 당하거나 억울한 일을 당했을 때 가장 먼저 찾는 게 경찰인데 그런 경찰을 때리는 폭력 시위대야말로 시민의 적 아니냐"고 했다.
광주지방경찰청 기동대 소속 모상현(31) 순경은 시위대가 던진 각목에 맞아 오른쪽 손목의 힘줄이 파열됐다. 모 순경은 결혼한 지 두 달 된 새신랑이다. 그는 이날 아침 집을 나서면서 불안해하는 아내에게 "안 다칠 테니 걱정하지 말라"고 다독였다고 한다. 현장에 배치되고 보니 차벽 뒤쪽이어서 처음엔 안심했지만, 날이 어둑해지자 차벽 너머에서 각목과 쇠로 만든 공업용 부품 같은 게 쏟아져 날아왔다. 그는 "주먹만 한 쇠뭉치가 날아오는데 '맞으면 죽을 수도 있겠다'는 공포가 들었다"며 "병원에 실려가서 머리에 붕대를 동여매고 누워 있는 의경들을 보니 나는 다행이다 싶었다"고 했다.
지난 5년간 폭력 시위를 막다가 다친 경찰관과 의경들은 14일 시위를 포함해 총 708명이다. 특히 작년엔 불법 집회 35건에서 경찰 78명이 다쳤는데, 올해는 23건에 302명이나 다쳤다. 또 지난 5년간 열린 전체 집회 중 불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