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5.11.06 03:03
[업계 만년 3위의 성공 비결]
①선택과 집중 - 高수요 高수익 제품에 전력, 떨어지는 年 생산능력 극복
②23년 無파업 - 창사 이래 노조 파업 없어… 경쟁사는 파업으로 큰 손실
③마케팅 차별화 - 北美 중심 판매전략 적중, 레이싱보다 대중 스포츠 후원
- ▲ 강호찬 사장
◇3사 중 넥센만 올 3분기 성장
글로벌 타이어 시장은 지난 수년간 저(低)성장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중국 등 신흥국 수요가 줄어든 데다, 원자재 가격 폭락에 따른 타이어 가격 하락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동반 하락 중이다. 국내 업계는 상황이 더 나쁘다. 세계 1위인 일본 브리지스톤과 2위인 프랑스 미쉐린 등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프리미엄 제품 생산에 집중하며, 중국 토종 업체들은 '가격 대비 성능'을 무기로 우리를 추격하는 형국이다.
그 여파로 한국타이어는 올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2% 정도 줄었다. 올 들어 3분기 연속 이익이 줄고 있다. 금호타이어는 2분기에 영업이익이 51% 정도 감소했다. 이달 중순 발표될 3분기 실적도 파업 영향으로 부진이 확실시된다.
반면, 넥센타이어는 올 3분기 매출이 7.9% 증가한 4703억원으로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 영업이익도 4.4% 증가한 517억원에 달했다. 2000년 2000억원 수준이었던 연간 매출은 지난해 1조7500억원으로 불었다. 15년 만에 9배 정도 성장한 것이다.
◇'선택과 집중' 전략의 힘
전문가들은 넥센타이어의 첫째 비결로 '선택과 집중' 전략을 꼽는다.
넥센타이어는 승용차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소형 트럭용 타이어만 생산한다. 경차(輕車)부터 버스, 트럭에 이르기까지 모든 제품군을 갖춘 한국타이어, 금호타이어와 구별되는 측면이다. 넥센타이어 관계자는 "수요가 많은 소수 제품군에 집중하다 보니 재고가 적은 편"이라며 "상대적으로 연간 생산 능력이 떨어지는 넥센타이어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잘 팔리는 제품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노조가 창사 이래 23년간 파업 없이 회사와 협력체계를 구축한 것도 큰 무기이다. 금호타이어 노조가 올 8월 초순부터 39일간 장기 파업을 벌인 것과 대조되는 항목이다. 금호타이어는 당시 파업으로 약 1500억원의 매출 손실을 입었다.
◇북미 중심 공략과 마케팅 차별화
유럽·중국 시장에 집중한 한국·금호타이어와 달리, 북미 중심의 판매 전략을 구사한 차별화 전략도 적중했다. 넥센타이어는 2008년 미국 오하이오주에 연구소를 개설해 현지 지형과 기후에 맞는 타이어를 개발하고 있다. 올 들어서는 미국 내 영업 인원을 20% 늘렸고, 미국 자동차 업체 '빅3' 중 하나인 피아트-크라이슬러와 신차용 타이어를 공급하는 계약도 맺었다.
이 같은 전략은 미국이 올 7월 중국산 타이어에 대해 31%의 반(反)덤핑 관세를 부과했을 때 효과를 봤다. 중국 생산 비중이 각각 32.4%, 43.8%로 높은 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어는 수출길이 막혀 고전했지만, 넥센타이어는 중국 생산 비중이 25% 선이어서 상대적으로 타격이 적었다.
넥센타이어는 마케팅에서도 차별화를 고수했다. 경쟁사들은 기술력을 강조하기 위해 자동차 레이싱 대회를 집중 후원하지만, 넥센타이어는 야구·축구 등 대중 스포츠 후원에 주력하고 있는 것이다. 2010년부터 '넥센히어로즈' 야구단을 지원하고 있고, 해외에서도 영국 프리미어리그(EPL)의 맨체스터시티FC, 미국 프로야구단 LA다저스 등을 후원하고 있다. 김기찬 가톨릭대 교수는 "넥센타이어가 대중 스포츠를 통해 인지도를 끌어올리면서 1000억원이 넘는 마케팅 효과를 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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