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열정

최만섭 2015. 9. 29. 22:19


작성자 최만섭
작성일 2007-06-20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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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정 그림에 대한 이미지 검색결과

1. 재능(才能)과 열정(熱情).

지난주에 동창회에 참석했다. 잔이 한 바퀴 돌아 술이 거나하게 취하자, 화제)가 나의 졸작 수필, 휴머니즘 그리고 휴머니스트에 집중되었다. 나는 그들이 느끼는 괴리를 충분히 이해한다. 죽음이라는 주제는 너무 무겁고 그 내용은 너무나 난해했으리라.

나의 친구들은 그들의 생각이 옳다는 사실을 증명이라도 하려는 듯이 내게 포화를 퍼부었다. “너는 수필가가 아니라 말 잘하는 소피스트[Sophist]다.” “나야말로 진짜 순수한 문인이다!”

그렇다! 이 세상에 사는 모든 사람들은 자기 인생을 그리는 작가다. 문제는 순결한 영혼에 대한 열정(熱情)일 것이다.

우리네 삶에서 만약이라는 가정을 통하여 “인생이 어떻게 변했을까?”를 상상하는 것은 아주 어리석은 일일 것이다. 그러나 나는 바보같이 나 자신에게 묻고 스스로 답한다. “만약 신이 나에게 문학적인 재능과 인생의 열정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한다면 나는 주저함이 없이 열정을 택할 것이다.”

열정은 허무와 싸우는 생명인가? 나는 삶에 대한 회의에 빠질 때마다 ‘로망 롤랑(Rolland Romain)’의 시를 소리 높여 낭독한다.

“나는 존재하는 일체는 아니다.
나는 허무와 싸우는 생명이다.
나는 허무는 아니다.
나는 허무 속에 타오르는 불꽃이다.

나는 영원한 싸움이다.
전투를 창공에서 내려다보는 영원한 운명이란 없다.
나는 영원히 싸우는 자유로운 의지이다."

2. 신념(信念)과 존경(尊敬).
‘딜라이 라마’는 한국의 비구니 스님, 원불교 여성 교무, 천주교·성공회 수녀 등으로 구성된 ‘삼소회’ 일행 16명을 접견한 자리에서 종교 간 하모니를 위해서는 ‘신념(信念)과 존경(尊敬)’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신념은 자신의 전통(종교)을 지키는 것이고, 존경은 그 밖의 모든 다른 것에 대한 것입니다. 한 개인으로선 신념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지만, 사회 전체로서는 존경이 필수적입니다.” “부처님도 제자들이 성향이 각기 다른 것을 아시고는 각기 다른 방식으로 가르치셨습니다. 넓게 보아야 실체를 볼 수 있어요.”

신념의 사전적 의미는 굳게 믿어 의심하지 않는 마음이다. 심성론자(心性論者)는 인간의 심성은 선(善)하다고 주장한다. 모든 사람은 선천적으로 천리를 타고나는데 후천적으로 ‘희로애락`이 발(發)해서 절도(節度)에 맞으면 선(善)이 되고 발(發)해서 절도에 맞지 않으면 불선(不善)이 된다.

따라서 선(善)이란 신념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며 불선이란 사회 통념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다. 나는 열정을 천리에 대한 실천 의지라고 생각한다. 모든 사람은 똑같은 천리를 가지고 태어난다. 그러나 대부분 스스로 성인이 되는 것을 포기하는데, 이는 열정의 부재에서 기인한다. 인간은 자신의 삶에 더 많은 가치를 부여하여야 한다.

3. 주체와 실체 
나는 소요산에 오를 때마다 하백운대에 거주하는 노송(老松)들의 멋진 자태를 만난다. “소요산의 주인은 노송인 것 같아!” “늙은 소나무가 이렇게 멋 떨어질까?”

만일, 연륜에 낡아빠진 겉옷 밖으로 터져 나온 회색 속살 위로 초록 머리가 자라지 않았다면 사람들은 그들을 바위라고 부를 것이다. 그들은 수행하는 도인같이 조용히 앉아서 참선을 행하고 있다. 그러나 정상에 오르면 노송은 보이지 않고 푸름만 보인다.

젊은 아낙은 진달래를, 늙은 홀아비는 철쭉을 만나고자 소요산을 찾는다. 따라서 소요산의 주체는 이곳에 존재하는 모든 만물이며 그 실체는 푸름이다.

산 정상에는 모든 만물의 본성이 모여 산다. 행복하게 살고자, 우리는 열정을 가지고 그곳으로 달려가야만 한다. 진정한 행복)이란 본성에 가까이 다가갈수록 배가되는 기쁨과 환희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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